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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모세포종, 신약 개발로 새로운 치료 돌파구 열릴까
교모세포종, 신약 개발로 새로운 치료 돌파구 열릴까
  • 양원모 기자
  • 승인 2019.11.21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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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후 나쁜 췌장암, 간암보다 생존율 낮은 교모세포종
파멥신, 미국·호주세엇 교모세포종 신약 임상 2상 환자 등록 완료
코미팜, 지트리비앤티, 알지노믹스 등 국내 기업이 교모세포종 신약 개발 주도

[바이오타임즈] 악성 뇌종양의 한 종류인 교모세포종이 새로운 치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국내 일부 기업에서 신약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교모세포종은 쓸 수 있는 항암제도 적고 반응률도 낮아 뇌종양 가운데서도 난치성으로 꼽힌다. 교모세포종은 전체 뇌종양의 12~15%를 차지할 만큼 흔한 질환에 속한다. 

출처: Pixnio
출처: Pixnio

췌장암, 간암보다 생존율 낮은 교모세포종

교모세포종은 뇌 조직 전반에 존재하는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5년 생존율이 7% 미만이다. 예후가 나쁘기로 유명한 췌장암, 간암보다 생존율이 낮고 지난 30년간 평균 생존 기간이 단 6개월 연장되는 데 그쳤다. 관련 논문에 따르면 1994년 이후 알려진 완치 사례는 총 4건으로, 모두 외과적 조치(수술)로 회복한 사례였다. 

최근 교모세포종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항체신약 개발 기업 파멥신이 대표적이다. 파멥신은 지난 19일 미국과 호주에서 ‘올린바시맵(TTAC-0001)’의 임상 2상 환자 등록을 마쳤다. 올린바시맵은 신약 출시에 가장 근접한 후보 물질이다.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돼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시판이 가능하다. ODD 승인을 받으면 임상 3상을 뒤로 미룰 수 있다. 

올린바시맵은 로슈의 교모세포종 치료제 ‘아바스틴’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파멥신에 따르면 아바스틴은 VEGF-A(혈관내피성장인자 A)의 신생 혈관 형성을 억제하지만 올린바시맵은 C, D까지 억제할 수 있다. 아바스틴에 반응을 보이지 않던 환자들에게는 치료 옵션이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악성 종양은 신생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에 신생 혈관의 형성을 억제하는 것은 암 치료의 필수 조건이다. 

실제 교모세포종 환자의 MRI 사진 (출처: Wikipedia)
실제 교모세포종 환자의 MRI 사진. (출처: Wikipedia)

정확한 원인 모르지만... 염색체 10번 결손 영향

교모세포종 치료가 어려운 건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탓이 크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추정일 뿐이다. 다만 염색체 10번의 결손은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이정호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이 암에서 멀리 떨어진 뇌실하영역(SVZ, 뇌실밑부분)에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 논문은 2018년 8월 '네이처'지 온라인판에 실렸다. 

국내 교모세포종 환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7년 새로 보고된 암 23만 2,255건에서 뇌와 중추신경계에 발생한 경우는 1,874건으로 전체의 0.8%를 차지했다. 이들 가운데 85%는 신경상피세포종양에 해당했고, 그 가운데 80%는 신경교종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교모세포종의 증상으로는 두통, 발작, 구토, 어지럼증, 무기력증 등이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종양이 자라나면서 뇌압이 상승해 발생하는 두통이다. 증상 보통 주 단위로, 빠른 속도로 악화한다. 종양 진행 속도가 빠른 데다 뇌 전반에 풍부하게 분포하는 신경교세포 특성상 광범위한 뇌부종(붓는 것)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교모세포종의 평균 생존 기간은 14개월 정도로 알려진다. 

 

신약 개발 주도하는 국내 기업들 

한 해 수많은 신약 후보 물질이 쏟아져 나오지만, 실제 상용화로 이어지는 건 소수다. 기초 연구, 전 임상시험, 임상시험 1~3상, FDA 승인을 모두 통과해야 시판 자격이 생긴다. 시판 이후에도 환자들의 예후를 계속해서 추적 관찰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에 드는 기간은 평균 10년. 20~30년을 넘기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교모세포종은 신약 개발이 부진한 분야였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교모세포종은 20년 넘게 신약이 출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신약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국내 기업이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 현재 파멥신 외에 국내 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 물질로는 △코미팜의 ‘팍스원(PAX-1-002)’ △지트리비앤티의 ‘OKN-007’ △알지노믹스의 ‘RZ-002’ 등이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로또와 비슷하다. 언제 터질지 모르지만, 한 번 터지면 확실한 성공이 가능하다”며 “특히 교모세포종은 오랫동안 신약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분야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엄청난 부를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기업들이 교모세포종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양원모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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