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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이대로 괜찮은가?
세계 최초,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이대로 괜찮은가?
  • 이승희(모스크바국립대학교 법학대학원)
  • 승인 2020.08.26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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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상 임상시험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승인
2021년 1월 1일부터 접종, 유통기한은 6개월 예상
부작용 많은 만큼 빠른 출시보다 올바른 개발에 힘써야

[바이오타임즈] 미국, 영국, 중국 등 여러 선진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는 중에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승인했다고 발표해 화제다. 백신의 이름은 ‘스푸트니크 V (Спутник V)’로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에 다른 나라들은 러시아가 3상 임상시험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을 승인했다며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본인의 두 딸 중 한 명도 스푸트니크 백신 접종을 마쳤다면서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국가라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자국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스푸트니크 V' (출처: 스푸트니크백신 웹사이트)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자국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스푸트니크 V' (출처: 스푸트니크백신 웹사이트)

러시아 백신에 대해 알려진 것

스푸트니크 백신에 대해 공개된 정보는 다음과 같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센터와 제약사인 비노팜, 두 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현재 백신은 주사 용액 형태로 등록되어 있다. 주로 러시아 내수 시장을 위한 것으로 보이며, 백신 접종 가능 연령대는 18~60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본 백신에 의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면역력은 접종 이후 최대 2년까지 지속된다.

백신의 유통 시기는 2021년 1월 1일부터이며, 유통기한은 6개월로 알려졌다. 의사들은 백신 접종 이후 건강 상태를 추적할 수 있으며, 접종자 스스로 본인의 상태를 기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할 방침이다.

러시아 보건부는 해외에 수출할 경우 1인 접종 분량(2회분) 기준 약 10달러(12,000원)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생산이 대규모로 확대되면 수출 가격도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의 부작용으로 당뇨병, 뇌졸중 등 있어

그렇다면 스푸트니크 백신은 안전한 백신일까? 스푼트니크 백신의 주요 부작용으로는 오한, 발열, 두통, 식욕 감소 및 리프부종 등이 있으며, 드물게는 메스꺼움과 소화 불량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접종 이후 백신의 특정 성분에 의한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항원항체반응으로 일어나는 생체의 과민반응) 및 과민증(Hypersensitivity), 기저 질환으로 인한 합병증 발병과 임신 및 모유 수유 기간 중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만성 간 질환과 신장 질환, 중증 내분비계 질환(당뇨병)과 조혈계 질환, 간질, 뇌졸중 및 중추 신경계 질환, 심혈관 질환, 자가면역 질환, 폐 질환, 천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백신 접종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최초가 중요한가?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백신을 개발한 국가임을 주장하는 모습은 마치 누가 먼저 우주를 차지할지를 놓고 대결하던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을 연상케 한다. 어떻게든 상대방보다 빠르게 성공해야 한다는 과한 욕심은 결국 소련 붕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러시아가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백신 승인은 국제 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거쳐야 할 3상 임상시험을 무시한 채 2상 성공 이후 백신 승인 절차를 밟아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 와서 승인한 백신에 대해 ‘늦깎이 3상’을 진행하려고 해 체면을 구기고 있다.

백신은 빠르게 개발하는 것보다 안전하게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과거 스푸트니크 위성을 쏘아 올릴 때 전 세계가 우러러보던 위상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은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백신을 생산하고 다른 나라에 공급해버리면 과거의 위상은커녕 국제적 고립만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러시아가 깨달아야 할 것이다.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이 올바른 백신 개발을 실천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이 하루빨리 줄어들 수 있기를 바라본다.

[바이오타임즈= 이승희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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