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3:40 (금)
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담배 위험성 더욱 커져
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담배 위험성 더욱 커져
  • 이승희(모스크바국립대학교 법학대학원)
  • 승인 2020.08.25 1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의 원인 될 수 있어
물담배, 담배보다 더 해로워
정부, 지속적인 금연정책 마련

[바이오타임즈] 러시아에 가면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무엇인가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 주위로 은은한 회색빛 연기와 달콤한 향기가 퍼지는데, 바로 물담배 ‘깔랸(Кальян, 이하 물담배)’이다. 국내에서는 후카(Hookah), 시샤(Shisha) 등으로 더 잘 알려진 깔랸은 러시아 남녀노소 인기가 많다. 그러나 이 물담배가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산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바이러스 포함 다양한 호흡기 계통 전염병 예방에 악영향

러시아인들은 휴식시간에 즐기는 물담배가 신체에 무해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물담배는 많은 위험이 따르는 담배다. 물담배 흡연 시 한 사람당 일회용 마우스피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물담배 파이프와 호스에서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가 증식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마우스피스 사용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호흡기 계통 전염병 예방에 악영향을 미친다.

전염병 확산뿐만 아니다. 물담배의 연기는 독성을 띠고 있어 인체에 해롭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한 시간 동안 물담배를 흡연할 경우 독한 연초 담배 한 대를 피우는 것보다 100~200배 이상의 독성 및 발암물질, 일산화탄소를 체내로 들이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카페나 펍에서 물담배를 주문하면 기구 하나로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흡연하게 되는데, 이렇게 장시간 사용하다 보니 흡연보다 체내 독성 흡입량이 현저히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보건당국은 인체에 흡수되는 독성 물질이 물담배 흡연 시에도 다량 흡수된다고 밝혔다. 이 독성 물질은 심혈관 질환, 기관지 질환 및 폐 질환 등의 유병률을 크게 증가시키는 위험 인자이다. 따라서 물담배는 일반 연초 담배보다 절대 안전하지 않으며, 장시간 흡연하기 때문에 인체에 더 해로울 수 있다. 또한, 물담배 흡연은 폐암, 구강암, 식도암, 위암, 방광암, 뇌졸중, 남성 불임, 위식도 역류성질환, 정신질환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임산부와 간접흡연자에게도 치명적

물담배는 임산부에게도 위험하다. 임산부는 술이나 담배부터 카페인까지 주의해야 할 게 많은데, 산모 자신뿐만 아니라 태아의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임산부가 물담배를 흡연할 경우 일산화탄소, 니코틴 및 기타 독성 물질의 영향으로 선천적 기형이나 발달 장애를 지닌 태아를 출산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또한, 저체중아 출산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수다.

간접흡연만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물담배의 연기는 달콤하고 향기로워서 많은 사람이 일반 연초에 비해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물담배는 흡연자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중독 현상에 빠지기 쉽다. 마약중독전문치료사들은 환기가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독한 일반 담배를 피우는 사람 곁에 있는 것보다 물담배를 간접 흡연하는 것이 더 해롭다고 지적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책사업과 관련법으로 물담배 규제 범위에 포함

물담배가 러시아에서 국민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담배 애호 국가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는 학교, 공항, 지하철역, 백화점, 식당은 물론 의료기관과 요양 시설에서도 흡연이 가능했다. 하지만 비흡연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강경한 금연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2013년 6월부터 교육기관 근처부터 금연법을 시행해 적용 범위를 점점 넓혀 나가고 있으며, 2020년 8월에 이르러서는 물담배와 전자담배를 규제 범위에 포함했다. 또한, 러시아 보건부는 국가프로젝트인 ‘인구학(Demography)‘에 포함된 연방프로젝트 ‘공중보건 증진(Promoting public health)‘의 일환으로 흡연 근절, 반음주, 건강한 생활양식을 지향하는 새로운 법안 마련에 꾸준히 힘쓰고 있다.

러시아는 저출산 국가로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흡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비율은 유난히 높은 나라다. 따라서 조국을 위하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려는 러시아인이라면 정부의 건강 증진 정책과 금연법 시행을 받아들일 것이다. 이제라도 물담배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금연을 실천한다면 더욱 건강한 러시아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타임즈= 이승희 기자] news@bio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