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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코로나 팬데믹으로 의료계 종사 희망자 늘어
러, 코로나 팬데믹으로 의료계 종사 희망자 늘어
  • 이승희(모스크바국립대학교 법학대학원)
  • 승인 2020.08.11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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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적절한 대응으로 의료 분야 관심 증가
세계 4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국가...사망률1.7%로 낮아
백신 개발에도 노력 기울여

[바이오타임즈]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시 칼리지들에서 입학 캠페인이 한창이다. 러시아에서 칼리지란 10학년 때부터 입학할 수 있는 일종의 특성화 고등학교를 말한다. 올해에는 향후 의료분야에서 종사하길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캠페인 첫 달 메디컬 칼리지에 진학 신청서를 제출한 인원은 작년 동기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으며 가장 많은 신청자가 몰린 전공은 15,000여 명이 신청한 ‘간호학’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의료 분야 관심 커지게 된 계기는?

러시아는 의료 교육 특성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나라다. 모스크바에 위치한 5개의 메디컬 칼리지에서는 매년 1만여 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기간은 주/야간 수업 방식 및 선택한 전공에 따라 3~4년이다. 메디컬 칼리지를 졸업한 인원은 중등전문교육 학위를 받아 선택적으로 향후 4년제 대학교에 진학하거나 사회로 나와 독립적인 직업 활동 혹은 모스크바시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있다.

모스크바 부시장 아나스타샤 라코바는 젊은이들이 의료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의료계 종사를 희망하는 점에 대해 “러시아 국민들은 올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을 겪었으나 시 의료진들이 훌륭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커진 관심은 놀라운 점이 아니다.” 라고 밝혔다.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는 이 시기에 의료 분야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는 양상은 향후 의료 분야 발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며, 의료 종사자들의 위상과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의료 종사자에 부정적 인식

러시아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소비에트연방(소련) 시절부터 국영/무상의료를 고집하고 있으며, ‘피를 보는 백정’처럼 천한 직업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물가가 높은 모스크바 기준 2020년 의사 평균 월급은 10만 루블(한화 약 165만 원) 정도이다. 모스크바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90,617루블 (한화 약 148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문직인 의사와 일반 근로자 간의 소득 차가 거의 없는 것이다.

의료인들의 봉급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은 예전부터 의회와 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보이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많은 의사들은 더 많은 봉급을 받을 수 있는 화물차운전원 등으로 직업을 바꾸거나 고국을 등지고 해외로 떠났다. 이에 소련 시절부터 점차 의료 수준이 낮아졌고, 지금까지도 러시아는 의료 후진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망률 1.7%로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아

8월 10일 기준 러시아의 총 확진자 수는 887,968명으로 미국, 브라질, 인도에 이어 세계 4위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국가이다. 하루 최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1만 명 이상이었고, 현재도 매일 5천 명 이상의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의 감염자 수만 247,534 명이다. 코로나 창궐 초창기에는 러시아 국무총리, 대통령궁 대변인, 건설부 장관, 문화부 장관, 과학/고등교육부 장관 등 정부 고위공직자들 역시 속수무책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하지만 의료진들이 보건당국이 마련한 규정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내려 이들은 무사히 완치될 수 있었고, 현재는 모두 대면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푸틴의 입’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입원 후 2주만에 퇴원했다.대변인은 업무복귀 공식석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환자 개개인마다 고려해야 할 점이 다르지만, 의료진들을 믿고 따라준다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한때 모스크바를 포함한 전 지역에서 통행증을 발급받지 않고는 거리를 다닐 수 없는 락다운(Lockdown·봉쇄) 조치가 시행되어 전 국민이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었으나, 현재는 모든 조치가 해제되어있는 상태다. 또한 러시아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망률은 1.7%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러시아인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의료진들의 노고 덕분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젊은 학생들이 의료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의료인이 되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려는 양상은 향후 러시아 의료 수준과 시스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의료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극복을 위해 백신 개발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상시험 건수도 타국보다 현저히 많아 세계 최초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개발 국가로 전망되고 있다. 과연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을 계기로 러시아 의료분야 개선과 발전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을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 이승희 기자 (Юридический факультет МГУ им. М. В. Ломоносова, 모스크바국립대학교 법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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