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 항암치료 효과 높이고 치매 예방까지
간헐적 단식··· 항암치료 효과 높이고 치매 예방까지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0.07.31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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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는 건 기본, 심장 질환 위험 낮춰
치매 예방하고 수명 늘린다
항암치료 선행 화학요법에도 효과적

[바이오타임즈] 몇 년 전부터 매스컴에서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이라는 단어가 흔히 등장한다. 다이어트 보조제나 관리업체를 통해 단기간에 많은 체중을 감량했다는 연예인들의 소식은 간헐적 단식 효과에 대한 ‘간증’으로 트렌드가 바뀐 지 오래다. 학계에서는 체중감량뿐 아니라 간헐적 단식의 각종 질병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효과는?

특정 시간 또는 특정 기간을 정해두고 아무것도 먹지 않는 간헐적 단식이 유행이다. 아침 식사를 거르기 쉬운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쉽게 적용할 수 있으면서 체중감량 효과도 확실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가장 먼저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사용하는데, 평균적으로 12시간 이상 단식을 하게 되면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된 포도당이 고갈된다. 이때 신체는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분해하여 생성된 케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간헐적 단식은 시간 엄수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간헐적 단식은 제한된 시간인 12시간 안에 하루 칼로리의 대부분을 섭취하고 그 외 시간에는 칼로리가 있는 어떤 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는 12:12 방식이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10시간만 음식물을 섭취하는 14:10,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16시간 단식인 16:8 방식으로 단계를 높일 수 있다. 일정 시간 음식을 끊어야 한다니 선뜻 도전하기 두려울 수 있으나, 사실 오후 6시나 7시쯤 저녁을 먹고 야식을 먹지 않으면 12시간 단식, 아침까지 거르면 16시간 단식이 된다.

날마다 단식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일주일을 기준으로 5:2 방식도 가능하다. 일주일 중 2일은 24시간을 단식하고 나머지 5일은 평소와 비슷하게 먹는 방법이다. 단식을 하는 2일 동안은 평균 칼로리 섭취량의 25%인 600㎈를 섭취할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이 음식 종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음식물 섭취가 가능한 8시간 동안 폭식을 한다면 16시간 단식에도 체중 변화를 크게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다이어트 방법이 그러하듯 간헐적 단식 역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건강에 좋은 천연 지방, 생선이 포함된 적정량의 식사를 병행하며 무리하지 않고 장기간 지속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당뇨병, 심장질환 위험 낮추고 치매 예방까지

간헐적 단식의 신봉자가 늘어나고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체중 감량을 위해 인위적으로 음식 섭취 시간을 제한했을 때 나타나는 놀라운 효과들이 발견되면서부터다.

2012년 미국 인터마운틴메디컬센터 심장연구소는 간헐적인 단식이 중성지방(트라이글리세라이드), 몸무게, 혈당을 현저하게 낮춰 당뇨병과 관상동맥 질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벤자민 혼 박사는 2019년 11월, 심장 카테터 검사를 받은 환자가 간헐적으로 짧은 단식을 하면 기대 수명이 길어진다는 내용의 논문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2019 미국 심장협회 과학 세션’을 통해 공개했다. 연구진은 “심장 카테터 검사를 받은 환자 2,001명을 평균 4.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일상적으로 단식을 하는 사람의 생존율이 아예 하지 않은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고 심부전 진단도 적게 받았다”고 밝혔다.

2019년 12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신경과학 교수 마크 맷슨은 간헐적 단식이 실제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세계 최고 권위의 임상 의학 매체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험 자원자들을 하루에 6~8시간 정도만 음식을 섭취하고 16~18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 그룹과 1주일에 5일 동안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고 2일간 500㎈만 섭취하는 다른 그룹으로 나눠 몸의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두 그룹 모두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이 뚜렷하게 증가했으며,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어 당 조절 능력이 높아졌다. 실험 자원자 중 간헐적 단식에 참여한 노인들은 언어 기억력이 개선되는 치매 예방 효과도 보였다. 맷슨 교수는 “간헐적 단식이 심장을 강하게 해주고 소화 기능을 향상해 수명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장수 지역으로 잘 알려진 일본 오키나와 지방의 식습관이 간헐적 단식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FMD, 유방암 항암치료 효과 높여

간헐적 단식의 놀라운 효과는 지방 분해과정에서 생성된 케톤 때문이다. 케톤은 여러 항산화 물질들을 활성화해 뇌세포 등 세포를 복원시킨다.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의 발터 롱고 박사에 따르면 이 메커니즘이 작동하게 하기 위해 한 달에 5일 800~1,100kcal로 구성된 단식모방식단(Fasting Mimicking Diet, FMD)으로 우리 몸을 단식한다고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전 세계 여러 의료기관에서 FMD 효과를 임상시험 중인데, 최근 FMD가 조기 유방암 환자의 화학치료 반응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네덜란드의 레이던 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6월 23일(현지 시각)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선행 화학요법을 위한 항암치료 전 FMD에 들어갈 때 항암치료 효과가 증폭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선행 화학요법은 실제 암 치료를 위한 수술 전에 약물을 이용하여 종양을 최대한 줄여놓는 기법을 말한다.

밀러-페인 병리학적 반응과 방사선학적 완전 반응, 부분 반응에서 모두 FMD군이 우월하다 (출처: Nature Communications)
밀러-페인 병리학적 반응과 방사선학적 완전 반응, 부분 반응에서 모두 FMD군이 우월하다 (출처: Nature Communications)

연구팀은 당뇨병이 없고 체질량지수(BMI)가 18을 넘지 않는 129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FMD군은 4일간 수프, 차 등으로 구성된 저칼로리, 저단백 식단을 섭취했다. 연구팀은 “유방암에 대한 선행 화학요법 전 간헐적 단식에 들어갈 경우 종양세포가 90%에서 100% 감소해 종양이 완전히 소멸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논문을 통해 밝혔다.

일반적으로 항암치료를 진행할 경우 암세포와 함께 건강한 세포도 동시에 사멸하는 부작용이 있는데, 전임상 연구 근거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이 항암치료로부터 건강한 세포를 지켜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정상 세포는 공복에서 증식상태가 유지·보수 상태로 전환되지만, 악성 세포는 영양 부족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며 간헐적 단식이 사멸되는 건강한 세포는 줄이고, 암세포는 항암치료에 더 약해지도록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간헐적 단식도 내 몸에 맞게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간헐적 단식은 ‘만능’인 것처럼 보인다. 체중 감소와 함께 혈압, 인슐린 민감성도 개선된다고 하는데, 그러면 비만과 상관관계가 깊은 당뇨병 환자에게 최적의 식이요법일까? 제2형 당뇨병, 뇌졸중, 심장 질환 등 대사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간헐적 단식을 통해 질환을 예방할 수 있지만, 당뇨병 환자에게 적용할 경우에는 저혈당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인슐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간헐적 단식은 매우 위험하다.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낮거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간헐적 단식은 적합하지 않다. 섭식 장애 환자의 경우 더욱 폭식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간헐적 단식의 경우 임상 기간이 짧아 좀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단식을 시작하기 전에 전문의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먼저 점검해볼 것을 권한다.

건강한 사람이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을 때에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금방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영양 섭취가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안이나 우울감을 느낄 수도 있다. 맷슨 교수는 간헐적 단식을 2∼4주 정도 계속할 경우 신체와 뇌가 새로운 식습관에 익숙해져 허기나 짜증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공복 시간을 천천히 늘리면서 간헐적 단식 하는 날의 열량도 점차 줄여나가며 단식을 일상화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현대인들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과잉 영양 섭취로 비만, 성인병, 만성 염증 등에 시달린다. 간헐적 단식은 이들에게 적정량의 영양을 공급하는 가장 적합한 방식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식이요법이든 건강에 좋다고 맹신해서는 안 되며, 모두가 효과적이라 해도 나에게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이 유행한다고 무작정 따라하기보다 자신의 상황과 체질에 맞게 나의 의지로 음식을 조절해 먹는 것을 목표로 식습관부터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sturzreg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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