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시장 ‘신약’ 출시 러시... 어떤 약 나왔나
혈우병 시장 ‘신약’ 출시 러시... 어떤 약 나왔나
  • 양원모 기자
  • 승인 2020.07.30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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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신약 출시 소식 뜸했던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 모처럼 활기
JW중외제약 ‘헴리브라(5월)’·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알프로릭스(3월)’ 등 출시
기존 치료제들보다 몇 단계 진화... 높은 가격대 부담이지만 "상대적 비교해야" 반박도

[바이오타임즈] 수년간 신약 출시 소식이 뜸했던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 ‘뉴 페이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판매를 시작한 A형 혈우병 예방용법제 ‘헴리브라’가 대표적이다. 헴리브라는 피부 안쪽(피하조직)에 맞는 피하주사로, 국내에서 정맥 주사가 아닌 피하주사 형태의 혈우병 치료제가 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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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은 어떤 병? 

혈우병은 혈장 속에 피를 굳게 하는 응고인자가 적어 출혈이 멎지 않는 희소병이다. 유전성 질환의 하나로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약 2,400명이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우병 환자의 60%는 혈중 응고인자가 1% 미만인 중증으로 분류된다. 중증 혈우병은 자연 내출혈(체내에서 스스로 발생하는 출혈) 가능성이 높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혈우병은 어떤 응고인자(제8 응고인자, 제9 응고인자, 제11 응고인자)가 부족한지에 따라 A형, B형, C형으로 나뉜다. 전체 환자의 80%가 제8 응고인자의 결여로 발생하는 A형에 속하며 B형과 C형은 나머지 20%를 차지한다. 증상은 A, B, C형 모두 동일하다. B형은 ‘크리스마스병’이라고도 하는데, 처음 발견된 아이의 이름(스티븐 크리스마스)를 딴 것이다. 

혈우병은 고혈압, 당뇨처럼 약물로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다. 예방용법제로 혈액 속 응고인자의 활성도를 유지하거나 출혈이 있을 때마다 응고인자를 보충하는 식이다. 다만 치료제 종류가 많지 않아 신약 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다. 그 중에도 전체 환자의 20%에 해당하는 B형 혈우병은 A형 혈우병보다 치료제 선택 폭이 좁아 신약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출처: NeedP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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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혈우병 신약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식약처 허가를 받은 혈우병 치료제는 앱스틸라, 아이델비온 등 7종이다. 이 가운데 올해 시판에 들어간 치료제는 헴리브라, 알프로릭스 등 3종이다. 한 해 수십 개의 새로운 약이 쏟아지는 항암제와 혈우병은 신약 연구가 더딘 분야다. 1년에 1개 이상 출시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 특히 올해 나온 신약들은 기존보다 몇 단계 진화한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출시된 JW중외제약의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성분명 에비시주맙)’는 투약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JW중외제약의 발표로는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혈우병 예방요법 치료제는 모두 정맥 주사 형태로 주 2~3회씩 정기적인 투약이 필요했다. 하지만 헴리브라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주 1회부터 최대 4주 1회까지 피하 투여하면 된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약효와 투약 편의성을 바탕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가 지난 3월 출시한 B형 혈우병 치료제 ‘알프로릭스(성분명 에프트레노나코그-알파)’는 주 1회에서 최대 2주에 1회 투여해도 생활에 문제가 없도록 반감기(약효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시기)를 표준 치료제의 2배 이상으로 늘렸다.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는 마찬가지로 반감기를 연장한 A형 혈우병 치료제 ‘엘록테이트(성분명 에프모록토코그알파)’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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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은 부담... “상대적으로 비교해야” 반박도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가격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확정한 헴리브라의 보험 약가는 30㎎ 기준 240만 원으로 1㎎에 8만 원 수준이다. 헴리브라의 일주일 치 적정 투여 용량은 환자 몸무게에 1.5를 곱해서 구하는데, 예를 들어 몸무게 70㎏의 성인 남성의 7일 치 적정 투여 용량은 105㎎(70×1.5)이다. 돈으로 환산하면 840만 원 정도로 일반 가정이 부담하기 힘든 가격대다. 

게다가 이 가격은 24주가 지나면 적용받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급여 적용 기간을 24주로 못 박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헴리브라의 급여 기간을 24주로 묶어둔 곳은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약값의 상대적 비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치료제는 환자 1명당 1년에 6~7억이 필요하지만, 헴리브라는 신약임에도 4억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희소병 신약은 부르는 게 값이라 가격이 높은 건 당연하다”며 “일반인이 보기엔 비쌀 수 있지만, 업계 시각에서는 비싼 편이라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양원모 기자] ingodzo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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