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21:10 (금)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150개 중 5개가 3상 돌입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150개 중 5개가 3상 돌입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7.30 0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영국, 중국 중심으로 백신 개발 속도전 벌여
한국은 후보 물질 2개로 경쟁에 뒤쳐진 상황
업체별로 백신 가격 정책 상이...화이자는 19.5달러로 책정

[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백신 개발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이전에도 대규모 바이러스가 창궐한 적은 많았지만, 코로나19는 전염 속도도 빠르고 수그러들 기미도 보이지 않아 백신 개발이 특히 더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전 세계 20여 개 기업과 기관이 ‘1호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영국과 미국에서 올해 안에 백신 개발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영국/중국 중심으로 백신 개발 속도 경쟁

7월 23일 기준, 세계보건기구(WHO)와 바이오 업계에서 공개한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은 총 150개 정도다. 이들 중 임상시험에 돌입한 백신 후보 물질은 27개이며, 마지막 임상 단계인 3상에 돌입한 후보 물질은 5개로 좁혀졌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2건이다.

현재 임상시험이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중국이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바이오 스타트업 바이오엔테크와 협업해 백신을 개발 중인데, 후보 물질이 임상 2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형성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는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서 환자군을 최대한 늘려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인 모더나도 최근 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이 임상 3상에 돌입했다. 모더나는 현재 미국에서 백신 개발에 뛰어든 제약사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의 백신 후보 물질은 코로나19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학교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이 최근 임상 2상과 3상에 돌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19 환자 1,0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에서 중화항체 형성은 물론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는 T세포 생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T세포는 독성물질을 분비해 특정 세포를 무력화시키는 일명 ‘킬러 세포’로, 해당 연구는 감염 예방뿐만 아니라 환자 치료에도 유의미한 결과로 평가된다. 또한, 임상 초기 단계인 1상부터 시험 대상군이 1,000명을 넘는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도를 표방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바이오 기업 칸시노바이로직스와 시노백, 시노팜 역시 모두 임상 1상과 2상을 진행해 좋은 결과를 받았다. 이후 시노팜은 브라질에서, 시노백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시노팜과 시노백은 오래된 백신 형태인 ‘불활성 백신’을 개발하고 있어 안전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내의 백신 개발은 비교적 속도가 늦은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임상 허가를 받은 후보 물질은 2개뿐이다. 국내 바이오벤처인 제넥신이 처음으로 백신 임상 시험에 돌입해 현재는 세브란스 병원과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제넥신은 임상 최종 단계인 3상을 내년에 완료할 계획이다. 또 다른 백신 후보 물질은 서울대병원과 미국의 바이오기업 이노비오가 함께 임상을 진행 중이다. 만약 올해 말까지 개발에 성공한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더나, 미국 정부로부터 4억 7,200만 달러 지원받아

이렇듯 백신 개발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각국의 정부는 백신 확보를 위해 관련 바이오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코로나19 관련 백신을 대규모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7월 22일(현지시각) 미국 보건복지부는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 독일의 바이오기업 바이오엔테크와 19억 5,000만 달러(약 2조 3,263억 원)에 해당하는 코로나19 백신 BNT162 인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건은 총 1억 회분으로 1인당 2회분을 투여한다고 가정하면 미국 인구 대부분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현재 국민 대부분이 무료로 접종할 수 있는 규모의 백신을 확보한 상태이며, 임상 최종 단계인 3상 시험에서 안전성이 입증되면 바로 공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글로벌 제약회사인 모더나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으로부터 4억 7,200만 달러(약 5,630억 원)을 지원받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화이자, 백신 가격 19.5달러로 책정

그렇다면 향후 공급될 백신의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의 경우 개발 중인 백신을 공공재로 취급하고 이익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화이자는 구체적인 가격을 정하고 시장 출하를 계획하고 있다. 화이자가 정한 백신 가격은 계절성 독감 백신보다 30% 낮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1회 접종 비용은 19달러 50센트(약 23,200원)로 책정했다.

초기 아시아 지역에서만 유행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느덧 전 세계의 위기로 번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연구가 저조했던 이유가 주요 선진국에서 늦게 유행한 탓이라고 말한다. 또한, 피시험자 중에서는 고령층도 포함되어 있어 대규모 임상 3상에서 부작용 없이 통과하는 게 쉽지 않으며, 부작용이 없어도 효과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이 시장에 나오는 시기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우리는 백신 개발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전문기자] jyna19@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