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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업테라, 표적 단백질 제거하는 ‘PROTAC’ 분야 선두 기업 노린다
[인터뷰] 업테라, 표적 단백질 제거하는 ‘PROTAC’ 분야 선두 기업 노린다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0.07.29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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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파이프라인 자체 개발하는 혁신 역량 갖춰
PROTAC 기술로 효능 극대화 또는 부작용 감소 실현
효율적 활용 가능한 E3 ligase 플랫폼 확보가 우선
업테라는 PROTAC(단백질 분해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됐따. (출처: 업테라)
업테라는 PROTAC(단백질 분해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출처: 업테라)

[바이오타임즈] 바이오 제약 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백질 분해 기술 ‘PROTAC(Proteolysis targeting chimera)’이다. PROTAC은 체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Ubiquitin Proteasome system, UPS)을 이용해 표적(질병 원인) 단백질(Protein of Interest, POI)을 제거하는 기술로써 새로운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PROTAC 기술을 토대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인 ‘업테라’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업테라, 시장성 있는 파이프라인 구축 박차

업테라가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기존 기술로는 의약품 개발이 불가능했던 영역에 도전했다. 업테라가 보유한 시장성과 질환에 대한 생물학 및 기초 과학에 대한 높은 수준의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PROTAC 기술에 ‘Fit’이 가장 잘 맞는 타겟 단백질을 선정하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영역에서 자신의 길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업테라는 모든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한다. 업테라의 방향성과 일치하면서 기술도입이 가능한 국내외 파이프라인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테라는 확실한 개발 속도를 보이는 파이프라인 없이 시장 분석 자료와 개발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자사 비전에 공감한 우수한 인재들의 영입과 역량 있는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아이디어를 파이프라인화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재는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내재적 역량을 구축했다.

현재 업테라는 기술도입으로 빠르게 사업화를 진행하는 방안 대신 지속적으로 내부 협업을 통해 시장성이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업테라는 7월 현재 127억 원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면서 PROTAC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더욱더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존 치료제 아닌 PROTAC에 주목하는 이유

표적항암제 등 기존 치료제는 표적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결합해 활성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해당 방식은 결합 부위가 없는 85%의 표적 단백질에는 접근이 어려우며(undruggable), 장기간 복용 시에는 단백질 결합 부위의 돌연변이나 효소나 수용체 과발현 등으로 내성 문제가 나타난다.

PROTAC은 표적 단백질에 방식과 상관없이 결합만 하면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질병에 접근이 가능하다. 특정 수용체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표적 단백질을 원천 분해하기에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UPS는 분해 후 재사용하는 기전으로 저용량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안전성에서도 이점이 있다.

PROTAC은 타겟 단백질 바인더와 E3 리가아제와 결합하는 바인더, 이 둘을 잇는 링커로 구성돼 있다. 타겟 단백질과 E3 리가아제가 PROTAC에 결합하면 타겟 단백질에 유비큐틴이 표지되고 프로테아좀에 의해 분해되는 원리다.

결국 PROTAC이 작동하기 위해 타겟 단백질-PROTAC-E3 리가아제의 3차원 구조의 안정성, 타겟 단백질 및 E3 리가아제의 종류와 길이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PROTAC 개념으로 접근하기 적합한 타겟 단백질을 선점하려는 시도들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업테라는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소세포폐암, 고지혈증 PROTAC 치료제가 내년 비임상 연구에 본격 돌입해 2022년 임상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출처: 업테라)
업테라는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소세포폐암, 고지혈증 PROTAC 치료제가 내년 비임상 연구에 본격 돌입해 2022년 임상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출처: 업테라)

미래 경쟁력 ‘E3 ligase’ 플랫폼 확보에 총력

업테라는 소세포폐암, 고지혈증, 다발성골수종 등 3개의 선도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가장 개발 단계가 앞선 소세포폐암, 고지혈증 PROTAC 치료제는 내년 비임상 연구에 본격 돌입해 2022년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소세포폐암은 5년 생존율이 6.5% 미만인 난치암으로 시스플라틴 등 항암화학요법이 주요 치료법이다. 최근 항암면역치료제 ‘티센트릭(Tecentriq)’이 새롭게 허가됐으나, 평균 생존율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업테라는 특정 카이네즈를 타깃으로 한 PROTAC 후보물질을 발굴했으며 관련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심혈관질환의 경우 혈중 LDL-C 농도를 낮추는 PROTAC 신약 개발을 목표로 기존 약제 내성 환자 및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재발률이 매우 높은 질환인 ‘다발성 골수종’은 기존 약제의 작용 기전이 질병의 근본적인 치료에 있어 매우 비효율적이며 질환에 보다 직접적인 타겟 단백질을 대상으로 한 PROTAC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테라는 설립 후 2년 동안 자체적으로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업테라는 향후 PROTAC 업계에서 질환별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E3 ligase 플랫폼’의 확보 여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현재 novel E3 ligase 플랫폼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다수의 파이프라인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때에 따라 자사 플랫폼을 활용한 타 기관 및 회사와의 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 Interview|업테라 최시우 대표
업테라 최시우 대표. (출처: 업테라)
업테라 최시우 대표. (출처: 업테라)

 

Q. ‘업테라’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의약품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약효는 물론, ‘과연 얼마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지,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지’라고 보고 있다. 최근 들어 이런 관점에서 의미 있는 기술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중 PROTAC 기술이 작용 기전 상 좋은 약효와 부작용 감소, 나아가 재발의 우려까지 낮출 수 있는 제약업계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만능키라고 생각했다.

업테라의 공동창업자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PROTAC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약물들이 본격적으로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업테라 설립 당시 국내에는 이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이 전무한 상황이었고 향후 제약업계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는 본 기술을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연구개발해 선점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사업화에 뛰어들었다.”

 

Q. PROTAC 사업화 동향은?

“회사 설립 초기 국내에 PROTAC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전무했다. 현재는 우리를 포함해 여러 업체가 각자의 장점을 통해 활발하게 연구개발을 하는 상황이다.

국외의 경우 업테라 설립 초기에는 대부분 비임상을 진행하는 정도였으나, 현재는 미국 아비나스(Arvinas)를 중심으로 임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미국 벤처회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임상 프로그램이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Q. 연구개발 현황은 어떤가

“초기의 연구개발이 얼마나 타겟 단백질을 잘 분해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임상 수준에서 기존의 약물들에 대비해 얼마나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럴수록 PROTAC이라는 modality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질환 및 타겟 단백질과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업테라는 이 영역에 있어 자신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비임상/임상 개발을 통해 증명해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물론 개발 속도도 중요하지만, 약물 개발의 긴 호흡을 생각해 봤을 때 임상 수준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을 다수 생산해 낼 수 있다. 또한 얼마나 잘 운영해 나갈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Q. 해당 시장의 국내외 분위기를 설명해달라

“글로벌 수준에서도 이제 막 임상 1상의 중간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 우려했던 안정성 문제나 PK 이슈 등은 상당 부분에서 해소돼 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효능을 증명하는 데 있어 아직 고민해야 할 포인트들이 존재한다. 이 부분을 얼마나 운영하는 파이프라인들에 잘 녹여내는지가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향후 제약 시장에서 PROTAC이라는 modality가 갖게 될 의미와 시장성을 생각해 봤을 때, 임상 개발의 양상을 봤을 때 미국 중심의 벤처회사들 개발 속도와 국내사들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여겨진다. 앞으로 얼마나 회사의 성장 방향을 잘 설계하는지에 따라 국내사들도 충분히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업테라는 현재까지 다수 기관으로부터 160억 원가량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출처: 업테라)
업테라는 현재까지 다수 기관으로부터 160억 원가량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출처: 업테라)

Q. 업테라의 성과라고 한다면?

“선도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권리 확보를 위해 다수의 특허 출원이 완료됐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다수 기관으로부터 160억 원가량의 투자유치에 성공했으며, TIPS 등 정부 지원 연구개발사업에도 선정돼 지원받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디어젠과 같은 AI 기반 신약개발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연구 개발의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 중이다. 향후 PROTAC 업계의 발전 방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약물 저항성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이 역시 특허 출원을 통해 권리화하는 데 성공했다.”

 

Q.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면?

“국내외에서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임상에 진입하게 되면 약물 저항성과 같은 기존 약제에서 흔히 발생하는 이슈들이 PROTAC 업계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여지가 있다. 우리는 이 부분을 설립 초기부터 고민해왔으며, 일부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특허로 권리화했다. 이는 추후 업테라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벤처기업은 필연적으로 기술이전을 통한 사업화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비임상 및 최소한의 임상 검증을 통해 파이프라인 가치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기업에 기술이전을 하는 과정에서 data integrity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기술이전 논의가 시작되면 데이터 검증 단계에서의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에 quality 부서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향후 빅파마들과의 기술이전 협의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최시우 대표는…

최 대표는 성균관대에서 학위를 마치고 바이오니아, 셀트리온 등 산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지냈으며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했다. 또한 그는 평소 이머징 기술에 대한 관심과 사업화에도 관심이 많았으며, 2018년 7월 ‘업테라’를 설립했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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