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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신경질환을 줄기세포로 치료, '메디노' 주경민 대표
뇌신경질환을 줄기세포로 치료, '메디노' 주경민 대표
  • 안선희 기자
  • 승인 2019.11.08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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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메디컬 영역의 이노베이션을 이루다"

[바이오타임즈]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있는 것은 건강 문제다. 삶은 오래 이어지지만, 아파도 어려운 재정 상황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치료법도 없고, 후유증도 심한 신경계 질환을 앓을 땐 더 문제가 된다. 그래서 주경민 메디노 대표는 신경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메디노 주경민 대표 (출처: 스타트업4)
메디노 주경민 대표 (출처: 바이오타임즈)

Q. 메디노는 어떤 스타트업인가요?

메디노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여러 질병에 적용할 수 있지만, 특히 신경계 질병인 뇌졸중, 척수 손상, 유아 뇌졸중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2018년 3월 1일 설립했고, 구성원은 저를 포함해 총 10명입니다.

Q. 메디노는 어떤 의미인가요?

메디노를 처음 들은 분들은 마치 공룡 이름 같다고 합니다. 메디노는 '메디컬 이노베이션의 약자입니다. 연구실에서 창업하다 보니, 기술을 톰해 메디컬 영역에서 이노베이션을 이루자는 의미에서 이러한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Q. 메디노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2006년부터 줄기세포를 연구해왔습니다. 10년도 더 된 것이지요. 연구할 때는 사람들, 특히 학생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연구에 참여한 한 대학원생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납니다. 저는 사업에 관해 생각하기보다는 논문을 쓰거나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은 석사 학위를 취득할 당시, 투자회사에 가고 싶다고 얘기해 왔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연구를 시작했으면, 연구를 해야지, 왜 투자회사에 가려고 하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이 친구는 석사를 마친 후, 유전자 치료제 개발 회사인 제넥신에서 병역특례를 했습니다. 그 후,투자회사에 입사한 뒤, 다시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줄기세포 연구가 사업적 가치가 있다”며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어떻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저도 사업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너희 투자회사에서 투자하면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작년, 그 회사로부터 20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3명으로부터 엔젤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 중 한 명이 송재훈 차바이오텍 회장입니다. 엔젤 투자 외에는 벤처캐피털에서 20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이때 유치한 것은 씨드 투자였는데, 현재는 시리즈 A를 유치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Q. 2006년 12월 인간성체신경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하셨습니다. 첫 연구로 인간성체신경줄기세포를 연구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과학적인 이유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2006년 2월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당시 남현 기술이사와 함께 줄기세포 연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태아 줄기세포와 관련되 문제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태아 줄기세포는 수단에 관한 윤리적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군대를 다녀온 후, 성체줄기세포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Q. 메디노의 핵심사업은 무엇인가요?

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 핵심 사업입니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고, 치료제를 판매해서 수익을 올릴 생각입니다. 판매는 병원을 통해 할 예정입니다. 유아 질환과 성인 질환을 대상으로 합니다. 유아 질환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하반기 임상시험을 시작해 4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임상시험이 끝난 후에는 병원을 통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성인 질환 대상 사업은 6개월 정도 더 늦어질 것입니다.

Q. 2017년 6월에는 성균관대학교 교원창업승인을 받았습니다. 많은 학교 중 성균관대학교를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3년 동안 교수 생활을 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일한 군인 시절에는 일과를 마친 밤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줄기세포를 연구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공중보건 분야기 때문에 일을 마친 후에는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졌고, 이때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교수가 된 후에는 성균관대학교와 연구를 많이 했는데, 당시 차바이오텍 회장님이 삼성서울병원 원장이었습니다. 차바이오텍 회장님이 저에게 서울대학교에 있지 말고, 성균관대학교로 이직할 것을 권유했고, 성균관대학교로 이직하게 됐습니다.

Q. 2018년 5월 삼성생명공익재단에 기술특허 이전을 완료했습니다. 어떤 기술특허를 이전하셨나요?

당장은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지만, 신경줄기세포에 유전자를 넣는 기술입니다. 유전자를 넣으면 줄기세포의 특징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치료 값을 높이거나, 질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계속해서 개발하기 위해 기술특허를 이전했습니다.

Q. 같은 해 6월에는 성균관대학교와 기술특허 이전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어떤 기술특허에 대한 이전계약을 체결하셨나요?

사업을 위해 사용되는 기술로, 성체신경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기술입니다. 4월에는 삼성서울병원과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줄기세포 이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Q. 초고령화 사회에서 메디노를 비롯한 바이오 스타트업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일을 계속할 수 없기 때문에 아플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됩니다. 수익이 없어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삶의 짊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신경계 질환은 후유증이 심합니다. 뇌졸중을 앓고 나면 몸 한쪽이 마비됩니다. 이때는 가족들도 힘들고, 환자도 빨리 숨을 거두는 것도 아니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가정이 파괴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메디노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공급하게 되면, 사회의 순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나이 든 분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고, 가족들도 경제적 부담이나 사회적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의과학과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나요?

의사로서 봤을 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의학 분야가 있습니다. 만성질환을 관리한다든가. 이런 분야에서 기계들이 활약하다 보면 의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의사는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역할을 잘 찾은 분들은 경제적·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더 어려운 상황에 부딪힐 것입니다. 그러나 의과학에 인공지능이 도입되면 의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비용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급치료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반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연구를 많이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어서 "추후에는 의사들이 주로 연구직으로 진출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과대 학생들을 보면 보통 의과학은 암기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식을 달달 외워 졸업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의과대에 진학하고 졸업만 하면, 사회적·경제적인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고 믿었던 시대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Q. 인공지능이 오진한 경우,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나요?

의사가 오진하는 경우와 똑같다고 봅니다. 오진을 내려 문제가 되면 보통 의사에게 책임을 묻는데, 의사 개인이 아니라 병원에서 책임을 집니다. 인공지능이 오진하면, 인공지능 개발 회사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바이오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바이오는 ICT와 달리, 아이디어만 가지고 경쟁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설익은 기술이 아닌, 확실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또 바이오 관련 사업은 1~2년 안에 끝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에 따른 장기적 투자도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자를 찾을 때, 근시안적인 투자자보다는 파트너로서의 투자자를 찾아야 합니다.

Q. 근시안적인 투자자와 파트너로서의 투자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여러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투자에 대한 이득을 빨리 보고 싶어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런 분들은 바이오 관련 사업과 맞지 않습니다. 바이오 관련 사업은 매출이 바로 창출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주식의 가치를 올릴 것을 요구하면 무리할 수 있습니다. 수익 창출까지 오래 걸려도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를 찾아야 합니다.

Q. 올해 목표와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올해 회사의 목표는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또 메디노는 생산 시설이 없었는데, 얼마 전,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생산 시설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회사의 장기적 목표는 실제로 효과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환자에게 공급하는 것입니다. 또 회사의 경제적 이익을 얻고 싶습니다. 개인적 목표는 메디노를 잘 성장시켜 의대생들이나 의사 사회에 사업적 롤 모델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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