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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면역 시스템,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주목
뇌 면역 시스템,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주목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2.15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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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분석과 동물 모델 활용 뇌내 면역 시스템 연구 활발
선천면역과 적응면역 세포로 뇌 질환 증상 개선
사이토카인, 코로나19 중증 환자뿐 아니라 뇌 질환 환자에게도 치명적

[바이오타임즈] 퇴행성 뇌 질환은 뇌가 기능을 잃어가는 병이다. 대부분 시냅스와 뉴런 등 신경 세포가 손상되거나 죽으면서 시작된다. 그러면서 우리가 흔히 아는 치매나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나 드물게는 운동 기능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신경 세포가 손상되는 원인은 병원성 단백질이 응집되어 확산하거나 들러붙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후천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유전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뇌 면역 시스템, 선천성 면역세포에 의해 구동

지금껏 퇴행성 뇌 질환에 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었다. 하지만 아직 발병기전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치료제 개발도 더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게놈(Genom) 분석 기술과 동물 모델을 활용해 뇌내 면역 시스템을 연구하고 역할을 규명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뇌의 면역 시스템은 미세 아교 세포, 호중구, 골수 유래 단핵성 식세포 등 선천성 면역세포에 의해 구동된다. 미세 아교 세포는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로, 원래는 뇌에 있는 대식세포로 여겨지다 최근 Single-Cell Transcriptomic Profiling 연구로 다른 장기의 대식세포나 골수 유래 대식세포와는 다르게 구분되고 있다.

미세 아교 세포의 기능은 다양하다. 뇌가 자라고 발달하는 데 도움을 주며 항상성 유지에도 관여한다. 또한, 중추신경계가 감염되면 이를 제거하는 역할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을 감지하는 과정은 미세 아교 세포가 뉴런이나 성상 세포, 내피세포와 접촉하면서 감염이나 상처를 파악하는 것이다.

미세 아교 세포는 주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사후 검체 Aβ 플라크 주변이나 파킨슨병, 헌팅턴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된다. 또한, 퇴행성 뇌 질환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중추신경계의 미세 아교 세포가 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미세 아교 세포가 퇴행성 뇌 질환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확인되었으나, 아직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음으로 살펴볼 호중구는 건강환 뇌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손상된 급성 조직에 반응한다. 손상 후 수 시간 이내에 중추신경계로 들어가는 최초의 혈액 매개 면역세포이다. 퇴행성 뇌 질환 환자와 동물 모델에서 호중구가 관찰된 사례가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에서 호중구가 뇌 모세혈관의 혈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여기서 호중구를 제거했더니 대뇌 혈류가 정상화되었고, 인지 기능이 향상되었다.

마지막으로 골수 유래 단핵성 식세포는 건강한 뇌나 척수에서는 발견되지 않으며, 수막에서만 관찰되는 면역세포이다. 하지만 알츠하이머가 진행되고 있는 사람은 골수 유래 단핵성 식세포가 뇌에 침투하게 되는데, Aβ플라크 주위에 축적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동물 모델에서는 골수 유래 단핵성 식세포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실험용 쥐에게 야행성 쥐의 골수를 이식했더니 골수 유래 단핵성 식세포의 식균 작용으로 병리가 개선되었다. 여기에 M-CSF를 처리하면 효과가 더 눈에 띄게 나타난다. 따라서 골수 유래 단핵성 식세포가 알츠하이머 진행을 막는 데 효과적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아직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뇌 질환 극복 위해 적응 면역세포 활용

그렇다면 퇴행성 뇌 질환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면역세포는 무엇일까? 뇌내 면역 시스템과 퇴행성 뇌 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현재 미세 아교 세포에 집중되고 있다. BRIC View 동향리포트에 따르면 중추신경계에서 수적으로 우세하며, 정상 단계에서도 관찰이 가능하다. 그러다 최근에는 단일 세포 RNA 시퀀싱, Fate-Mapping, Mass Cytometry 등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뇌와 말초 사이경계에 주로 존재하는 중추신경계의 다른 면역세포 집단이 밝혀졌다.

최근 의학계에 보고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수막과 맥락막 신경총에서 적응 면역세포 집단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또한, 퇴행성 뇌 질환을 앓았던 환자의 사후 조직에서 림프구가 관찰되었고, 이는 동물 모델에서도 발견되었다. 이에 많은 의학자와 제약회사는 퇴행성 뇌 질환을 면역요법으로 극복하기 위해 뇌세포에서 림프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면역요법은 림프구를 자극해 항체를 분비시키는 활성 면역과 외인성 항체를 투여하는 수동 면역로 나뉜다. 두 방식 모두 미세 아교 세포의 식균 작용을 활용해 Aβ, Tau나 α-syn 등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이토카인, 선천면역 뿐 아니라 적응면역에서도 중요

최근 퇴행성 뇌 질환과 관련이 깊어 주목받고 있는 세포가 있는데, 바로 사이토카인이다. 특히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은 알츠하이머, 파킨슨, 급성 뇌 손상,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뇌 질환에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신경 염증에서 나타나는 미세 아교 세포의 염증 활성화와 IL-1의 생성은 퇴행성 뇌 질환 증세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이토카인 중에서도 TGF-β는 선천면역 기능뿐만 아니라 적응면역 기능에도 중요하며, 신경 생성, 신경 패턴화, 아교 세포 발생, 미세 아교 세포 발달, 수초 형성 조절 등 뇌에 필수적이다. 뇌에는 TGF-β1, TGF-β2, TGF-β3 동형 단백질이 존재하는데, 건강한 실험용 쥐의 뇌에서 Tgfbr1 및 Tgfbr2 유전자는 미세 아교 세포, 내피 세포 및 희소돌기신경교 전구체 세포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현되며 그들의 수용체는 뉴런을 포함한 대부분 뇌세포에서 발현된다.

의학계에서 뇌내 면역세포와 퇴행성 뇌 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퇴행성 뇌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 연구진들은 병원성 단백질 응집에 중점을 두기보다 면역세포의 조절에 중점을 두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뇌내 면역 시스템에 대한 연구는 아직 동물 모델을 활용하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당장에는 개발에 속도가 붙기 어렵지만, 향후 사람에게도 적용이 가능한 매커니즘이 밝혀지면 치료제 개발에 진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해 사이토카인이 화제다. 사이토카인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중증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과잉 염증반응으로 인체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사이토카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뇌질환 환자 치료를 위한 적응증 개발에도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전문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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