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7:45 (금)
‘생선 배양육’ 국내 도입 첫발... 출시는 언제쯤 
‘생선 배양육’ 국내 도입 첫발... 출시는 언제쯤 
  • 양원모 기자
  • 승인 2020.07.13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풀무원, 미국 스타트업 블루날루와 손잡고 ‘생선 배양육’ 시제품 출시 준비... 내년 말 목표
배양육, 식물육과 달리 동물의 줄기세포 활용해 맛과 질감 실제 고기와 비슷
높은 생산 비용은 풀어야 할 과제... 블루날루 “생산 비용 낮추는 데 집중”

[바이오타임즈] 바다 대신 실험실에서 자란 생선이 식탁에 오를 날이 머지않았다. 풀무원이 미국의 한 스타트업과 손잡고 ‘생선 배양육’ 국내 도입에 나선다. 생선 배양육은 인공 배양한 어류의 줄기세포를 가공한 대체육이다. 맛과 질감은 실제 생선살과 차이가 없지만, 넘어야 할 산이라면 높은 생산 비용이다. 풀무원은 이르면 내년 말 생선 배양육 시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2040년까지 전 세계 육류 시장 60% 배양육으로 대체” 

풀무원은 미국의 그린 바이오 스타트업 블루날루(BlueNalu)와 생선 배양육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블루날루는 2018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설립된 세포배양 해산물 제조 기업이다. 수년 안에 세포배양 해산물을 대량 생산,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풀무원은 지난 3월 미국, 일본, 네덜란드 기업들과 함께 블루나루의 시리즈 A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배양육은 식물육(콩고기 등)과 함께 대체육에 속한다. 하지만 큰 줄기에서 식물육과 다르다. 식물육은 식물 추출 성분으로 고기 맛과 질감을 재연한 것이고, 배양육은 동물의 줄기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 가공한 것이다. 식물육은 도축 과정이 없어 윤리 문제에서 자유로운 등 장점도 많지만, 치명적 단점도 있다. 바로 실제 고기 맛 재현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배양육은 동물의 실제 근육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한다. 맛, 질감이 실제 고기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배양육은 식물육보다 역사가 짧지만, 대체육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AT커니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육류 시장의 60%를 대체육이 차지하며 그중 35%는 배양육일 것으로 전망했다. 식물육은 25% 정도였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생선 배양육, 어떻게 만들어지나

기존 배양육 개발은 소, 닭, 오리 등 육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블루나루처럼 해산물 배양육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전 세계 20여개 배양육 업체 가운데 6곳 뿐(굿푸드인스티튜트)이다. 블루나루는 지난해 12월 부시리 배양육의 시식회를 진행해 투자자들에게 “일반 생선과 별 차이가 없다”는 호평을 받았다. 부시리는 방어와 비슷한 바닷물고기로 여러 해산물 요리의 기본 재료로 활용된다. 

블루나루의 생선 배양육은 크게 여섯 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먼저 마취한 생선에서 근육 조직을 채취한 뒤 줄기세포만을 분리해 배양기에 넣는다. 배양기에서 줄기세포가 자라면 원심분리기로 농축하고 각종 영양물질을 함유한 바이오잉크와 함께 3D 프린터에 담는다. 그리고 요리사가 원하는 모양에 맞게 생선살을 찍어내면 된다.  

식물육 가운데서도 생선의 맛과 질감을 흉내 낸 제품이 있다. ‘비건 참치’가 대표적이다. 2018년 미국의 오션허거푸드는 토마토, 간장, 설탕, 참기름 등으로 참치살 특유의 식감을 재현한 참치 초밥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 통조림 참치는 이미 꽤 대중화가 이뤄졌다. 대두와 해조류 혼합 분말로 익힌 참치의 퍽퍽한 질감과 맛을 고스란히 살린 아틀랜틱 내추럴 푸드의 ‘튜노’는 참치를 포기할 수 없는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 ‘잇 푸드’로 자리잡았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풀무원, 내년 말 시제품 출시 목표... 블루나루 “생산 비용 절감에 집중” 

풀무원은 이르면 내년 말 시제품 출시를 목표로 생선 배양육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풀무원과 업무 협약을 맺은 블루날루는 조만간 본사가 있는 샌디에이고에 연면적 3만 8,000㎡(1만 1500여평) 규모의 생산 라인을 짓고 만새기, 빨간 퉁돔, 참치, 부시리 등의 생선 배양육 시제품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관건은 생산 비용 절감이다. 육류 배양육은 꾸준한 연구 개발로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격대를 낮췄지만, 생선 배양육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루 쿠퍼하우스 블루나루 CEO는 올 초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미래학 질의응답 섹션에서 “세포배양 기반의 육류, 해산물 대체육은 가격이 비싼 게 사실”이라며 “합리적 수준까지 생산 비용을 떨어뜨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마 2024년 첫 번째 대체육 생산 공장 건립이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윤 풀무원기술원장은 “블루날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생선 배양육을 우리나라에 도입할 기회를 얻어 기쁘다”며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전 세계 해산물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맛과 질감, 영양과 관련한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지구 환경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양원모 기자] ingodzone@naver.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