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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흥행,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 신호탄될까
SK바이오팜 흥행,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 신호탄될까
  • 양원모 기자
  • 승인 2020.07.03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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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 첫날 ‘잭팟’ 터뜨린 SK바이오팜… 얼어붙은 투자 시장에 군불 역할 전망
올 하반기 셀레믹스, 프레스티지 바이오파마, 퀸타매트릭스 등 바이오·제약 기업 상장 예고
정부, 2031년까지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위해 10년간 2조 8000억 투자하기로

[바이오타임즈] 코스피 상장 첫날 ‘잭팟’을 터뜨리며 화려한 데뷔를 알린 SK바이오팜이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코로나19로 바이오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SK바이오팜의 흥행이 얼어붙은 투자 시장을 녹이는 군불 역할을 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내수 살리기에 힘 쏟고 있는 정부도 바이오헬스 산업에 거액의 투자를 확정하며 기대에 화답했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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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의 예견된 ‘흥행’… 상승세 지속될 듯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인 이날 시초가(9만 8,000원)에서 가격 제한선인 29.59%까지 단숨에 상승하며 12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4만 9,000원)와 비교해 무려 159.18%가 오른 것이다. 이는 지난 달 22일 159.6% 상승한 엘이티 이후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이다. SK바이오팜은 하루 만에 시가 총액이 9조 9,458억으로 급증하며 코스피 시총 27위로 점프했다.  

SK바이오팜의 흥행은 예견된 일이었다. SK라는 든든한 배경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직접 판매 승인을 받은 유일한 바이오 업체라는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전체 공모주 물량의 1/3 이상이 의무보유확약으로 묶여 수요 대비 희소성이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2일 상장 기념식에서 “지금 꿈을 꾸는 것 같고 그간의 어려움이 한순간에 스쳐 가는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SK바이오팜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제품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시장 성공 가능성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전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엑스코프리가 미국 주요 의료 보험사의 급여 목록에 동시에 등재됐다”며 “기존 3세대 뇌전증 치료제와 직접 경쟁하는 구도가 아니기 때문에 제네릭(카피약)이 나와도 매출 감소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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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위상과 동떨어진 투자 규모… 기업공개(IPO) 시장, 훈풍 조짐 

주식 시장만 SK바이오팜의 흥행에 미소 짓는 건 아니다. 업계에선 한 번 터지면 대박이 나지만, 투자 기간이 길고 성과 내기가 쉽지 않은 바이오산업에 SK바이오팜을 계기로 ‘투자 훈풍’이 불 것이란 예측이 고개를 든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17년 국내 984개 바이오 기업이 연구 개발 등에 투자한 금액은 8조 5119억이다. 2019년에는 137개 기업이 2조가량의 신규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발 빠른 코로나19 대처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K-바이오’, ‘K-헬스케어’의 위상과는 동떨어진 규모다. 범위를 글로벌로 넓히면 더 초라하다. 세계무역기구(WTO)의 헬스케어 교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조 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헬스케어 수출 시장에서 한국이 점유하는 비중은 약 1%(98억 4,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훈풍 조짐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부터 포착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인 제약, 바이오 기업은 셀레믹스, 프레스티지 바이오파마, 퀸타매트릭스, 제놀루션, 안지오랩, 이노비오, 뷰노 등 20여개 정도다. SK바이오팜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달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위더스제약은 최종적으로 1082.03: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으로 2조 7,500억원이 몰렸다. 상장 첫날인 3일 한때에는 가격이 공모가 2배까지 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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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2조 8,000억 투자” 바이오산업에 힘 싣는 정부

정부도 시장 기대에 호응하듯 대규모 투자를 확정하며 바이오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국가신약개발사업 △범부처 재생의료 기술개발산업에 국비 2조 8,000억을 투자하는 계획이 예비 타당성(예타)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예비 타당성 조사는 500억 이상의 신규 국가 연구, 개발 사업에 대해 과학기술적, 정책적, 경제적 타당성을 조사하는 절차다. 정부는 2조 8,000억을 2031년까지 10년간 나눠서 지원하기로 했다. 

국가신약개발사업은 정부가 기초 연구, 비임상, 임상, 제조, 생산 등 신약 개발의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신약기반확충연구 3,000억 △신약 R&D 생태계 구축 연구 9,344억 △신약 임상개발 7,315억 △신약 R&D 사업화 지원 1,499억 등 총 2조 1,758억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체 투자액의 77% 정도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예타 통과에 대해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에 따른 혁신 신약 개발로 희귀·난치 질환 극복, 제약·의료기기 기술 국산화 등 국민의 건강 주권을 지키면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람 중심 혁신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사업이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도 산업 육성을 위한 ‘팀플레이’에 나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달 30일 국내 첫 제약바이오산업 공동 투자, 개발 비영리 재단법인인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발기인 총회를 개최하고 민관, 산학연, 산학연병, 글로벌 등 포괄적 협력을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개별 기업이 전담하기 어려운 감염병 치료제나 백신의 연구 및 개발, 혁신 의약품 개발 등을 공동 추진하는 것이다. 

KIMCo의 규모는 약 70억원으로 13개 이사장단사가 각각 2억을 출연하고, 34개 이사사는 각각 1억 출연이 권고된다. 총회를 진행한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KIMCo은 개별 기업의 한계를 넘어 불확실성을 줄이고 제약 자국화 실현과 글로벌 제약 바이오 강국 도약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양원모 기자] ingodzo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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