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랩,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넘어 미래 혁신 플랫폼으로 부상 중
리빙랩,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넘어 미래 혁신 플랫폼으로 부상 중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6.29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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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
리빙랩에서 최종 사용자는 제품 개발 모든 과정에 참여
기업 혁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

[바이오타임즈] 엔유비즈는 마을공동체를 통한 치매 노인 돌봄, 다문화 가족 소통 및 생계, 장애인 편의시설 등 다양한 지역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IT업체다. 엔유비즈가 만드는 소프트웨어는 주로 애플리케이션과 비콘, 정보공유사이트, 커뮤니티 매핑 등이 있다. 이러한 활동은 일선 지자체, 지역 대학, 마을 주민들 간의 협력 플랫폼인 리빙랩(Living Lab)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노인 맞춤형 복지, 리빙랩이 해결한다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한국은 2017년에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웃도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2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어 정부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정부는 치매 의료 지원을 확대하고 거동이 불편하거나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한 방문 케어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면서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만으로는 사회 구조적인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없다. 정부의 정책은 광범위한 일괄적 케어일 뿐, 노인 개개인에 맞춘 세심한 케어는 아니다. 실제로 정부 지원을 통해 요양 시설이 확충되어도 시설 내에서 노인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대로 된 노인복지를 실현하려면 사회적 패러다임과 국가 정책을 고려한 효과적인 프로세스가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이 프로세스는 사회가 보장하는 테두리 안에서 노인들이 능동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작동해야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리빙랩’이 노인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는 프로세스로 주목받고 있다. 리빙랩이란 사회, 연구, 혁신 프로세스를 통합한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로 사용자가 직접 참여해 사회문제 해결에 협력하는 환경이다. 쉽게 말해 마을 공동 연구소다. 리빙랩의 최종 사용자는 제품 개발에 관한 모든 과정에 공동 생산, 창작자로 동참하게 된다.

리빙랩은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주로 기여하고 있는 분야는 보건, 웰빙, 의료 관련 산업이다. 한국에는 2014년에 도입되어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2017년 3월 30일에 열린 ‘한국 리빙랩 네트워크 포럼(Korean Network of Living Labs, KNoLL)’에서는 국내 최초로 ‘한국형 시니어 리빙랩’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 리빙랩에서는 화장실에서 노인들의 낙상을 방지하는 ‘자동 기립 스마트 비데’를 개발한 바 있다. 이 사례는 해외 제품에만 의존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제는 한국형 고령친화 비즈니스 플랫폼이 구축되기 시작한 것이다.

 

리빙랩, 시민 주도 참여형 연구개발 모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리빙랩에서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모두 고려한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 리빙랩은 스웨덴과 핀란드 등 복지가 좋은 북유럽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Helsinki Manifesto(2006)이 리빙랩에 대한 지원을 펼친 것을 계기로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또한, 2006년 말 비영리 단체인 ENoLL이 리빙랩을 유럽 전역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왔는데 이는 EU의 정부 주도적 지원을 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

리빙랩은 최근 국내에서도 지역사회문제 이해관계자 간 협력뿐만 아니라 도시혁신 프로그램, 지역 혁신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새로운 혁신 모델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을 구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빙랩의 협업 방식인 4P(Public-Private-People-Partnership)에서는 참여자인 기업, 연구 조직, 공공기관, 사용자 간의 시너지가 가장 중요하다. 리빙랩에서 사용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전문 조직과 협력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핵심 주체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관련 주체들이 조직화될 경우 리빙랩은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다. 가령 한국시니어리빙랩의 고령친화기업들은 체험관에 머무르는 게 아닌 실제로 치매 안심 마을을 시범 운영하는 등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사용자의 공감과 소통, 협업 이끌어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프로세스인 리빙랩은 이제 기업 혁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리빙랩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세 가지 관점과 방법이 필요하다. 첫째, 운영형태가 사용자 네트워크 중심이어야 한다. 유럽의 경우 사용자 네트워크 중심인 경우가 많으나 아시아, 특히 한국은 생산과정 중심인 경우가 많다. 이는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어렵고, 노인들이 스스로 자립한다기보다는 수요에 맞춰 제품을 개발해 주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의 공감과 소통, 협업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

둘째, 리빙랩은 꾸준히 운영되어야 한다. 운영형태가 생산중심의 리빙랩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예산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셋째. 한국이 보유한 뛰어난 ICT 기술을 노인복지 리빙랩에도 활용해야 한다. 게임 분야에서 증강현실(Argumented Reality, AR),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공존현실(Coexistent Reality, CR)을 활용했던 것처럼 이런 부분을 노인복지 리빙랩에도 활용하여 노인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구현해야 할 것이다.

리빙랩은 여러 참여자가 함께 능동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방법론이다. 향후 노인복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대가 기대된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전문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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