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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원격의료 중요성 커져…호주 의료 산업 현황 및 사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원격의료 중요성 커져…호주 의료 산업 현황 및 사례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6.28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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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가 뉴노멀이 되며 원격의료 서비스 급부상
포스트 코로나 시대, 원격의료 40% 이상으로 전망
Healthdirect와 Coviu 진료 플랫폼 원격의료 확산에 도움

[바이오타임즈] 산업 대부분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기존의 서비스를 개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료 산업도 마찬가지다. 최근 호주 병원들은 전통적인 병원 중심의 의료 서비스보다 환자 중심의 ‘원격의료’에 주력하고 있다. ‘언택트(Untact)’가 뉴노멀로 떠오르면서 거리가 멀어 병원에 가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지방에서 시행되었던 원격의료가 이제 호주의 미래 의료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19-2020, 818억 원 의료 산업에 투자

원격의료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의료진과 환자를 연결해주는 원격의료 서비스다. 이를 통해 의사는 환자와 직접 만나지 않고도 진료를 하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현재 호주에서는 GP(General Practitioer) 진료, 재활치료, 심리 상담 등 일반의료 서비스를 가정에서 원격의료로 받을 수 있다.

호주는 국토가 넓어 병원을 가지 못하는 가구가 많은 나라다. 따라서 호주 정부는 균등한 의료 공급에 관심을 가지고 2001년 뉴질랜드와 함께 ‘국가 원격의료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2011년에는 원격의료 활성화에 필요한 재정지원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이 프로그램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시행되었으며, 원격의료 관련 장비를 설치한 병원은 투자금을 일부 지원받고 환자와 전문의 모두 국가 의료보험인 Medicare의 혜택과 인센티브를 받았다. 호주는 이러한 원격의료 활성화 정책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호주의 모든 원격의료 서비스는 일반 진료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주 정부와 연방정부의 보안법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운영된다. 먼저, 의료진 등 서비스 제공자는 환자에게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반드시 공지해야 한다. 또한, 상담을 통해 수집된 환자의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호주의 의료 정책은 최근 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다. 호주 정부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예산의 16%인 818억 원을 의료 산업에 투자했다. 이 중 MBS(Medicare Benefit Schedule)처럼 국가 의료보험에 적용받는 의료 서비스가 가장 많은 41% 비율을 차지했다. 현재 호주에서는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의료 산업 이해관계자들이 호주 의료 서비스의 미래를 원격의료로 여기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적절한 시스템을 구상하는 중이다.

 

GP 클리닉, 99% 이상이 전화, 화상 진료 시행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호주의 의사단체인 RACGP(Royal Australian College of General Practitioners)에 따르면 GP 클리닉은 현재 99% 이상이 비대면 진료인 원격의료 예약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원격의료가 전체 진료의 40% 이상을 감당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호주 병원에서 의료용 IT 시스템을 공급하는 E사 대표는 멜버른 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호주에서는 여전히 지방 의료시설이 부족해 전통적인 대면 의료 서비스 대부분이 원격의료로 전환할 전망이며, 장기적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언급했다.

호주의 원격의료는 시행된 시기가 짧지 않지만, 결정적으로 이번 코로나19 이후 이용률이 많이 증가했다. 호주 시민들이 바이러스 감염에 공포심을 느껴 궁여지책으로 원격의료를 이용하게 되었고, 장점이 부각된 것이다. 원격의료은 낮은 비용과 환자와 의사 간의 높은 접근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편리함 등이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바이러스 대응의 핵심 인력인 의료진의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호주 원격의료 사례

호주에서 원격의료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화상 진료 플랫폼인 헬스다이렉트(이하 Healthdirect)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2012년에 호주 보건부의 투자를 받아 화상 진료를 제공해온 Healthdirect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시기에 이미 안전성이 확보되어 있어 환자와 의료진들이 즉시 이용할 수 있었다. Healthdirect는 현재 Western Australia, Australian Capital Territory, South Australia, Victoria 주 정부의 헬스케어 시스템 소속이며, GP 의료진들은 연방정부의 의료 정책 아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의료진들은 Healthdirect을 통해 고화질 영상으로 환자와 상담하고 의료에 필요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Healthdirect는 지금도 병원과의 협업을 비롯해 환자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2018년에 런칭한 호주의 원격의료 스타트업 코비우(이하 Coviu)는 의료진과 환자를 연결해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Coviu는 코로나19 이후 사용량이 급증해 하루 평균 통화량이 400통에서 2만 5,000통까지 늘었으며, 지난 3개월간 등록된 의료 전문가는 400명에서 1만 2,000명까지 늘었다.

Coviu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환자 정보를 데이터에 저장하지 않고 엔드투엔드 암호화 E2EE(End-to-End Encryption)로 저장돼 개인정보보호에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환자는 쉽고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의료진은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Coviu는 호주 정부의 지원을 받아 PhysioROM(range-of-motion) 프로젝트를 2021년 7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호주는 6월부터 락다운(lockdown) 규제가 조금씩 풀리면서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원격의료의 이용량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격의료는 단순한 화상 진료에 국한되지 않으며 더욱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위해 계속 발전하고 있다. 최근 화상 진료, 인공지능을 활용한 치료, 환자 의료기록, 디지털 대기실, 안전한 데이터 접근 등 모든 기능을 아우르는 all-in-one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우리나라도 원격의료 관련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전문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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