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예측,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중요성 커져
기술 예측,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중요성 커져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6.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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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예측,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안전벨트
백신 패권주의와 개인정보침해 노출 경계해야
과학기술 예측조사의 목적 및 역할에 대한 검토 필요

[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 사태로 세계는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하고 있다. 현재 세계는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어 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그 지역에만 국한된다는 보장이 없다. 코로나19는 중국에서 처음 시작해 유럽을 거쳐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는 아프리카, 남미, 인도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Nassim Nicholas Taleb가 주장한 극히 예외적이지만 한번 발생하면 큰 영향을 주는 ‘블랙스완(Black Swan)’에 빠져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술 발전하고 있으나 우려의 목소리도 커져

한국은 세계가 주목한 진단키트와 환자 동선을 파악하는 첨단 IT 기술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렇듯 기술의 발전은 위험을 완화하는 레버리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재 세계 주요국들이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경쟁에 뛰어든 것도 코로나19가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위험을 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백신 개발에 성공한 국가가 가격이나 공급방침에서 일방적으로 지배력을 갖게 되는 ‘백신 패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백신이 각 나라에 공평하게 배포되지 않고 공급망의 균형이 깨진다면 세계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접촉자 동선 파악을 위한 CCTV, 스마트폰 GPS 추적 등 동선 파악에 필요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정부의 감시체계 아래 전 국민이 개인정보침해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렇듯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만 주는 게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위험에 대응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 발전이 불러올 파급효과를 고려하는 기술 예측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미래 기술 발굴에 초점 맞춰

이제는 기술이 변화하는 시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변화를 미리 알아차리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성장하지만, 현실에 안주하거나 대응 시기를 놓친 기업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핸드폰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가 스마트폰이라는 변화의 바람을 거부하고 몰락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은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또한, 기술 예측은 미래에 주요하게 사용될 기술을 사전에 파악해 이에 대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미래 기술 발굴에만 그칠 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참여하는 가운데 기술이 미치는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가령 영국 서섹스 대학교 과학기술정책연구소의 Ben Martin은 기술 예측을 “경제적,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는 전략적 연구 및 신기술을 알아내기 위해 과학과 기술, 경제, 사회의 장기적인 미래를 조망하려는 체계적인 시도와 이와 관련된 과정”으로 정의했다.

현재 국내에서 수행되고 있는 기술 예측은 대부분 과정보다는 결과인 ‘신기술’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 예측 조사는 ‘과학기술기본법’에 근거를 두고 5년마다 수행되며, 미래 기술 발굴과 델파이 조사를 활용한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으로 얻어낸 결과는 과학기술기본계획의 미래사회 변화 트렌드 분석, 중점과학기술 선정 등에 반영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임현 기술 예측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예측조사는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한 분석과 빅데이터 활용 등으로 추진방법이나 절차를 개선하고는 있지만, 기술의 급속한 발전, 융합적 기술 이슈 확산, 불확실성 증가 등을 고려할 때 과학기술 예측조사의 목적 및 역할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술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이슈와 복잡한 관계에 놓여 있다. 따라서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기술 예측을 토대로 참여하고 소통함으로써 기술과 사회경제적 요인 사이의 합의된 의견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기술 예측의 주된 목적이 미래 기술 발굴에만 치우친다면 ‘과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가치’를 놓치기 쉽다. 즉, 과학기술 예측조사의 역할이 미래 기술 발굴에만 집중되지 않고 기술과 사회경제적 이슈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고,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다양한 정책적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해관계자 간의 활발한 소통으로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을 반영한 기술 예측으로 전환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맥킨지는 불확실성의 수준을 4단계로 구분한 전략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1단계는 불확실성이 낮고 충분히 예측 가능한 미래다. 이 단계에서는 과거 및 현재 상황을 분석해 미래에 적용하는 추세기반의 예측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

1단계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2, 3단계에서는 시나리오 방법론을 활용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추세기반의 단정적 예측보다는 다양한 미래 상황을 고려해 각각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 예측방법은 어떤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기술 예측은 기술의 발전이 초래하는 위험을 예측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서로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 2017년 유럽연합의 산업안전보건청(EU-OSHA)은 2025년까지 정보통신기술과 관련된 산업안전보건 위험이 새롭게 부상할 때 예측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나리오 워크샵을 통해 참여한 이해관계자들은 미래에 발생할 다양한 위험들을 공유하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서로 도움을 주었다.

혹자는 앞으로의 세계가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고 말한다. 기술 발전과 연관된 감염병, 기후변화, 유해물질 등으로 미래위험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 정도는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미래위험에 적절히 대응하는 회복력을 갖춘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술 예측을 활용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전문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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