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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는 글로벌 멘탈 헬스케어 시장···국내 현황은?
몸집 불리는 글로벌 멘탈 헬스케어 시장···국내 현황은?
  • 양원모 기자
  • 승인 2020.06.24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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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5조 2,000억 원 규모로 상승 예상···8년 만에 3배
한국에서도 전문 업체 하나둘, 등장하고 있어
산업 발전 위해서는 보험업계 관심 필요

[바이오타임즈] 글로벌 멘탈 헬스케어 시장이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다. 우울증 환자 3억 명 돌파(2017년 세계보건기구) 등 세계적으로 정신건강 관리의 필요성이 고개를 들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도 멘탈 헬스케어 관련 기업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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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멘탈 헬스케어 선진국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멘탈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약 1조 7,000억 원이다. 네이버의 2020년 1분기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마켓은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이 2025년까지 5조 2,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예정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11.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기관들 역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2020년대 중반까지 5~6조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멘탈 헬스케어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심리적 안정을 돕는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말한다. 명상, 수면 유도, 우울증 치료, 정서 안정 등이 대표적인 영역이다. 세계에서 멘탈 헬스케어 시장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미국이다. 2019년 동명의 명상 앱을 개발한 미국 스타트업 ‘캄(Calm)’의 기업 가치는 1조 원이 넘고 미국 내 멘탈 헬스케어 시장 규모만 전 세계 시장의 50% 수준인 3조 원에 달한다.  

국내 시장은 미국에 비하면 아직 초라한 수준이다. 제대로 된 통계도 없고 넉넉잡아도 수백 억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생각이다. 한 멘탈 헬스케어 전문 기업은 신제품 홍보 자료에서 “국내 멘탈 헬스케어 시장은 (사람들의) 편견, 부담감 등으로 쉽게 개발되지 못하고 있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 느리지만 성장 중

소수지만 국내에도 멘탈 헬스케어를 전면에 내건 중소기업이 있다. 2014년 설립된 옴니씨앤에스(C&S)다. 옴니씨엔에스는 맥파와 뇌파의 생체신호를 측정해 스트레스 해소 및 두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웨어러블 스마트 헬스케어 솔루션 ‘옴니핏 마인드케어’를 개발한 곳이다. 지난해부터 인체항노화표준연구원(HASRI), 뉴아인 등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옴니씨앤에스가 집중하는 분야는 웨어러블 기술이다. 웨어러블 기술은 멘탈 헬스케어 시장에서 상품 출시와 연구가 가장 활발한 분야다. △실시간으로 뇌파를 감지해 명상 몰입을 돕는 ‘뮤즈(Muse)’ △특정 패턴의 빛과 소리를 유발해 통증 완화 및 수면을 유도하는 ‘사나(SANA)’ △뇌 자극과 행동 치료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플로우(FLOW)’ △감정 패턴을 분석해 인지행동치료 및 심리 전문가 상담을 지원하는 ‘필(FEEL)’ 등이 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멘탈 헬스케어 디바이스들이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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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인공지능(AI) 채팅 앱으로 유명한 심심이도 최근 멘탈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심심이는 지난 19일 멘탈 헬스케어 사업화를 위해 자회사 ‘심심이HQ’를 설립하고 박성진 의료경영전문가를 대표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심심이HQ의 목표는 심심이가 전 국민에게 시각적, 공간적 제약 없이 정신건강 도우미가 되는 것”이라며 “비대면 접촉을 통한 심리 치료와 위로, 공감, 우울증 등을 극복할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19년 1월 삼성서울병원과 우울증 환자의 상태와 중증 정도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해 의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디바이스는 손가락 끝에 붙인 피부 전도도 센서를 통해 미세한 땀 같은 생리적 변화를 포착, 우울증 진단과 조기 예측에 도움을 준다. 우울증 환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땀의 반응이 무뎌지는 특징이 있다. 

 

대기업, 의료계도 멘탈 헬스케어에 관심

멘탈 헬스케어가 중소기업, 연구기관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대기업도 흥미를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05년부터 사내 명상실, 심리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2017년에는 경북 문경의 한 폐교를 사들여 임직원 전용 힐링센터를 개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경북 영덕에 1,000억 원을 투자해 임직원을 위한 명상 교육, 힐링센터용 연수원을 만들었다. 이 연수원은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던 3월 초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로 활용되기도 했다. 

의료계에서도 멘탈 헬스케어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꾸준하다. 특히 정신건강은 원격 진료에 무리가 없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다. 해외에서는 이미 원격 진료가 활발하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IBIS 월드에 따르면 미국의 원격 진료 서비스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4.7%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9년 3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IBIS 월드는 앞으로 5년간 미국 내 원격 진료 시장 규모가 연평균 9.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4년까지 4조 5,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 발전을 위해 보험업계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김도연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멘탈 헬스케어 산업은 보험 가입자의 정신건강 예방을 돕고 보험금 지급을 줄일 수 있어 보험사의 관심이 요구되는 분야”라며 “향후 디지털화 및 데이터 규제 완화로 데이터 사용이 용이해지면 생체 데이터를 결합한 정신건강 예방 상품, 서비스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양원모 기자] ingodzo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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