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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 높여…세계 주요국의 정책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 높여…세계 주요국의 정책은?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6.18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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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주요국 백신 확보에 주력
한국, 3대 백신 후보물질 정부 전략 품목으로 지정
영장류 감염모델 실험 돌입

[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 백신 일부가 임상시험 후반부에 진입한 가운데, 세계 각국은 앞다투어 백신 확보를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거액의 개발 자금을 지원해 백신 확보에 나섰고, 이어 유럽도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선점해 전 세계로 공급하는 나라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주도권을 쥐면서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만큼 세계 각국은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경제적 논리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차질 생겨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와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가 창궐했던 시기에도 백신 개발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한 회사들이 임상시험 시행 준비를 마쳤을 즈음 신규 환자가 더는 나타나지 않아 개발이 중단되었다. 물론 투자 비용도 회수하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코로나19 역시 사스와 메르스처럼 지역 감염 확산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을 들여 백신을 만들 명분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코로나19는 전 세계로 퍼졌으며, 아직도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올가을 2차 대유행까지 우려되자 각국의 제약회사들은 태도를 바꿔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백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 지원

미국은 민관이 서로 협력해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안에 임상 3상을 마치기 위해 개발 일정을 앞당기는 제약사도 속속 나오는 추세다. 미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3개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과 핵심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이하 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3상 임상시험 계획을 밝혔다. 7월, 모더나를 시작으로 옥스퍼드 대학교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이 그 대상이다.

모더나는 7월부터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mRNA-1273)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 3상을 시작한다. 임상 대상 인원은 3만 명이다. 모더나는 이번 임상에서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면역 효과는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100마이크로그램 용량의 백신을 사용하기로 했다. 모더나는 이 용량을 기준으로 2021년부터 최대 10억 회가량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을 생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타 제약사보다 임상 일정이 늦은 미국의 존슨앤존슨은 최근 자체 코로나19 백신(Ad26.COV2-S) 임상 1/2a 상의 일정을 9월에서 7월 둘째 주로 앞당겼다. 현재 NIAID와 임상 3상 일정을 논의 중이며, 내년 초에는 환자들에게 백신을 투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유럽 4개국, 4억 명분 백신 공급 계약

지난 6월 13일(현지시각),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와 4억 명분의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임상 단계에서 가장 앞서 있으며, 영국 의약품 건강관리 제품 규제청(MHRA)에서 승인을 받아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공급 계약을 맺은 4개국은 이달 초 백신 확보 과정에서 협상력을 갖추기 위해 ‘포괄적 백신 동맹(Inclusive Vaccine Alliance)’을 결성했다. 유럽 시민이 모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 목표다. 또한, 이들은 백신에 가격을 공정하게 매겨 최빈국들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유럽연합(이하 EU)도 백신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6월 12일(현지시각) EU 집행위원회는 27개 회원국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사전 구매 협상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이를 집행하기 위해 사용되는 자금은 무려 24억 유로(약 3조 2,600억 원)이며, 4억 5,000만 명의 회원국 시민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연말 안으로 백신 생산 목표

지난 6월 16일(현지시각) 중국 바이오기업 시노백은 코로나19 백신인 코로나백(CoronaVac)이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백이 최근 진행한 임상 1/2a 상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결과다. 임상 3상은 통상적으로 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단계다. 코로나백이 이 시험을 통과한다면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된다.

중국은 시노백 외에도 국영 제약사인 시노팜과 칸시노바이오로직스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연구 개발(R&D)를 진행하고 있다. 시노팜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2종을 2021년 초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중국 국가 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임상 승인을 받았으며, 인체 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 중 BBIBP-CorV는 원숭이와 기니피그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항체 생성을 유도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칸시노바이오로직스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해 유전자 재조합 백신(Ad5-nCoV)을 개발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기대 이상의 면역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임상 1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는 임상 2상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 내년 하반기 백신 확보 방침에 개발 속도 높여

한국은 지난 6월 3일 열린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 범정부지원단 제3차 회의를 통해 2021년까지 연구비와 임상시험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해석된다. 정부가 전략 품목으로 지정한 백신은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으로 연내 임상시험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는 3대 후보물질이다.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발할 전망인 가운데 국내에도 충분한 공급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제넥신은 최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GX-19의 국내 1/2a 상 임상시험 계약을 체결했다. GX-19는 지난 3월 제넥신, 바이넥스, 제넨바이오, 국제백신연구소(IVI), 포스텍, 카이스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이다. 제넥신은 임상 1상을 3개월 안에 끝마치고 하반기에는 다국가 임상 2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감염자가 속출하는 나라가 다국가 임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개발 중인 후보 백신은 임상시험 전 동물실험 단계에 있다. 현재는 국립보건연구원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밖에도 정부(국립보건연구원)와 출연연구기관(생명공학연구원, 화학연구원) 등에서 다양한 후보 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는 효능 검증 단계에 있다.

물론 국내 민간기업과 정부의 대응이 한발 늦었다는 평가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6월 15일 기준 국내에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 14건 중 백신은 단 2건에 불과하다. 정부의 투자 규모도 올 하반기 치료제와 백신 임상시험을 통틀어 1천억 원에 그쳤다.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한편 6월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활용되는 영장류 감염 모델을 개발하고, 국내에서 개발한 치료제 및 백신에 대한 효과 검증 실험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밝혔다. 6월에는 치료제 2개, 백신 1개가 신규 영장류 모델 실험 대상으로 선정됐다. 정영웅 과기 정통부 생명 기술과 팀장은 “영장류 감염 모델 실험은 임상 시험을 위한 전 단계로 국내에서는 동물 모델 실험이 처음 실시되는 것”이라며 “세계적으로도 영장류 감염 모델 실험은 네덜란드, 미국, 중국 등에 이어 4번째일 정도로 국내 기술력이 선두권에 있다”고 말했다.

백신은 개발 속도와 시기도 중요하지만,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이다. 치료제의 경우 감염된 환자에게 사용되므로 효과가 있다면 일부 부작용이 있어도 이를 감수할 수 있다. 그러나 백신은 어린아이와 노약자, 일반인 등 모든 사람에게 접종돼야 하는 만큼, 부작용이 발생하면 큰 후폭풍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전문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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