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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의료 산업에서도 핵심 기술로 주목받아
블록체인, 의료 산업에서도 핵심 기술로 주목받아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6.12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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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투명성과 보안성 뛰어나고 사회적 비용도 절감
보건의료 적용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 매커니즘 설계가 중요

[바이오타임즈] 현재 전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로 진입하고 있다. 초연결사회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 없이 다수 간 긴밀하게 연결되는 세상을 의미한다. 초연결사회에서는 정부와 기업을 포함한 어떠한 주체도 독자적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지식 공유, 협업, 투명성 확보, 권한 분산 등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초연결사회에서 핵심적인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Blockchain)이다. 블록체인은 정보 거래 시 중앙 기관을 거치지 않고 P2P(Peer to Peer) 네트워크를 통해 분산 후 관리하는 기술로, 정보가 담긴 블록이 시간순으로 연결되어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사회에서 블록체인은 혁신 기술로서 그 파급력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블록체인, 투명성과 뛰어난 보안성, 사회적 비용절감이 특징

블록체인은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정보를 기록한 장부(Ledge)를 P2P 네트워크에 분산시켜 모든 거래 참가자들이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어 ‘분산장부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이라고도 불린다. 데이터 장부의 복사본을 모든 거래 참여자가 관리하게 되며, 새로운 정보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새로운 거래가 발생하면 구성원들의 동의를 통해 해당 거래를 인증한다.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가 하나의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정보의 투명성이 보장된다. 또한, 정보 하나를 임의로 변경하려면 네트워크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컴퓨터를 동시에 해킹해야 하므로 보안성이 뛰어나다.

또한, 기존의 중앙 집중형 시스템에서는 데이터 관리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을 설립하고 정보를 관리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이로써 3자와의 공증 관계에 필요한 수수료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렇듯 블록체인 참여자들은 분산 제어라는 특징을 활용해 정보를 독점하지 않으면서도 경제적 이익을 분배할 수 있다.

 

의료 부문에서의 적용에는 사회적 합의 등 선결 문제 존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블록체인 기술은 확실히 장점이 많다. 하지만 의료 부문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정보 공유와 활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개인 의료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유지해왔던 규제나 제도를 대폭 수정해야 하는 문제다. 따라서 의료정보를 보유한 병원, 개인, 기관이 해당 정보 공유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보상 매커니즘(Incentive Mechanism)을 설계하는 것이 관건이다. 환자와 병원 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법이나 제도의 변화보다 단위 서비스가 꾸준히 작동해야 한다. 이를 위한 단계적인 적용, 확산의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블록체인은 다른 기술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편이지만, 현재로서는 유전체 정보, 영상 정보, PHR(Personal Health Record) 등 방대한 의료정보를 운용하기엔 여전히 역부족이다. 결국 현존하는 기술구조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데, 온체인과 오프체인으로 구분되는 정보처리의 안전한 작동이 필요하며, 참여자들의 개인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접근할 수 있는 기술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정보 표준화에 문제가 있다. 현재 의료정보 분야에서는 임상 정보 유통을 위해 의료정보 데이터 표준기술 HL7의 임상문서구조(Clinical Document Architecture, CDA)가 등장했다. 이 방식으로 의료기관의 분야와 상관없이 의료정보 공유와 교환이 가능해졌다. 한편, 블록체인의 유통을 위한 정보 저장표준으로 공통 데이터 모델(Common Data Model, 이하 CDM)을 사용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CDM의 경우 의학연구를 목적으로 의료정보를 표준화하면서 원본 정보의 왜곡이 가능하고 CDM으로 정의된 정보만 유통할 수 있다.

현재 블록체인은 3차 병원을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다. 1차 병원으로 확산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의료분야에서 활용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단순히 의학연구만은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심도 깊은 연구가 요구된다.

 

보건의료 부문 블록체인 시장, 연평균 61.4% 성장 전망

의료 업계는 기업에 도입되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활용해 정보 관리, 의료비 청구 및 약물 공급 관리 등을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초기 투자 수익률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보건의료 분야는 2018년 기준 블록체인 기술에 3억 2천만 달러(약 3,854억 원)를 투자했다. 이 투자금은 2022년에는 12억 달러(약 1조 4,445억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2018년 기준 보건의료 분야의 블록체인 기술 수익률은 7,380만 달러(약 888억 원)이었으며, 2022년도의 수익률은 5억 70만 달러(약 6,100억 원)일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까지는 모든 투자금액에 대한 회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손익분기점에 달성하기 위한 보건의료 블록체인 기술의 가속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의료계 종사자가 의료비 청구 관리, 자격증명, 계약 업무 등 일을 처리하는 몇몇 과정에서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초기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해 상업적으로 성공한 일부 사례를 기반으로 보건의료 부문의 블록체인 시장은 연평균 61.4%씩 성장할 전망이다.

보건의료 블록체인 기술 시장의 연간 성장률

출처: Globaldata, Global Blockchain Technology Market in the healthcare Industry, 2018-2022
출처: Globaldata, Global Blockchain Technology Market in the healthcare Industry, 2018-2022

현재 국내의 임상시험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이 시행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뛰어난 의료진과 임상의료기관의 지원, 인프라 확충 등이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임상시험의 70%는 외국 제약사의 신약개발에 집중되어 있다. 만약 국내에 축적된 의료기록을 블록체인 기술로 안전하게 유통해 최적의 임상 후보를 찾아 신약개발의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국내 제약산업은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는 메디데이터의 임상 정보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임상 기간을 평균 6~7년 단축했다. 또한, 임상 3상에 환자 1명당 투입되는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인 사례가 있다. 블록체인이 의료분야에서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의료 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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