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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날파리가 보인다고?” ∙∙∙ 성인 10명 중 7명 비문증 경험 있어
“눈 앞에 날파리가 보인다고?” ∙∙∙ 성인 10명 중 7명 비문증 경험 있어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6.03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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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노화에 따른 유리체 액화현상으로 발생
명확한 원인 아직 밝혀진 바 없어
시간 지나면서 자연스레 완화돼

[바이오타임즈] 날씨가 맑은 날 무심코 하늘을 봤을 때, 혹은 밝은 바탕의 벽을 봤을 때 점이나 날파리, 먼지처럼 보이는 정확히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둥둥 떠다녀 불편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손으로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고 위를 보면 위로, 오른쪽을 보면 오른쪽으로 시선에 따라 함께 움직였을 것이다. 이런 증상을 ‘비문증’(vitreous floaters)이라고 한다.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날파리증’이라고도 불린다.

 

출처: 픽사베이 재가공
출처: 픽사베이 재가공

 

점/선/구름/연기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비문증은 40대 이상 성인 10명 중 7명이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한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본지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비문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2014년 19만 5,483명, 2015년 21만 2,451명, 2016년 22만 2,42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50대가 6만 7,460명, 60대가 6만 8,574명으로 각각 전체 환자 수의 30.2%와 30.7%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비문증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눈은 신체 부위 중 노화가 가장 빨리 진행된다. 비문증은 눈의 노화에 따른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안구는 투명한 조직으로 채워져 있는데 이를 ‘유리체’(vitreous)라고 부른다. 날파리 같은 이물질은 이 유리체에서 생긴 것이다.

유리체는 젤리와 비슷한 고체 형태로서 99%는 수분, 나머지는 섬유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또 망막에 빛을 통과시키고 눈의 모양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유리체는 젤리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액체 상태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유리체의 섬유조직이 뭉쳐지거나 엉기면서 부유물이 생기는데 점, 선, 구름, 연기와 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학계에서는 비문증의 원인을 노화뿐만 아니라 신경성 스트레스, 만성피로, 영향 불균형이나 라식∙라섹 수술 부작용, 백내장 수술 후 눈 속 출혈이나 염증 등 다양하게 꼽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PC 등의 환경에 익숙한 2, 30대 젊은 층에서도 비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요인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력저하나 눈 건강에 큰 영향 없어

비문증은 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기는 증상일 뿐 시력저하의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 학계의 설명이다. 또 시야를 가려 약간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눈 건강에도 큰 영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안과 전문의들은 비문증에 대해 “눈이 느끼는 증상의 일종일 뿐 이것 자체가 질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 한 굳이 치료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누네안과병원 김양재 원장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비문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흐려지거나 그 증상에 익숙해지는 등 자연스럽게 완화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학협회 안과학회지(JAMA Ophthalmology)에 따르면 비문증에 대한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안과 검진을 통해 단순한 노화에 의한 증상이라는 것을 확인 후 이를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문증을 무조건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도 학계의 주장이다. 김양재 원장은 “드물게 망막에 이상이 생겨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눈 앞의 이물질이 커지거나 양이 많아지면 망막열공, 망막박리, 포도막염, 당뇨망막병증 등 다른 안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처: 누네안과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출처: 누네안과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첫 발병 즉시 망막검사 하는 것이 좋아”

이런 안질환이 아니더라도 일부 예민한 사람은 비문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만큼 큰 불편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비문증을 마냥 참으며 저절로 완화되기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된다. 이는 증상을 해결하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안과 정밀검진 후 치료나 수술을 고려해볼 필요는 있다. 대표적인 비문증 치료법으로 야그 레이저(YAG Laser)와 유리체절제술이 있다.

야그 레이저는 레이저에서 발생되는 기계적인 충격파를 이용해 커다란 부유물을 작게 부수거나 흐트러뜨려 증상을 경감시키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안구 속에는 부유물뿐만 아니라 망막과 유리체 등이 있고 이들은 매우 연약하면서도 중요하다. 미국의학협회에 따르면 야그 레이저 치료를 받은 환자 중 90% 이상이 2년 내 백내장이 생겼으며 수술과정에서 망막손상이나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도 있어 학계에서는 이 치료법을 적극 권장하지는 않는다.

유리체절제술은 혼탁해진 유리체를 제거하고 맑은 액체로 바꾸는 수술이다. 동시에 망막에 새로 생긴 혈관과 이 혈관을 싸고 있는 막을 제거한다. 이 수술은 일반적으로 유리체출혈, 황반하출혈, 망막박리, 당뇨망막병증 등의 치료법으로 쓰인다. 또 수술 후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약 한 달 동안 안구 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세수와 목욕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안구에 가스를 주입한 경우 가스가 없어질 때까지 비행기 탑승은 안되며 엎드린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김양재 원장은 “보통 수술 2주 후부터 조금씩 시력이 회복되기 시작해 6개월 정도 지속된다”며 “비문증이 처음 발병되면 즉시 안과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6개월~1년 마다 망막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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