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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엘 “인지재활 집중 통해 VR+치매 시장 선두 기업으로”
지엘 “인지재활 집중 통해 VR+치매 시장 선두 기업으로”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0.06.0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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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매 치료제, ‘예방과 지연’ 효과에 중점
치매 대표 원인 ‘아밀로이드 베타’로 치료 시도
인지재활 시장 이해도-사용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고령화 사회가 심화될수록 치매 발병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출처: Pixabay)
고령화 사회가 심화될수록 치매 발병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출처: Pixabay)

[바이오타임즈] 급속한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치매 발병 소지도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치매 환자 수 통계를 살펴보면, 2015년 38만 명에서 2019년에는 약 43% 증가한 55만 명에 달했다.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곳은 많지만, 연거푸 실패를 맛보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치매 예방을 목적으로 한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등장했다. 한 번 치매에 걸리면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이미 검증된 부분이다. 치매 관련 디지털 치료제의 직접적 효과성은 ‘예방과 지연’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지는 다양한 기술개발을 통해 치매 예방에서부터 치료까지 모든 영역을 포괄할 수 있는 전문 인지재활 장비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처음부터 한결같이 인지재활에 집중하고 있는 지엘(GL)의 김도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실제 사용성 고려한 제품 개발 추진

지엘(Global Laboratory, GL)은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인 이슈인 ‘치매’라는 질병에 맞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추구하기 위한 의미가 담겼다. 또한 바람개비 모양을 모티브로 한 기업 로고에는 ‘지치지 않고 꾸준한 기술발전을 통해 성장해 나가자’라는 뜻이 내포됐다.

지엘의 역사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김도현 대표는 군위보건소에 시범사업을 준비하면서 ’VR(가상현실) 제품을 노약자분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용하기에는 불편하지 않을까,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을 가졌다. 실제 사용자들의 사용성을 고려하지 않았던 기술개발 제품이었기 때문에 노약자분들의 사용성에 대해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실제 시범사업 운영을 하면서 VR을 사용하는 노약자분들이 젊은 층보다 더 몰입하며 가상현실 내 캐릭터와 대화를 하거나 상호몰입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노약자분들이 언제든 쉽고 재밌게 수행하실 수 있도록 완성도 높은 인지재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GL의 시작을 알렸다.

 

지엘의 혼합현실(MR) 기반 인지재활훈련 시스템 'CAVE SYSTEM' (출처: 지엘)
지엘의 혼합현실(MR) 기반 인지재활훈련 시스템 'CAVE SYSTEM' (출처: 지엘)

치매 주원인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 노력

지엘은 인지+VR과 관련한 다양한 영역에서의 연구개발 및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MIT 및 스탠포드 대학의 2019년 논문을 근거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광신경자극을 통한 치매의 주요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감소시키는 연구를 동물실험을 통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본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HMD(Head Mount Display)에서 일정 헤르츠(Hz) 대역의 빛을 발산함으로써 뉴런들의 자극을 통한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치매 치료의 일환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엘은 인지재활 측면에서 개별 로그인에 어려움이 느끼는 노약자분을 대상으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엘은 정맥인식 기술 및 뇌파, 근전도, 심전도 센서인 다원 생체신호+VR을 통한 핸드트래킹 제스처 기술 및 실시간 인지 분석, 콘텐츠 수행에 따른 개인별 심리분석을 통해 훈련 전/후를 분석해 제공한 뒤 관련 의료진들이 추가 처방을 내려줄 수 있는 정도의 훈련성과지표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타 기관과의 협력 사례로 기반 다져

지엘은 지난 2017년도부터 지금까지 총 10여 건이 넘는 국책사업 진행을 통한 기술확보를 진행해 왔다. 올해도 다양한 연구개발사업의 선정으로 제품 상용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있다.

이밖에도 지엘은 현재 대구은행과 함께 기업 IR을 통한 투자 미팅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0년부터 홍보 활동 및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추진하며 여러 매체를 통한 제품 및 기술홍보 활동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또한 VR 국산화를 위해 전문 광학 기업인 ‘파노비젼’과 협력하고 있으며, 생체신호와 관련해 생체신호 전문기업인 ‘바이오브레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협력사와 함께 기술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북대학교 칠곡병원 재활의학과에 제품을 납품하면서 실제 치매 환자들의 제품 사용을 통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수년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인지재활장비 사용의 편리함을 위한 AI 기술 적용을 준비 중이다.


  • Interview | 지엘(GL) 김도현 대표
지엘 김도현 대표. (출처: 지엘)
지엘 김도현 대표. (출처: 지엘)

Q. 사업을 운영하면서 힘든 부분은?

“인재 영입의 경우 올해 총 5명의 추가채용을 진행했으나, 지방 및 스타트업 특성상 고경력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투자유치, 홍보 면에서는 기술방지 대책을 위해 2020년도 이전까지 기술개발 및 특허기술확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결과, 현재 VR+핸드트래킹 관련 총 9개의 특허출원 및 등록증을 확보, 2020년 3월 미국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올해부터는 기술홍보 및 기업 IR 발표를 통한 투자유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Q. 해당 사업에 대해 정부 지원은 어땠나?

“현재 인지재활 관련 정부 지원은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지재활 관련 국책사업 및 식약처의 VR/AR 의료기기등록 가이드라인을 통한 의료기기등록 가능성에 대한 식약처 규제는 세계적인 디지털 치료제 확산과 더불어 보다 완화된 규제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해야만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디지털 치료제의 시장에 진출할 국내 기업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의료 시장에서의 VR/AR 활용은 활발한가

“현재 인지재활 제품들은 2D 영상의 H/W+(조이스틱, 마우스, 키패드)를 이용한 제품 사용에서 3D화된 제품들로 전환돼 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인지재활과 관련한 VR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는 기존 3D광역거점사업에서 2D 영상을 볼 때와 3D 영상을 볼 때 뇌 활성도의 FMRI 촬영을 통해 임상시험을 완료했고 이를 기반으로 3D 영상 관련 VR이라는 H/W를 매개체로 해 인지재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VR 제품 특성인 몰입도와 집중력 향상을 고려한다면, 인지재활 시장만이 아닌 우울증 치료 및 정신질환과 연관된 다양한 시장이 기존 2D 영상 기반 제품을 대처해 나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시장이라고 예측된다. 앞으로의 VR+의료시장은 점진적인 확산을 통한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Q. VR/AR 업체들이 전보다 늘어났는데…

“본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내 주위에 누구도 VR 하던데…’였다. 대부분의 VR+인지재활 회사의 경우 기존 H/W 장비를 그대로 쓰며 별도의 기술 없이 콘텐츠만 개발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이는 수익성과 연관될 수 있다. 지금처럼 VR 시장이 활성화되어있지 않는 상황에서 꾸준한 개발비를 투자하고 연구개발부서를 운영하기에는 큰 비용과 시간적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제품을 판매하고 수익성을 올리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해당 제품들이 단기성 판매 성과로 수익을 창출하더라도 지속적인 제품 판매 및 재사용 등의 부분에서 많은 문제점이 존재한다. 자체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유지보수 문제에서도 기업 이미지에도 좋지 못한 사례일 수 있다.”

 

Q. 타 업체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의학적 검증 기반을 통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위 사례와 같이 빠른 시간 내 제품개발 및 출시, 단기성 수익 창출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위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를 지켜보며 단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특화된 기술을 활용한 제품개발이 이뤄졌을 때 장기적 수익창출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Q. 앞으로의 사업 방향은?

“지난해까지 기술개발 및 특허 확보를 위한 시간적 투자가 이뤄진 기간이라고 한다면, 올해부터는 기존 제품인 ‘CAVE SYSTEM’의 제품화를 통한 사업화에 시간적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의 제품이라도 제대로 된 제품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선점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고 제품 판매 및 판매 후 유지 보수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다.

인지재활 시장의 이해도와 실사용자를 통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추후 장기적 시장선점에 중요한 핵심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어 오랜 시간 축적해 놓은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제품화 및 사업화 진행을 이어 나가겠다.”

 

Q. 올해 목표가 궁금하다

“2020년 가장 큰 목표는 생체신호+VR의 융합을 통한 인지재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해 내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인력 고용 및 연구개발비 확보로 가능성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대표이사 입장에서 개발자가 아닌 기업 운영으로서 핵심역량을 배양해 나가고 전문 개발 인원들은 각자 포지션에 맞는 기술개발을 원활히 진행한다면 올해 목표는 큰 문제 없이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또한 저희와 오랫동안 함께 해온 다양한 기관과 기업 파트너사들의 끈끈한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은 객관적 사고의 중심의 제품으로써 ‘노약자를 대상으로 한 가장 직관적이고 간편한’ 제품이라는 당사 콘셉트에 맞게 상용화될 것이다.”


  • 김도현 대표는…

그는 2013년 국책사업인 3D광역거점지원사업을 시작으로 국내에 VR 시장이 시작되기 전부터 인지재활과 관련된 VR 핸드트래킹 시스템을 연구했다. 경북대학교 전자과 및 경북대학교 칠곡병원 재활의학과 의료진들과 함께 연구개발을 거쳐 개발자 출신으로써 경북대학교 경영학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17년도 포항공과대학교 및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공동 특허 기술인 ‘생체신호연동 가상현실 교육 시스템 및 방법’ 기술이전 및 현금투자를 통해 연구소기업을 설립했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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