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학대학교 송지환 교수,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신경계질환 솔루션 개발에 박차
차의과학대학교 송지환 교수,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신경계질환 솔루션 개발에 박차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6.01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난치성 신경질환인 헌팅턴병의 치료 가능성 발표
헌팅턴병, 뇌졸중 등 신경계질환 줄기세포 이식치료법 개발 위해 노력
유도만능줄기세포, 줄기세포 및 재생 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바이오타임즈] 줄기세포를 이용한 대표적인 난치성 신경질환인 헌팅턴(Huntington's Disease)병 치료 가능성이 발표되었다. 지난달 6일, 송지환 차의과학대학교 줄기세포연구소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 임상등급 신경줄기세포 이식에 의한 치료 효과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 활용이 난치병 치료 가능성을 열어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줄기세포 시장이 앞으로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송지환 교수가 제시하는 줄기세포 솔루션에 대해 물어봤다.

차의과학대학교 송지환 교수
차의과학대학교 송지환 교수

줄기세포 자체가 갖는 안정성 및 효능 입증

Q. 줄기세포로 헌팅턴병 치료 가능성을 최초로 제시했는데, 연구 과정과 결과를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헌팅턴병은 대표적인 유전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보통 35세에서 44세 사이에 발병합니다. 적절한 치료법이 없어 발병 후 15~20년 이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무도증 (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흐느적거리듯 움직이는 증상)과 우울증, 치매 등의 증상이 대표적으로 나타납니다.

저희 연구팀에서 이번에 발표한 결과는, 현재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에 사용 중인 CTX 세포(임상등급 신경 줄기세포)를 헌팅턴병이 걸린 쥐의 뇌에 이식한 후 효과를 조사한 것으로, 이식 후 8주가 지나는 동안 3종류의 운동 검사법을 시행한 결과 대조군보다 운동기능이 30% 이상 유의적으로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이식된 신경 줄기세포는 다양한 신경세포로 분화되어 헌팅턴병으로 인해 손상된 신경조직 복구에 직접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신경세포상처(glia scar)의 감소, 염증반응의 감소, 내재성 신경세포 형성의 증가, 혈관 형성의 증가 등을 일으켜 손상된 뇌 조직을 전반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세포는 만성기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이미 임상 2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포 자체가 갖는 안전성 및 효능이 입증된 상태이므로 앞으로 헌팅턴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적용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히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분당 차병원 신경과의 김현숙 교수팀과 공동으로 임상 적용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의 연구 실적은 어떠신가요?

저희 연구실은 지난 20년 동안 배아줄기세포, 중간엽줄기세포 그리고 지난 10여 년 동안은 특히 유도만능줄기세포 (iPS 세포)를 이용하여 헌팅턴병, 뇌졸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다양한 신경계질환을 대상으로 줄기세포 이식치료법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인 상위 10종의 인간 백혈구 항원 (human leukocyte antigen, HLA) 동형 접합 (homozygous) 유도만능줄기세포주를 개발해 환자맞춤형 면역적합성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한국인 전체 인구의 40% 이상에 적용 가능해 타가이식을 하더라도 면역거부반응이 생기지 않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저희 연구실은 알츠하이머병, 헌팅턴병, 파킨슨병 등 다양한 신경계질환 환자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주를 수십 종 확립해 이를 활용한 질병모델링 및 신약개발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조만간 환자 유래 세포를 활용한 신약 스크리닝 프로젝트를 한국 파스퇴르연구소와 공동으로 착수할 예정입니다.

 

Q.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신경 전구세포가 뇌졸중 전임상 동물 모델에서 어떤 치료 효과가 있었나요?

잘 아시다시피 뇌졸중은 국내에서만 매년 10만 명 이상 발생하고 있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대표적인 신경계질환 중 하나입니다. 뇌졸중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인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제 (tPA)를 투여한 경우 회복할 수 있지만, 만일 이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재활 이외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습니다. 환자는 평생 후유 장애를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줄기세포가 좋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줄기세포를 활용하면 뇌졸중으로 인해 손상된 신경조직이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이번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분화시킨 신경전구세포를 뇌졸중에 걸린 쥐의 뇌에 직접 이식한 후 12주 동안 5종류의 행동분석을 시행한 결과, 신경전구세포 이식 후 3~4주가 지나는 시점부터 쥐의 행동분석에서 15~55% 정도 운동기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신경 전구세포를 이식한 쥐의 뇌경색 부피가 대조군보다 약 30% 정도 감소했으며, 특히 뇌경색으로 손상된 뇌조직이 유의적으로 회복됐고, 이식된 세포가 다양한 신경세포들로 분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식된 신경세포로부터 분비된 성장인자 (growth factor)로 인해 신경세포가 재생되고 신경염증과 조직의 흉터가 감소하는 등 다양한 치료기전을 통해 기능 호전을 확인했습니다.

이 결과는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신경 전구세포가 뇌졸중 전임상 동물모델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어 향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한 뇌졸중 치료제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 연구팀은 현재 분당차병원 신경과의 오승헌 교수팀과 공동으로 임상등급 유도만능줄기세포주 제작 및 이를 활용한 임상적용 가능성을 논의 중입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치료제의 가능성

Q.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저는 앞으로 아이피에스바이오의 지원을 받아 환자맞춤형 면역 적합성 유도만능줄기세포주 연구를 계속할 것입니다. 앞으로 헌팅턴병, 뇌졸중과 같은 난치성 신경계질환을 대상으로 한 임상 적용에 필수적인 GMP 시설에서의 세포치료제 생산, 임상 승인 및 임상시험 등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와 아울러 환자유래 유도만능줄기세포주를 활용한 퇴행성 뇌 질환 신약개발을 위해 high-content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한, 저희 연구팀이 최근 개발한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여러 신경계질환 분화 모델을 활용한 신약개발 및 약효 분석을 보다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Q. 줄기세포 관련 분야는 어느 정도로 유망 한가요?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현재 줄기세포 및 재생 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상으로, 매년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및 투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크게 두 가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는 환자의 세포로부터 제작할 수 있어 이식 시 면역거부반응이 생기지 않아 가장 이상적인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며, 둘째는 특정한 질병을 앓는 환자로부터 제작할 수 있어 해당 질병을 연구하거나, 또는 신약개발을 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환자 유래 iPS 세포를 활용한 임상 적용은 2014년에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마사요 다카하시 교수가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최초로 시도되었지만, 자가 유래 iPS 세포 제작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큰 부담으로 작용되어 2017년 이후에는 HLA-homozygous 타가 유래 iPS 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주로 일본을 중심으로 노인성 황반변성, 파킨슨병, 각막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척수손상과 혈소판 결핍 환자들에 대한 임상시험을 계획 중입니다. 현재 저희 연구팀이 계획 중인 헌팅턴병과 뇌졸중의 경우에는 아직 사례가 없어 만약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 연구자와 국가 차원의 연구인프라 정책 구분 필요

Q. 정부 및 관련 기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정부는 지난 수년간의 논의를 거쳐 첨단재생바이오법을 제정하고 올 하반기에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법이 발효되면 절박한 상황에 놓인 희귀-난치병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면에,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불확실한 신약과 시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줄기세포 학계는 이 새로운 법이 올바른 방향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줄기세포 분야의 국가연구비 지원과 관련해 우수한 개인 연구자를 발굴, 지원하는 정책과 국가 차원에서 연구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책을 구분했으면 좋겠습니다. 영국의 경우, RMP (Regenerative Medicine Platform) 체계를 통해 전국 단위로 분야별 거점 연구센터를 설립해 이를 중심으로 연구역량이 총집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개별 연구자 또는 연구집단의 우수성만 따져 각 기관, 지역별로 연구센터를 많이 만들어 지원해 주고 있지만, 연구자들 간의 유기적인 교류가 거의 없고, 시설 및 자원의 활용도가 떨어지며, 연구비가 종료되면 더 이상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줄기세연구의 발전, 더 나아가 한국 기초과학연구의 발전을 위해, 영국의 RMP 시스템 도입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Q. 국제 유도만능줄기세포 컨소시엄에서 한국 대표로 참여하고 있는데, 올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저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 5년간 국제 유도만능줄기세포 컨소시엄 (Global Alliance for iPSC Therapies, GAiT)의 이사 및 아시아권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만 이사회를 두 차례 개최했으며, 국제 심포지엄을 여섯 차례 개최하는 등 줄기세포 분야의 국제 컨소시엄에서 한국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발언권을 행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저는 한국 줄기세포학회 (KSSCR) 국제위원장 자격으로, 2019 국제줄기세포학회 심포지엄 (2019 ISSCR/KSSCR International Symposium)의 성공적인 한국 유치 및 개최를 주도했습니다. 한-일, 한-중, 한-중-일 3국간의 줄기세포 분야 MOU 체결을 성사시켰으며, 한-중-일 3국간의 아시아 줄기세포-재생 의료 연합체(AASCRM) 결성을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에서 한국을 대표해 임상중개위원회, 국제위원회, 아시아 TF 위원회 등 3개 위원회에 활발히 참가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든 국제행사가 중단되거나 온라인회의 등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이럴수록 국제적인 협력관계를 잘 유지해 한국의 영향력이 계속 발휘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2021년도에는 국내에서 GAiT 심포지엄 및 AASCRM 심포지엄을 대규모로 개최시킬 계획입니다.

 

Q. 2021년 한국 줄기세포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었는데, 향후 계획을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지난 수년간 한국 줄기세포학회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외연을 넓힌 공을 인정받아 2021년도 제11대 한국 줄기세포학회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한국 줄기세포학회가 질적으로, 그리고 양적으로 더욱 성장해 아시아권의 중심, 더 나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는 학회로 발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작정입니다.

최근에 저희 학회는 독립적인 학회사무실을 마련했으며, 사무국 인원도 확충시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입니다. 현재 생명공학 분야에서 줄기세포 연구가 매우 큰 주목을 받고 있으므로, 특히 임상이나 실용화 부문에서 앞으로 한국줄기세포학회의 역할이 점차 증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저는 학회가 더욱 선제적으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줄기세포 연구 및 실용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학회를 중심으로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보다 건설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송지환 교수는...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학사, 석사 학위 취득 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동물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MIT와 하버드 의대에서 포스트 닥을 거쳐 차의과학대학교 의생명과학과 및 의학전문대학원 생리학교실 교수와 ㈜아이피에스 바이오 (iPS Bio, Inc.) 대표이사, 기업부설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또한 한국 줄기세포학회 (KSSCR) 이사, 국제위원회 위원장이며 2021년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