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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혈은행, 국가별 정부차원의 설립과 지원 이뤄져
제대혈은행, 국가별 정부차원의 설립과 지원 이뤄져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5.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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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조형모세포 이식 성공 후 각국에서 제대혈은행 등장
영국, 지침에 따라 6개 의료기관에서만 제대혈 기증 가능
미국, 법 제정 후 제대혈 수집 비용 지원

[바이오타임즈] 제대혈(cord blood)을 통한 조혈모세포 이식은 1988년 프랑스에서 판코니 빈혈(Fanconi anemia) 환자에게 세계최초로 시행됐다. 판코니 빈혈은 신생아기 또는 아동기에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포함한 모든 혈액요소들이 부족해지는 희귀성 유전질환이다. 이후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제대혈 이식의 효용성이 입증됐다.

제대혈에는 조혈모세포와 간엽줄기세포 등이 많아 판코니 빈혈과 같은 각종 희귀성∙난치형 질환치료에 사용된다. 줄기세포치료제 개발기업 메디포스트가 운영하는 셀트리 제대혈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총 505개의 제대혈은행이 있으며 이중 유럽이 193개로 가장 많다. 뒤이어 아시아 99개, 남미 90개, 북미 51개가 있다.  한국의 경우 총 17개의 제대혈은행에서 52만여 유닛(1유닛=25ml)의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보건복지부, 2011년 제대혈은행의 제도적 장치 마련

한국의 제대혈은행은 1997년 삼성서울병원과 가톨릭대학교에 처음으로 설립됐다. 본격적으로 제대혈을 보관하고 이식한 것은 2000년부터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 7월 제대혈은행이 적절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자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는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제대혈보관법)이 의결됐고 이로써 이식용 제대혈의 총 유핵세포 수 기준이 8억 개에서 11억 개로 상향됐다.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하태길 과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제대혈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될 것”이라며 “국가 지원으로 이식용 제대혈의 활용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후생노동성, 다양한 형태로 제대혈은행 지원

영국, 일본, 미국 등의 주요 국가에서는 정부 주도의 제대혈은행의 설립과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영국 HTA(인체조직청, Human Tissue Authority)은 「제대혈은행의 업무에 대한 지침」(Guidance document for establishments working with umbilical cord blood)을 제시하고 있으며 모든 제대혈은행은 HTA로부터 허가를 받아야만 운영될 수 있다. 제대혈 기증은 NHS(국민보건서비스, National Health Service)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은행을 비롯한 6개의 의료기관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일본의 제대혈은행은 JCBBN(일본 제대혈은행 네트워크, Japanese Cord Blood Bank Network)을 중심으로 후생노동성으로부터 다양한 형태로 지원을 받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후생노동성령 제139호 「이식용 제대혈의 품질확보를 위한 기준에 관한 성령(省令)의 운용에 관한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내용에 따르면 이식용으로 보관되는 제대혈은 채취 후 36시간 이내 동결해야 하고 총 유핵세포 수를 12억 개 이상이어야 한다. 보관은 10년 동안 할 수 있다. 후생노동성은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운영비용 65억 엔(한화 약 750억 원), 시설 및 장비 유지보수 비용 19억 엔(한화 약 219억 원) 등 총 84억 엔(한화 약 969억 원)을 지원했다.

제대혈 이식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환자 본인부담금은 없다. 다만 제대혈 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코디네이터에게 제대혈 보관∙관리 및 이식절차에 대한 상담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제대혈 1유닛 당 17만 4,000엔(한화 약 201만 원)의 상담비용이 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박주희 주임연구원은 “일본은 제대혈의 품질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일본 내 제대혈 이식도 활발해 2013년 8월 기준 1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미국, 세계 최초로 제대혈은행 설립

세계 최초의 제대혈은행은 1991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11월 기준 기증제대혈은행에는 21만 유닛이, 가족제대혈은행에는 115만 유닛 이상의 제대혈이 보관돼 있다. 가족제대혈은행에서 제대혈을 보관하는데 드는 비용은 1,300~2,200달러(한화 약 161만~272만 원) 정도로 매해 별도의 보관료 125달러(한화 약 15만 원)를 지불해야 한다. 이들 비용의 대부분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기증제대혈의 경우 정부차원의 지원이 존재한다. 미국은 기증제대혈의 수집을 촉진시키기 위해 지난 2005년 「줄기세포 치료 및 연구법」(The Stem Cell Therapeutic and Research Act)을 제정했다. 이로써 국가가 제대혈을 수집할 때 드는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에 따라 미국 HHS(보건복지부,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는 제대혈 보관량을 1만 5,000유닛 수집하는 것을 목표로 13개의 은행에 1유닛 당 평균 1,100달러(한화 약 136만 원)를 지원했다.

이외에도 주 정부 차원의 정책도 시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UC 데이비스 헬스시스템(UCDAVIS Health System)을 통해 한 번 출산 당 2달러(한화 약 2,500 원)를 추가로 기증제대혈은행에 지원하고 있다. 오리건 주정부는 지난 2009년에 설립한 오리건 제대혈 프로그램(The Oregon Cord Blood Program)을 통해 제대혈의 수집, 가공, 저장에 드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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