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의학계 마지막 미지의 영역 ∙∙∙ 다양한 가설 따른 임상연구 진행 중
알츠하이머, 의학계 마지막 미지의 영역 ∙∙∙ 다양한 가설 따른 임상연구 진행 중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5.20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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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치료제는 아직 없어
신약개발 임상실험 바이오마커로 구분해
알츠하이머병 치료대상 연령 앞당겨지는 추세

[바이오타임즈]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lzheimer’s association)가 최근 발표한 ‘2020 알츠하이머병의 사실과 수치들(2020 Alzheimer’s Disease Facts and Figures)'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이 알츠하이머병이나 관련성 치매로 사망한다. 이는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으로 사망하는 인구수를 합친 것 보다 많은 수치다. 또 이 병을 예방하거나 완전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오는 2050년 관련 사회적 비용은 1조 1,000억 달러(한화 약 1,354조 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밀로이드솔루션 박상훈 이사는 20일 ‘바이오코리아2020’ e-컨퍼런스를 통해 “시중에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알려진 의약품들은 증상을 완화시킬 뿐 병의 진행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며,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년 간 허가 받은 신약 전무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신경계질환이다. 서서히 발병해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주로 최근에 겪은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부터 시작하며, 점차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에 이상을 보이면서 결국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된다.

1907년 독일 정신과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의 논문을 통해 소개된 이후 이와 관련된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박상훈 이사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많은 연구진들이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성공률은 0.4%에 불과하다. 지난 20년 간 허가 받은 신약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박 이사는 “관련 학계와 산업계는 알츠하이머병 임상실패 사례를 토대로 치료대상선정(patient selection), 임상연구설계(clinical study design), 약물디자인(drug design) 등의 이해를 높여 갔다”며, “현재 다양한 학설에 근간을 둔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마커 기반으로 치료대상 환자 구분

알츠하이머병 진단에서는 환자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을 위해 병원에 방문한 환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간단한 신경학적 검사나 인지기능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받는다. 그러나 이 방법은 다른 퇴행성 뇌질환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알츠하이머병 신약 임상 실험에서는 이런 검사에 따라 환자를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 biomarker)로 구분을 짓는다. PET(양전자방출 단층촬영술,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이미징 트레이서와 CSF(뇌척수액, CerebroSpinal Fluid) 바이오마커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 이하 A-베타)와 타우(Tau)가 환자에게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한다. 여기서 A-베타는 알츠하이머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과도하게 생산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지, 후발성 알츠하이머에서 가장 큰 위험요소인 ApoE4(Apolipoprotein E 4)의 단백질 유전형이 무엇인지 등도 확인한다.

미국 FDA(식품의약국)은 지난 2018년 ‘바이오마커 기반의 리서치 프레임워크’(biomarker-based research framework)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 발표 이전에는 환자를 인지기능장애(cognitive impairment),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치매 등으로 구분을 했는데,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A-베타, 타우, 신경퇴행 등의 바이오마커를 따져 환자를 구분하기 시작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임상연구설계, 조발성 단계 환자까지 대상범위 넓혀

임상연구설계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알츠하이머병을 경도(mild), 중등도(moderate), 중증(severe) 단계로 나눠 임상연구를 진행했다면, 최근에는 65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는 조발성(early-onset) 단계의 환자들까지 대상범위를 넓혔다. 박 이사는 “병이 진행된 후에는 약물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그만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알츠하이머병 치료대상 연령이 앞으로 당겨진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업계에서는 초기 치매단계에서 인지기능을 민감하게 볼 수 있는 지표가 가장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례로 일본 의약품 개발기업 에자이(ESAI)는 BAN2401 임상연구에서 ADCOMS(알츠하이머병 종합점수, Alzheimer’s Disease Composite Score)를 새롭게 설계했다. 이로써 초기인지변화(early-cognitive changes)를 확인하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약물디자인, 새로운 가설 토대로 임상연구 진행 중

과거에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해 환자에게서 과도하게 발견되는 A-베타와 타우를 제거하면 된다는 것이 학계의 주된 가설이었다. 그러나 솔라네주맙(Solanezumab), 크레네주맙(Crenezumab), 바피뉴주맙(Bapineuzumab) 등 단량체(monomer)를 갖고 있는 약물들이 임상연구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가설이 필요하게 됐다. A-베타는 단량체(monomer), 소중합체(oligomers), 소섬유(fibril) 등 3가지 형태를 만들 수 있다. 이중 소중합체만이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독성이 있다는 가설이 학계에 보고됐고, 이를 토대로 제약기업들은 A-베타 응집에 대한 항체인 아두카누맙(Aducanumab), BAN2401, 간테네루맙(Gantenerumab) 등의 임상연구를 시작했다.

박 이사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질환 연구는 의학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미지의 영역이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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