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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배양백신, 독감 백신 분야에서 중요성 커져∙∙∙"유정란 방식보다 더 효과적”
세포배양백신, 독감 백신 분야에서 중요성 커져∙∙∙"유정란 방식보다 더 효과적”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5.19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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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배양백신, 전염병 팬데믹 대비 위해 개발
한국, 2015년 세포배양방식 독감 백신 첫 허가

[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 사태는 생활방식 전면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한국의 경우 코로나19의 확진자 수는 점차 줄고 있지만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집단감염 사례 등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해결할 백신이 나오지 않으면 확산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나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과거 감염병에 대한 연구사례를 통해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1팀 박용욱 실장은 19일 ‘바이오코리아2020’ e-컨퍼런스에서 “세포배양백신이 유효성 측면에서 훨씬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독감 백신 분야에서 세포배양방식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원소변이 빈번하게 발생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이로 인해 매년 전 세계 약 10억 명이 감염되고 25만~5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항원소변이(바이러스의 돌연변이로 인해 항원이 조금씩 변하는 현상, Antigenic Drift)가 빈번하게 발생해 사람들은 매년 달라지는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WHO(세계보건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전 세계 인플루엔자 역학조사시스템을 통해 인플루엔자 발생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매해 2월 마다 어떤 바이러스를 백신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등을 공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각 백신제조기업들은 3월부터 9월까지 백신을 만든다. 이후 사람들은 개발된 백신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다.

현재 대부분의 독감 백신은 유정란 제조법으로 만들어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1930년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정란에서 변형됐다는 것이 발견됐다. 1950년대부터 독감 백신은 유정란으로 개발돼 현재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유정란백신’은 말 그대로 달걀 노른자에서 만들어진다. 실제로 유정란백신 제조기업들은 유정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여러 기업과 계약 맺고 달걀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조류독감 등 외부 환경에 의해 유정란 공급에 차질이 생길 때가 종종 있다. 또 백신 제조공정에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하며 알레르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pandemic)이 발생할 때 충분한 양의 달걀이 확보되지 않으면 유정란백신의 생산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세포배양방식, 가격 경쟁력 확보 어려워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된 독감 백신 제조기술이 ‘세포배양백신’이다. 이는 유정란 없이 배양탱크에서 만들어지는데 백신 생산용 세포주의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해 세포은행에서 관리된다. 또 무균으로 관리되는 폐쇄 시스템(closed system)에서 배양공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항생제가 필요 없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 관점에서 볼 때 신속한 생산이 가능해 중요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958년 MDCK 세포(Madin-Dardy canine kidney cells, 개의 신장세포를 변형시킨 것)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배양될 수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보고됐다. 이후 바이러스 연구에 MDCK 세포가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야 독감 백신의 생산을 시도했고 2007년 유럽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2015년부터 해마다 접종되고 있다. 처음 보고서가 발표된 시기에 비해 상업화가 늦어진 셈이다. 이에 대해 박용우 실장은 “유정란 백신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사용돼 왔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가로 생산이 가능했다”며, “반면 세포배양방식은 비싼 원자재 구입과 무균 관리를 위한 비용 등이 필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출처: SK바이오사이언스
출처: SK바이오사이언스

 

유정란 vs 세포배양, “효능차이 증명되지 않아”

최근 여러 보고서를 통해 세포배양방식의 생산이 백신의 유효성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WHO는 지난해부터 유정란 백신주와 세포배양 백신주를 별도로 구분해 배포하고 있으며 백신 제조기업은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를 통해 백신주를 분양 받아 사용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2009년 신종플루를 겪으면서 세포배양방식의 필요성을 인식했고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을 출범해 세포배양백신 개발을 추진했다. 범국가적 지원과 제조사의 연구개발 및 집중투자를 통해 지난 2014년 세포배양방식의 독감 백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세포배양백신 생산이 가능한 나라가 됐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독감 환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유정란백신과 세포배양백신의 효과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백신의 제조방식에 따라 독감을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유정란백신과 세포배양백신 간 효능차이는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중립을 고수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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