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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완치 가능한 치료법 없나? ∙∙∙ “줄기세포 손상 최소화한 치료법 기대”
탈모, 완치 가능한 치료법 없나? ∙∙∙ “줄기세포 손상 최소화한 치료법 기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5.07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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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예방에 초점 맞춘 치료 집중
동종모발이식 가능성 확인, 임상연구 계획 중
항암치료 후 영구탈모, 줄기세포 손상이 원인

[바이오타임즈] 헤어스타일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상을 남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풍성한 머리카락은 동안의 필수요소로도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이 탈모 때문에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이중 42%가 2, 30대 청년층이었다. 탈모는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과 생활 속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탈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의학에서는 탈모 완치가 가능한 신약이나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다만, 약물치료, 모발이식, 줄기세포 치료 등 예방에 초점을 맞춘 치료법에 집중하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약물치료, 탈모 진행속도 늦추는 것이 목적


약물치료는 탈모초기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인데,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처방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 모두 이용된다. 약물치료의 목적은 탈모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대표적인 의약품으로는 먹는 약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Minoxidil)이 있다. 

모낭에는 ‘5-알파-환원효소’(5-alpha reductase)가 존재하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이 효소와 만나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ntestosterone, DHT)으로 바뀐다. DHT는 모낭을 위축시키고 모발을 가늘게 해 결국 탈모로 이어진다. 피나스테리드는 바로 이 DHT의 생성을 억제한다.

5mg 용량의 미녹시딜 정제는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고혈압 치료제로 알려져 있지만 빈맥이나 수분 저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실질적으로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지 않는다. 2~5%의 외용제가 모낭을 자극하고 혈류를 증가시켜 발모를 촉진시킨다. 사용 후 모발이 자라기까지 2개월 이상 걸리며 반드시 두피에만 발라야 한다. 그러나 이 두 의약품은 의학적으로 검증이 됐을 지라도 사용을 중단한다면 탈모가 재발될 수 있다. 따라서 꾸준히 섭취하거나 사용해야 한다.

 


모발이식, 후두부 채취 방법 따라 절개∙비절개로 나뉘어


모발이식도 탈모치료의 한 방법이다. 모발이식은 본인의 뒷머리에서 모낭을 채취해 탈모된 곳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즉, 본인의 머리카락을 심는 것이다. 후두부의 두피에서 모낭을 채취하는 방식에 따라 절개 방식과 비절개 방식으로 나뉜다.

절개 방법은 후두부에서 필요한 모발이 포함된 두피를 절개한 후 봉합하는 방식이다. 반면 비절개 방식은 두피를 절개하지 않고 후두부에서 모낭을 직접 채취한다. 칼을 대지 않기 때문에 흉터와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으며 시술에 가까운 방식이다. 최근에는 비절개 방식을 선호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절개 혹은 비절개 방식 중 어느 한 가지만으로는 채취 가능한 모발 개수에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두 가지 방식을 혼합하기도 한다. 참닥터의원 김주용 원장은 “절개로 인한 흉터나 통증의 부담은 줄이고 비절개로 인한 비용 부담을 조정해 모낭을 채취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두피, 모발, 탈모상태 등을 고려해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모발이식도 탈모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는 “모발이식을 하더라도 모발의 기원이 다르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며 “모발이식 후 앞쪽에는 머리카락이 풍성하게 남아 있지만 뒤쪽은 휑한 이상한 형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물치료와 모발이식을 복합적으로 진행해야 미용면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모발이식은 본인의 머리카락으로만 가능할까. 권 교수는 “다른 사람의 모발을 이식하는 동종모발이식은 장기를 이식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이식 후 면역거부반응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인간화 마우스’에 사람의 모낭을 이식한 실험을 했었다”며 “인간화 마우스의 수명이 대략 1년 정도 되는데 수명이 다할 때까지 무사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실험은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는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줄기세포, 퇴화된 모낭 활성화시켜 세포재생 유도


줄기세포가 현대인의 삶을 바꿀 트렌드로 주목을 받으면서 이를 활용한 치료법도 개발되고 있다. 줄기세포 탈모 치료법은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를 채취해 두피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퇴화된 모낭을 활성화시켜 세포의 재생을 유도하는 원리다. 그러면 모발의 성장이 촉진되고 굵어지면서 탈모가 치료된다는 것이다. 웅선클리닉 홍성재 원장은 “줄기세포의 성장인자(growth factor)는 모근세포분열을 촉진시켜 모발이 자라는 속도를 빠르게 한다”며 “항산화제(antioxidant)는 모낭 주위의 과잉활성산소의 공격으로부터 모낭과 모근 세포를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인자와 항산화제를 병행하면 효과적인 탈모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줄기세포 탈모 치료법은 항암치료 후 영구탈모를 겪는 환자들에게도 모발의 생성을 돕는 열쇠가 될까. 권오상 교수는 지난해 8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항암치료 후 영구탈모의 원인은 모낭 줄기세포의 손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항암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들은 일반 세포보다 빨리 분열하는 암세포의 특성을 이용해 공격한다. 이 때문에 모발처럼 다른 조직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자라는 정상조직까지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항암치료를 받을 환자들에게는 영구탈모에 대한 고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권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항암치료로 정상 조직이 손상되는 일을 최소화하거나 새로운 모낭을 재생시키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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