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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희망의 신호 될까?
세계 첫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희망의 신호 될까?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5.0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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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걸쳐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 본격화
중국, 전세계 7개 백신 관련 임상 중 총 3건 진행 중
렘데시비르, 미국 FDA 긴급 승인 등 중증 환자 치료제로서 기대

[바이오타임즈]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35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코로나19는 아직 진행 중이다. 사망자는 24만 명이 넘었고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돌파한 나라만 7개 국가(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영국, 프랑스, 터키)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19 관련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제 공조를 본격화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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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치료제 141건, 백신 7건 임상시험 진행 중


한편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관련된 약물 중재 임상시험(Drug interventional clinical trials)은 4월 1일 기준 총 148건이다. 이 중 치료제 임상시험은 141건, 백신 임상시험은 7건으로 집계되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가장 힘쓰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7개의 임상을 확보했다. 그 중 선전 제노이뮨 의학 연구소(Shenzhen Geno-Immune medical institute)에서 2건, 캔시노 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s)에서 1건 등 총 3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기존 의약품에 기반한 치료제 임상시험 중에서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로 언급한 클로로퀸(Chloroquine)이 25건으로 가장 많았다. 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말라리아 바이러스 세포가 융합에 필요한 엔도솜 pH(endosomal pH)를 증가시키고 숙주세포 표면 수용체인 ACE2 말단의 당화(glycosyation)를 방해한다. 이러한 과정으로 말라리아 바이러스와 숙주세포의 결합을 막을 수 있다. 다만 최근 미국 FDA가 이 약물에 관련한 부작용과 안전성을 문제 삼아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애브비의 ‘칼레트라’는 클로로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의약품이다. 칼레트라는 후천성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치료제로 바이러스 단백질 분해요소(viral proteases)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한편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총 6건이다. 그중 제약회사 길리어드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총 3건으로 가장 많다.

 


전 세계에 걸쳐 치료제와 백신 개발 본격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4월 30일(현지시각)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백신을 내년 1월까지 수억 개 생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파우치 소장의 초기 예측에 비해 상당히 앞당겨진 일정이다. 이와 관련해 파우치 소장은 자신이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행정부 내 ‘초고속 작전’ 팀의 일원이며,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월이라는 목표에 맞추기 위해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진 유럽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국제 공조 논의를 본격화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던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최근 하루 사망자 수가 급감하여 최근 두 달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보였으며, 중유럽의 슬로베니아는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두 달 만에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EU의 지도부를 비롯한 회원국 정상들은 수십억 유로 규모의 모금 활동을 열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국제적 대응을 약속하는 온라인 국제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독일의 메르켈 총리, EU 행정부의 수뇌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등은 유럽의 주요매체에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는데, 이는 유럽 각국의 모금 활동 참여를 당부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모금된 기금은 국제 보건 기구를 통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감염병혁신연합(CEPI) 등에 전달되며, 분배된 기금은 치료제, 백신, 진단법 등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셀트리온과 협력해 코로나19 치료용 항체 후보를 38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4월 2일부터 질병관리본부 신종감염병매개체 연구에 참여해 1차 항체 후보군 300개 중 항원 결합력이 좋은 106개 항체를 대상으로 두 차례 중화 능력을 검증했고, 이후 38개의 항체를 최종 후보군으로 확정했다고 4월 13일에 밝혔다.

셀트리온이 검증한 중화 능력은 항체와 바이러스를 혼합해 숙주세포에 감염시킨 뒤 항체에 의해 바이러스가 무력화되는 정도를 말한다. 셀트리온은 이 후보군을 토대로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후 인체임상물질을 대량 생산해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효력시험,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독성시험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치료제 개발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목표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임상심사 기간을 대폭 줄여 백신 개발 속도를 앞당기는 데 힘쓰고 있다. 기존에는 통상 30일의 임상심사 기간을 가져야 했지만, 기존 의약품을 기반으로 만든 치료제, ‘약물 재창출’과 관련한 임상시험은 늦어도 7일 이내, 신물질 대상 심사는 15일 안에 끝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美,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 긴급 승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FDA는 지난 5월 1일(현지시각)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승인했다. 정식 허가는 아니지만, 정부 당국의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해가 가장 컸던 유럽도 이제 심사에 착수했고, 국내에서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길리어드가 개발한 렘데시비르는 당초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코로나19 치료에도 효과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전에 있었던 사스와 메르스 등 바이러스 계열 감염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현재 진행 중인 가운데, 렘데시비르는 임상 개발 단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치료제로 인식되고 있는데, ,보통 15일 정도 걸리는 회복 기간을 11일 정도로 줄여준다는 임상시험 예비 결과가 있었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이와 관련해 “임상시험 데이터는 렘데시비르가 회복 시간을 단축하는 데 뚜렷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렘데시비르를 처방한 경우 사망률은 8%로 위약을 처방한 경우의 사망률 11%보다 3%포인트나 더 떨어졌고,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날짜도 4일이나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약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필요로 하는 효소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이는 본격적인 치료제 개발이 시작됐다는 의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렘데시비르의 긴급승인은 정식 사용 승인이 아니다. 오직 중증환자 치료에만 사용할 수 있다. 중증환자의 경우 혈중 산소량이 낮거나 산소치료, 인공호흡기 등이 필요해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FDA가 렘데시비르의 효능이 제한적인데도 사용허가를 내린 것은 마땅한 치료제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또한, 렘데시비르는 메스꺼움과 구토, 식은땀, 저혈압, 심하면 간의 염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FDA는 “이 약을 사용해 나타날 수 있는 위험보다 바이러스를 치료해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복용과 안전 관련 자료를 의사와 환자에게 제공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유럽의약품청도 미국이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렘데시비르의 효과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는 렘데시비르와 더불어 도야마화학이 개발한 신종플루 치료제 ‘아비간’의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 각국에서 렘데시비르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가장 큰 걱정거리는 렘데시비르의 가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약물의 유효성을 측정해 적정 가격을 결정하는 임상경제평가연구소(ICER)는 렘데시비르 10일분의 가격을 10달러(약 1만 2,000원)로 판단했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파악된 환자들의 수요를 고려한다면 실제 가격은 4,500달러(약 548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길리어드의 CEO 다니엘 오데이는 “실험용 항바이러스 약물을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접근 가능하고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CNBC 인터뷰에서 말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부터 렘데시비르 임상이 3건 진행 중이다. 결과는 이달 중순쯤이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입증되면 특례수입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코로나19의 치료제가 현재까지는 전혀 없었던 만큼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의 첫 신약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평가했지만 중증환자 치료에만 사용할 수 있어 제한적인 데다, 부작용에 대한 논란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 코로나 치료제 개발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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