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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집콕’ 문화에 OTT-게임 소비 급증
[코로나19 이후] ‘집콕’ 문화에 OTT-게임 소비 급증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4.29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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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여가 즐기는 방식도 변화
OTT 동영상과 게임 소비 늘고, 극장 수요는 줄어
코로나19 확산 심화로 WHO도 게임 적극 권장

[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 사태로 여가를 보내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극장이나 테마파크, 쇼핑센터 등이 아닌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오디오 북, 영상, 음악 등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요가 늘었다. 이러한 변화로 온라인 동영상(OTT) 및 게임 산업 등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반면 밀폐된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 시청하는 영화관은 관람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반사이익 누린 OTT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줄면서 인터넷으로 영화와 드라마 등 각종 국내외 콘텐츠를 볼 수 있는 OTT 서비스의 이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Nielsen)에 따르면 넷플릭스, 유튜브, 훌루,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OTT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주간 시청 시간은 1,614억 분으로 전년 698억 분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웨이브, 시즌 등은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OTT 업체들이다.

이렇듯 OTT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것은 각 업체들이 스트리밍되는 영상의 품질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동시간대에 수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인터넷 트래픽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OTT 업체들은 재생되는 동영상의 품질을 낮춤으로써 인터넷 트래픽 부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유럽에서의 영상 품질을 낮춘 업체들은 대표적으로 넷플릭스, 구글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등이 있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도 마찬가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중국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시장 전망’에 따르면, 이미 꾸준히 성장 중이던 중국 내 온라인 엔터테인먼트(동영상, 게임, 개인방송, 전자도서 등) 시장은 코로나19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중국 내 OTT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영상 콘텐츠는 숏클립이다. 틱톡(Tik Tok)은 중국 내 대표적인 숏클립 플랫폼으로 코로나19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틱톡뿐만 아니라 중국의 동영상 콘텐츠 시장은 코로나19로 큰 수혜를 입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춘절 기간(1월 24일~2월 6일), 중국의 동영상 서비스 회원의 하루 평균 시청 횟수는 작년보다 무려 74%나 증가했다. 특히 아이치이와 텐센트 등 대표적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의 하루 평균 시청 횟수는 2억 회를 돌파했다.

OTT 서비스의 이용량이 증가한 건 국내도 마찬가지다. 국내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GS네오텍에 따르면 OTT 기업의 2020년 2월 인터넷 사용량은 전월 대비 44% 증가했다. 국내 OTT 서비스 업체인 웨이브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2020년 1월 20일부터 3월 1일까지 스트리밍 시청 시간은 16.4%, 영화 구매량은 1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의 OTT 서비스인 시즌 역시 스트리밍 시청 시간은 14%, 주문형 비디오 구매 횟수는 10% 상승했다.

한편, OTT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의 소비 동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등에서는 드라마, 시트콤, 미드와 더불어 고전 영화의 시청률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0년에 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 2002년에 개봉한 유덕화, 양조위 주연의 ‘무간도’의 시청률이 올랐으며, 2001년에 개봉한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이 인기 콘텐츠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활동이 줄어든 중장년 층의 문화적 갈증으로 해석되며, 이를 계기로 OTT 소비 연령층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OTT 서비스의 구매율이 낮았던 중장년층이 해당 서비스의 편리함을 느꼈고, 이러한 경험으로 추후 전반적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소비행태 변화에도 속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움츠러든 극장가… 6조 원 손실 예상


반면, 전 세계 영화 산업은 6조 원 가량 손실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19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매출은 사상 최고치인 425억 달러(약 50조 4천억 원)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경우만 해도 7만여 곳의 영화관이 문을 닫아 약 20억 달러(약 2조 4천억 원)의 손실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

국내 영화 업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망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간 영화관람객 수는 2020년 2월 2주 차에 252만 명에서 큰 폭으로 하락해 3월 3주 차에는 33만 명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월 기준 영화관람객은 737만 명, 매출액은 623억 원으로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업체인 CGV는 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 3월 28일부터 국내 35개 지점의 영업 중단을 발표했다. 극장 영화 산업의 위기는 밀폐된 공간에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영화관의 특성이 원인인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의 공포로 사람들이 대면 접촉을 최대한 피하게 된 것이다.

 


WHO, “게임으로 코로나19 극복”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게임 업계는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분야 중 하나이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2020년 2월 기준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정도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40억 건 이상의 모바일 게임이 다운로드됐으며, 중국의 경우 앱스토어 내 다운로드 횟수가 62.2% 급증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2020년 2월 한 달간 중국의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는 2019년 연간 평균치 대비 무려 80%가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먼저 시작된 중국에서는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게임 이용량이 많이 늘어났다.

중국 모바일 빅데이터 서비스 업체 지광빅데이터(光大据)에 따르면, 텐센트의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王者耀)는 2018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일간 이용자 수(DAU) 1억 명을 돌파했다. 또한, 텐센트의 ‘화평정영’(和平精英) 역시 지난해 대비 115%나 성장해 일간 이용자 수 6,710만 명을 기록했다 .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오락거리가 제한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시장의 동향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 사이트 앱애니는 국내 안드로이드 게임 다운로드 건수는 2020년 2월 1주 차 1,020만 건에서 4주 차엔 1,510만 건으로 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2020년 2월 4주 차 국내 모바일 게임 이용자의 주간 지출액은 총 9,160만 달러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크지 않았던 2월 2주 차(7,840만 달러)보다 16.8% 증가했다.

반면, 수혜를 입은 모바일 게임 시장과는 달리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PC방의 이용 감소와 더불어 PC방에서 주로 플레이하는 온라인 게임 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다수의 관중이 모여 관람하는 e스포츠 대회는 연기, 취소되거나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5월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를 국제질병분류로 등재하는 데 찬성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WHO는 게임 업계의 반발을 샀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이제는 오히려 게임을 권장하고 있다. 이에 한국게임학회는 “우리는 WHO가 뒤늦게나마 게임의 가치를 인식하고 게임을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캠페인에 동참한 것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초, 중, 고의 온라인 수업이 혼란을 거듭하는 지금 문체부, 교육부, 과기정통부 같은 정부 부처는 온라인 수업의 혼란을 수습할 방법으로 교육용 게임을 수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산업 전반으로 볼 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 실물경제를 지탱하던 금융, 휴대전화 등 주력 산업들이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온라인으로 이용 가능한 동영상 서비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큰 수혜를 받고 있다. 다만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업체들은 늘어난 이용자를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유지해 꾸준한 성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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