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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미디어-서울연구원, 제1회 WEA 컨퍼런스 개최
메디치미디어-서울연구원, 제1회 WEA 컨퍼런스 개최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4.28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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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동아시아’ 주제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논의
인류의 자연파괴가 또 다른 바이러스 불러올 수도 있어
미-중 패권다툼, 코로나19 회복에 달려 있어

[바이오타임즈] ‘제1회 WEA(Watching East Asia) 컨퍼런스’가 27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팬데믹과 동아시아’를 주제로 열렸다. 메디치미디어와 서울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이번 컨퍼런스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팬데믹이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과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정치, 사회, 경제에 일어날 지각변동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박기수 고려대 환경의학연구소 교수,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와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각 주제별로 발제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제1회 WEA 컨퍼런스: 팬데믹과 동아시아’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상을 이끄는 새로운 표준’을 주제로 발제를 했다. (출처: 메디치미디어)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제1회 WEA 컨퍼런스: 팬데믹과 동아시아’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상을 이끄는 새로운 표준’을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출처: 메디치미디어)

 


박원순 시장 “거대한 산업적 전환에 직면”


박원순 시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상을 이끄는 새로운 표준’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K-방역의 힘은 혁신과 연대”라며 “선별진료소 강화, 검사방법 혁신, 집단감염 신속대응단 도입, 병원∙노인요양시설 사수, 시민-지방정부-중앙정부 연대 등이 많은 혁신을 이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우리는 거대한 산업적 전환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 변화는 코로나로 인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비대면 사회는 일상이 되고 재택근무의 확산과 스마트워크, 온라인 영상기술의 발전, 오프라인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박 시장은 “인류의 역사는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ease)로 나뉠 것”이라며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어왔던 규칙들이 부정당하고 재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애요소”라며 “코로나 이후 더욱 더 촉진할 가능성이 많은 포스트 코로나가 극복 과제”고 주장했다. 이어 “완벽한 복지국가로의 전환과 안전한 사람들이 만드는 창조, 그 열매의 새로운 투자로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수 교수 “신종 위험병의 위기는 지속될 것”


박기수 교수는 ‘세계가 직면한 보건학적 위기’를 주제로 발표를 했다. 그는 “현 상황을 ‘바이러스’라는 단적인 모습이 아니라 전체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인류가 사냥을 통해 생계를 이어갔을 때에는 동물과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박 교수는 “농경사회로 넘어오면서 인류는 가축을 키우게 됐다”며 “사람과 동물 사이의 바이러스가 전이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이 때부터 지속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바이러스의 확대∙재생산을 세 가지 조건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사람과 사람이 접촉할 때 감염 가능성을 적게 한다. 마스크 착용하기,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 씻기, 호흡기 증상자와 접촉 피하기 등이 있다. 다음은 감염원을 찾아 완치될 때까지 격리시켜 최대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줄인다. 박 교수는 “한국은 선별진료소, 자가격리 등으로 감염원을 빨리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사회적 거리두기’다. 한국은 지난 3월 23일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시했고 이후 2주 연장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기조는 유지하되 단계적으로 완화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일정 시기 이후 개입하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정 수준만 제한해도 치료도 하고 백신개발까지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신종 위험병의 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대신 위기 때마다 물리적 모빌리티와 디지털 모빌리티를 어떻게 조화롭게 할 것인가 여부가 우리 삶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한국에는 미세먼지가 사라졌고 환경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공기가 깨끗해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감염병도 이 땅을 해칠 수 있지만 인류가 자연을 파괴하면 또 다른 바이러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호 교수 “선진국 기준에 대한 새로운 인식 생길 것”


정재호 교수는 ‘코로나 위기와 동아시아, 그리고 국제질서의 변화’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과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 간 지정학이 동아시아에서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정 교수는 “약 20년 전만해도 여러 학자들이 주권과 국경이 없이 모든 국가가 세계화, 국제화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며 “팬데믹이 국가 간 이동을 금지하고 있어 각 국가의 보호주의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부품이나 소재를 얼마나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가 여부가 중요했다”며 “이제는 이것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교수는 “이번 팬데믹 사태를 거치며 선진국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는 미국과 EU 등 G7 강대국”이라며 “이들이 보건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어 선진국의 기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도 향후 누가 더 코로나19로부터 회복을 잘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가 ‘제1회 WEA 컨퍼런스: 팬데믹과 동아시아’에서 ‘동아시아 경제, 위기인가 재편인가’를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출처: 메디치미디어)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가 ‘제1회 WEA 컨퍼런스: 팬데믹과 동아시아’에서 ‘동아시아 경제, 위기인가 재편인가’를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출처: 메디치미디어)

 


홍성국 대표 “양극화 구제가 가장 시급”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동아시아 경제, 위기인가 재편인가’를 주제로 발제를 했다. 그는 세계경제가 실물경제의 위기를 회복할지, 장기침체로 이어질지 예상해보고 한국은 어떤 방향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지 진단했다.

홍 대표는 “현 상황에서 경제적 수준으로 보면 대공황 시절에 육박할 정도의 흐름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19는 과잉부채 상황에서 발생했고 전 세계적으로 달러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자원이 많아 경쟁력이 있는 국가로 꼽혔던 브라질 조차 국가부도위기에 처했다.

또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로 ‘양극화’를 언급했다. “미국 중산층의 소득이 떨어지고 있다”며 “상위 1%의 전체 자산과 하위 95%의 전체 자산이 비슷해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줄어들고 국가주의 체제가 등장하고 있다”며 “경제적 양극화를 구제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과거와 달리 많은 나라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만 인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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