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21:45 (토)
마이크로바이옴, 식음료-화장품-헬스케어 영역서 100조 원 시장규모 형성 가능
마이크로바이옴, 식음료-화장품-헬스케어 영역서 100조 원 시장규모 형성 가능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4.27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음료 시장, 적용 범위 확장되며 전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성장 견인
맞춤형 화장품의 혁신 소재로도 주목 받아
헬스케어 산업, 맞춤형 영양 계획 설계에도 활용

[바이오타임즈]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비만, 당뇨, 류머티즘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의 질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바이오벤처는 물론 제약, 유전자 분석 등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7~2016년 정부 주도로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2,300억 원) 이상의 연구비가 투자됐으며 최근에는 민간 중심의 투자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업계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and Sullivan)은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이 2019년 811억 달러(한화 약 100조 원)에서 2023년 1,087억 달러(한화 약 133조 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이 활용되는 영역 중에서 식음료, 화장품, 헬스케어 등 3개 시장이 특히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전망. (출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전망. (출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식음료 시장, 유제품 중심으로 시장 형성


마이크로바이옴의 상용화가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식음료 시장이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식료품 시장은 지난해 747억 달러(한화 약 92조 원)를 형성했다. 이 시장은 연평균 7.7%씩 성장해 2023년 1,004억 달러(한화 약 123억 2,000만 원)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스트앤드설리반은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식료품 시장은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 등 유제품 위주로 형성됐다”며 “앞으로는 식료품 외에도 타 영역으로 사업범위를 확장하면서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프랑스 다논(Danone), 미국 듀퐁(DuPont), 스위스 네슬레(Nestle S.A.), 아일랜드 케리(Kerry) 등 글로벌 식음료 기업들을 들은 마이크로바이옴 원재료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 대학교, 연구기관, 스타트업과의 파트너십 체결, 기술력과 특허권을 보유한 기업 인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 바이오 및 제약기업이 프로바이오틱스를 이용해 개발한 유산균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으로 형성됐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유익하게 작용하는 균이다. 장 기능뿐만 아니라 복용 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해결한다. 또 신진대사, 면역체계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근당바이오 ‘락토핏’, 쎌바이오텍 ‘듀오락’, 대원제약의 ‘장대원 네이처 플러스’와 ‘장대원 네이터 치즈’ 등이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화장품 산업, 차세대 스킨케어 제품으로 주목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화장품 시장은 환경오염과 고령화, 웰빙이 소비트렌드로 맞물리면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 마이크로바이옴이 노화방지, 피부 및 모발 관리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등장하면서 피부 면역력을 키우는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 차세대 스킨케어 제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네이처리뷰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Review Microbiology)는 건강한 피부와 그렇지 않은 피부를 대조∙분석한 결과 건강한 피부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이 필수적이라고 발표했다. 이 균형이 깨지는 원인으로는 자외선, 미세먼지, 식단 등 각종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홍콩시티대학(City Univ. of Hong Kong) 패트릭 리(Patrick Lee) 교수는 지난해 열린 ‘랑콤 스킨케어 심포지엄’(Lancome Skincare Symposium)에서 “환경오염이 심한 곳에 사는 젊은 여성의 피부노화 흔적에는 나이가 훨씬 많은 여성들과 비슷한 구성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있었다”며 “환경오염은 피부노화를 가속시키는 대표적 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 김주희 책임연구원은 “마이크로바이옴은 생활습관, 주변환경 등 개개인에 따라 각자 다르다“며, “이로 인해 맞춤형 화장품의 혁신적인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화장품을 포함한 퍼스널케어 시장에서도 많은 응용제품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케어 산업, 개인별 질병 예측 위한 활용에 집중


헬스케어 시장에서는 북미, 유럽 등의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제약기업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소화기질환 치료제 등 신약을, 진단기업은 개인맞춤이 가능한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치료제는 180여 개로 소화기, 감염, 대사질환부터 신경계질환과 암 등 연구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그리고 헬스케어 산업은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질병 예측에 집중하고 있다. 진원온원 이진영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인별로 발생 가능한 질병을 예측하고 맞춤형 영양 계획도 설계할 수 있다”며 “환자의 임상, 식습관, 유전정보 등을 포함하는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등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국가적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이며, 대표적인 융∙복합산업이기도 하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식품, 화장품, 헬스케어 기업은 대학교와 연구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산업간 경계를 넘는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통해 관련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세부적인 지침이 제시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김주희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도 더 늦기 전에 선도적인 R&D 활성화와 투자가 필요하다”며 “근시안적 전략은 지양하고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구축한다면 충분히 한국만의 경쟁력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