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항암제 경쟁 시작되다...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진출 본격화
3세대 항암제 경쟁 시작되다...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진출 본격화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4.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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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암제 시장, 2014년 이후 연평균 9.4% 성장해 2018년 1,490억 달러 규모 형성
화학, 표적항암제 거쳐 ‘3세대 면역 항암제’ 시대 본격화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방암 치료제인 ‘온트루잔트'로 미국 진출 성공

[바이오타임즈] 1943년에 개발된 최초의 항암제 ‘나이트로젠 머스터드(호지킨 림프종 치료)’를 시작으로 항암치료 분야는 꾸준히 성장했지만, 암은 현재까지도 정복되지 않은 질병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 연구개발로 혁신적인 항암제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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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항암제에서 표적함암제를 거쳐 3세대 면역항암제까지 등장


항암제는 개발 시기에 따라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 그리고 3세대 면역항암제로 나눌 수 있다. 항암제 시장규모는 암 환자의 증가와 더불어 신약의 높은 가격 책정으로 인해 2014년 기준 1,040억 달러(126조 5,680억 원)에서 2018년 기준 1,490억 달러(181조 3,330억 원)로 연평균 9.4% 성장했다.

암세포 증식에 필요한 DNA나 관련 효소를 파괴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인 1세대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세포도 공격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또한, 다른 항암제에서도 발생하는 다제약제내성 탓에 제한적인 치료만 가능했다.

이에 미국 의학계는 화학항암제의 기술적인 한계를 인식하고 1971년 국립암연구소(NCI)를 중심으로 암 정복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는 2000년대 이르러 2세대 항암제인 표적항암제를 개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 나타나는 특정 단백질 및 유전자 변화를 표적으로 두고 암의 성장과 발생에 관여하는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표적항암제가 개발된 이후 다수의 암이 치료 가능해졌으나, 여전히 내성 기전 및 부작용 등의 한계가 있었다.

과거에 출시되었던 화학항암제는 대부분 특허 및 독점 기간이 만료되어 제네릭 제품의 기반이 되고 있으며, 표적항암제 역시 일부 단일클론항체의 독점 및 특허 기간이 만료되어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고 있다. 이에 오리지널 개발사들은 매출 감소를 염두에 두고 다양한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현재의 제네릭 시장과 유사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2010년 이후 개발된 면역항암제는 인간의 면역시스템을 활용한 항암제다. 이 항암제는 면역기작에 초점을 맞춰 면역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특정 표적을 두는 것이 아닌 다양한 암종으로 확장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치료제와 병용투여가 가능해 효과가 뛰어나다. 현재 개발된 여섯 종류의 면역항암제는 각 단계의 회피기전을 방해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중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 사멸 단계에 작용하는 항암제로 가장 많은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대표적인 면역관문억제제는 옵디모와 키크루다가 있다. 면역관문억제제와 더불어 면역세포치료제(CAR-T), ADC, 이중항체, 항암 바이러스, 항암백신 등의 치료제가 있다.


4세대 대사항암제 개발 경쟁 본격화...국내 바이오기업도 출사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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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분야의 라이징스타로 불리는 면역항암제는 암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는 달리 인공면역 단백질을 주입해 면역체계를 자극함으로써 면역세포가 선택적으로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최근 5년 사이 20배 이상 성장하면서 ‘3세대 면역항암제’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편,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대사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대사항암제는 대사 작용에 관여해 몸속에 있는 암세포가 성장하고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공급을 차단해 근원적으로 암세포를 소멸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뉴지랩, 하임바이오 같은 국내 업체들도 대사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대사항암제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아지오스가 2017년에 출시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아이드하이파(Idhifa)’뿐이다. 그러나 대사항암제는 암세포 대사 작용을 억제하려고 해도 전이를 막는 건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단점 때문에 암세포의 복잡한 대사 과정을 밝힐 수 있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성공하지 못한 영역인 만큼 국내 바이오 업계가 개발에 성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향후 5세대 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 기법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암세포 변이를 일으킬만한 유전자를 찾아내 제거하는 방식이다. 최근 논란이 된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암 유발 유전자를 교정·치유한다면 궁극적으로는 인류를 암으로부터 해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를 위서는 유전자 정보를 정확하게 판별하는 것은 물론, 위험 인자를 없앨 수 있는 기술의 진보 역시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방암치료제 ‘온트루잔트’ 미국 판매 시작


출처: 삼성바이오에피스
출처: 삼성바이오에피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항암제 시장규모는 2024년엔 2,390억 달러(약 290조 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항암제는 임상 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소모되지만, 수익성이 높아 많은 기업이 개발 중이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은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뉴지랩은 개발 중인 대사항암제의 임상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항암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지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빼면 아직 완제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2016년 인수한 이뮨온시아는 2019년 3월 면역관문억제제 ‘IMC-001’의 국내 임상1상을 마쳤다. MC-001은 암세포 외부에서 면역세포 활동을 억제하는 ‘PD-L1’을 표적으로 삼은 항체 신약이다. 한미약품은 표적항암제 기술 다수를 외국 제약사에 수출해 주목을 받고 있다. 2015년 미국의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폐암과 유방암에 쓰이는 신약 후보물질 ‘포지오티닙’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미약품은 각종 고형암 적응증이 있는 ‘벨바라페닙’과 위암과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오락솔’을 기술수출했다.

한편,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4월 15일부터 유방암 치료제인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온트루잔트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판매하는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허셉틴은 2019년 기분 글로벌 매출 약 7.2조 원을 기록했으며 미국 시장 매출이 전체의 약 45%를 차지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온트루잔트를 허셉틴의 기준 가격보다 약 15% 저렴하게 출시해 조기 시장 진입의 활로를 뚫고 있다. 또한, 품질 관리 역량과 유럽 시장 등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온트루잔트는 최근 미국 FDA로부터 420mg 대용량 제품의 판매를 승인받은 바 있다. 이는 기존의 150mg 제품과 함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 글로벌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마케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사장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첫 항암제를 선보이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 향후 미국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 의약품의 접근성을 높이는 바이오시밀러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당사 제품을 통해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 혜택을 누릴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11월에는 전이성 대장암, 비소세포폐암 등에 쓰이는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SB8`을 개발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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