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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모니터링, 당뇨 및 만성질환 환자 대상으로 빠르게 성장
원격 모니터링, 당뇨 및 만성질환 환자 대상으로 빠르게 성장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4.1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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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당뇨 인구 4억 2,500만 명에 달해
한국도 '제1형 당뇨병 환자 재택 의료 시범사업' 진행
미국 원격건강관리 시장, 올해 3조3,148억 원 규모 전망
[바이오타임즈] 최근 만성질환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그 원인이다. 국제 당뇨병 연맹(IDF)에 따르면 한국의 당뇨병 환자는 501만 명으로 성인 7명당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당뇨병을 앓는 인구가 해마다 증가해 2017년 기준 세계 당뇨 인구는 4억 2,5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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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2022년까지 '제1형 당뇨병 환자 재택 의료 시범사업' 진행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원격 모니터링이 주목받고 있다. 원격 모니터링은 만성질환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원격으로 혈압과 혈당 등을 관리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환자들은 병원 밖의 환경에서 디지털 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한 의료 데이터를 병원으로 전송해 의료 전문가에게 검토받고 이에 따른 적절한 진료나 권고안을 조언받을 수 있다.

해외 의료계에서는 이미 원격 모니터링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9개 유럽국가의 연구팀은 2010~2013년 당뇨 및 만성질환 환자 대상으로 한 ‘리뉴잉 헬스(Renewing Health: 건강갱신)’라는 이름의 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해 “환자가 자기 몸의 수치를 잘 관리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냈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자신의 혈압과 혈당을 기록하도록 하고 수치가 높아지면 ‘위험하다’라는 알림을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환자가 건강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었다. 2018년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김은기 교수팀은 당뇨병 환자 172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혈당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는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 그룹이 경과가 더 좋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환자에게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 시간을 늘리고 약을 빼먹지 말고 드시라”는 식의 충고를 보내면 자칫 현행 의료법에 어긋날 수 있어 적극적인 원격 모니터링은 어려운 실상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2022년까지 ‘제1형 당뇨병 환자 재택 의료 시범사업’이 시작되어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분비되긴 하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지만, 제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사업의 대상자는 인슐린의 투여가 반드시 필요한 제1형 당뇨병 환자 중 시범사업 참여에 동의한 환자로, 의사가 질환 및 치료 과정 등에 심층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자가 혈당 측정법과 인슐린 투여법, 기기 사용법 등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환자 혹은 보호자와 비대면 상담을 통해 환자의 혈당 변화 및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진료실에 앉아서 환자들에게 진단하고 약을 주는 정형화된 치료의 시대는 갔다. 만성질환은 일상생활 속에서 변화가 필요하므로 이에 맞춰 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 학회와 정부가 더욱 협력해 당뇨병 치료의 근간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언급했다.

 


美, 병원 81%가 원격건강관리 시스템 사용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전 세계 의료계에서는 원격 모니터링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탠퍼드 대학 의료진이 2016년 3월 발표한 연구가 주목할 만하다. 최윤섭 박사가 집필한 '디지털 헬스케어(2020)'에 따르면 이 연구 과정은 데이터 측정-데이터 통합-데이터 분석에 이르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3단계’가 잘 구현되어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먼저, 이 연구에 참여한 당뇨병 환자들은 복부에 부착하면 센서가 5분마다 혈당을 측정하는 덱스콤의 연속혈당계로 혈당을 측정한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는 아이폰의 덱스콤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된 후, 아이폰 내부에서 다시 애플 헬스키트 플랫폼에 저장된다. 최종적으로 이 혈당 데이터는 에픽시스템즈의 애플리케이션을 거쳐 스탠퍼드 대학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으로 전송된다.

이 과정은 원격으로 전송받은 혈당 데이터가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으로 자동 전송되어 의료진의 진료 프로세스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존의 다른 연구들과 차별화된다. 해당 논문 저자들은 “이번 연구는 환자들이 널리 사용하고 있는 기기와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데이터가 병원의 전자의무기록까지 자동으로 통합되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논문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미국의 병원 중 81%는 하나 이상의 원격건강관리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3개 이상 사용하는 병원도 절반이 넘는다. 시스템 사용 용도는 환자모니터링(34%), 기초관리(28%), 심장 관련(11%), 소아과(9%) 등으로 다양하다.

코트라 뉴욕무역관 장용훈 조사관은 2013년 2억 4,000만 달러(한화 약 2,811억 원) 규모였던 미국 원격건강관리 시장이 2018년에 19억 달러(약 2조 2,255억 원), 2020년에는 28억 3,000만 달러(약 3조 3,148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장용훈 조사관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층의 재택 진료 및 건강관리 니즈가 증가했다. 모든 연령층에서 컴퓨터, 모바일기기 사용 능력이 향상한 것도 시장 성장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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