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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약주권' 쟁취에 뛰어든 한국 기업들
코로나19 '신약주권' 쟁취에 뛰어든 한국 기업들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20.03.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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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치료제 강자 셀트리온, 하반기 임상목표…바이오니아, RNA 신약개발 중
줄기세포업체들도 '사이토카인' 억제효과 기대, 팬데믹 막는 '백신' 개발도 시작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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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전세계적으로 매서워지면서 '코로나19' 치료용 신약 개발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각자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해 코로나19 유행 종식에 적잖은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신약개발 산업은 아직 변방에 있지만,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참에 '신약 주권'도 잡겠다는 각오도 비쳐진다.

◇항체 치료제 전문 셀트리온, 변이없는 '코로나19' 표적 찾을까

국내 기업들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신약개발 추진 사실을 알린 셀트리온은 국내 확진자 혈액을 얻어 현재까지 치료 후보물질 '항체' 300종을 확보한 상태다. 이 중 가장 강력한 항체 후보를 검증해 오는 7월말 임상시험전까지 약물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23일 웹캐스팅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 가장 핵심적인 허들을 넘었다"며 "곧 질병관리본부, 충북대학교 연구소와 같이 가장 강도 높은 항체를 찾는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어 "세포주 개발, 생산 공정 등의 항체 치료제 개발 경험을 통해 최대한 임상 진입을 앞당길 것"이라며 "건강한 사람에게는 단기 예방 효과, 중증 환자에게는 항바이러스제와의 병용을 통한 치료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셀트리온은 변이가 일어나지 않는 바이러스 부위를 표적으로 삼는 항체 개발에 나설지가 관전 포인트다. 코로나19 신약물질이 개발됐더라도 바이러스 변이에 지속적으로 치료효과를 낼 수 있어야 사실상 완전한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같은 가능성은 앞서 셀트리온이 개발에 나선 종합 독감바이러스 신약물질 'CT-P27'을 통해 투영되고 있다. 'CT-P27'은 2개 항체로 이뤄진 복합 항체 신약물질이다. 이 항체는 독감 바이러스의 표면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의 '축(stem)' 부분에 결합해 바이러스 유전체가 주변 세포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 '축' 자체는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CT-P27'은 독감바이러스의 변이와 상관없이 치료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셀트리온이 내세워 온 강점이다. 'CT-P27'은 임상2상을 마친 상태로 글로벌 임상3상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뮨메드사 역시 항체 신약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인자 'HzVSF'다. 이뮨메드는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 6명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목적 승인을 받아 'HzVSF'를 투약한 결과, 어느 정도 호전 상태를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사용목적 승인은 뾰족한 치료제가 없는 응급상황에서 개별 의사의 요청으로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임상시험 중이거나 그 이전이라도 가능하다.

다만 'HzVSF'는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세포실험 결과가 없어 연구가 본궤도에 오른 상태는 아니다. 회사는 관련 세포실험 추진을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임상시험 등 계획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니아 '코로나19' 변이와 무관한 RNA 신약개발 도전

바이오니아는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인 써나젠테라퓨틱스와 함께 '코로나19'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siRNA' 기반 기술의 신약물질을 개발 중이다. siRNA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기본 유전체인 RNA를 인식해 이를 분해하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바이오니아는 바이러스 게놈분석을 통해 지난 12일 신약 후보물질 480종 합성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약효 탐색을 거쳐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과가 있는 후보물질을 4월 안에 찾은 뒤, 써나젠테라퓨틱스가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보통 사람을 감염시킨 바이러스는 체내에서 분열(복제)시, RNA 증식에 따라 체내 면역물질을 과다분비하는 '사이토카인 폭풍(과다 염증반응)'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게 문제가 된다.

siRNA 치료제도 이러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기술은 영장류를 포함한 비임상시험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이 유발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바이오니아는 이미 미국 등 주요국가에 관련 물질특허를 취득해놨다. 특히 RNA 치료제는 바이러스 유전체 여러 곳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어,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줄기세포 개발업체들 '사이토카인 폭풍' 억제 기대

SCM생명과학과 강스템바이오텍도 각 사의 최대 플랫폼 기술인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SCM생명과학은 지난 24일 인하대병원과 줄기세포 신약물질 ‘SCM-AGH’에 대한 '코로나19' 중증 환자 대상 연구개발과 임상 업무협약을 맺었다. 

SCM생명과학 관계자는 "현재 별도 임상 중인 동결형 줄기세포치료물질 SCM-AGH는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NF-γ, IL-1β, IL-6) 수준을 낮추고 항염증성 사이토카인(IL-4, IL-10) 분비를 유도해 전신성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치료 기전을 갖는다"면서 "코로나19처럼 사이토카인 폭풍이 동반되는 질환에 광범위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강스템바이오텍도 지난 20일 식약처에 '코로나19'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한 줄기세포치료물질 ‘퓨어스템 RA’의 치료목적(영남대병원) 사용승인을 신청했다. ‘퓨어스템 RA’는 현재 강스템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류머티즘 관절염 신약물질이다. 기존 연구를 통해 ‘퓨어스템 RA’가 폐렴 유발 대식세포의 분화와 활성을 억제하고 사이토카인 분비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보고, 코로나19 확진자의 사이토카인 폭풍과 림프구감소증에 대한 치료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카이노스메드는 최근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가 '코로나19' 치료용 임상에 들어간 신약물질 '렘데시비르'와 비슷한 자체 연구 화합물을 통해 항바이러스 효능 검증에 들어갈 계획이다.

◇백신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GC녹십자 시동…신라젠도 뛰어들어

백신은 바이러스 감염을 사전에 차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팬데믹(세계 대유행) 현상을 막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국내 대표적인 백신 명가 두 곳이 동시에 시동을 걸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코로나19' 등 신종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개발 플랫폼 기술 확보에 나섰다. 앞으로 개발할 신종 바이러스 백신의 생산, 공급, 상업화 과정을 위해 국내외 유관기관들과 업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달 중순 질병관리본부의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 과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원 연구비는 1억원으로 연구기간은 계약 후 10개월 이내다.

아울러 지난 2009년 크게 유행했던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의 주역인 GC녹십자도 백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항암신약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신라젠도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신라젠은 자체 보유 '백시니아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항암제를 개발 중이지만, 이 바이러스 투약을 통한 체내 면역력 증강 원리로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백시니아 바이러스는 와이어스, 웨스턴리저브, 코펜하겐, 리스트, 앙카라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신라젠은 이 중 백신으로 가장 적합한 종을 선별한 뒤, 항원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라제는 현재 6주일 내로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 백신물질을 만들어, 비임상(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최근 미국 내 한 군병원과 임상 진행을 위한 협의를 마쳤다. 또 임상 승인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논의 중이다. 

아울러 안전성을 더욱 기반해 12주일 내로 개발하기 위한 전략도 세워놨다. 이 전략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첫 번째 전략 개발물질보다 체내 면역활성도가 조금 낮아지기 때문에 과도한 면역활성 부작용은 더 줄일 수 있다는 게 신라젠의 설명이다. 따라서 기저질환자나 노인에게 더 적합한 백신이란 얘기다.

신라젠 관계자는 "백시니아 바이러스의 다양한 변경과 생산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다른 기업들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사출처_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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