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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분석] BGI(华大基因)의 험난했던 IPO 사례
[中기업분석] BGI(华大基因)의 험난했던 IPO 사례
  • 박정윤 전문기자(변호사)
  • 승인 2020.03.09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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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I 2012년 부터 시도된 IPO,
1번의 실패, 1번의 중단 끝에 2017년 간신히 성공해

[바이오타임즈] 중국의 증시상장은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상장기준이 높을 뿐 더러, 상장심사에 소요되는 시간도 통상 1-2년에 달한다. 심지어 더욱이 중국정부는 외국투자 기업의 국내 메인 증시상장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외국계 투자회사의 투자를 받은 일부 중국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홍콩에 레드칩으로 상장하거나, 아예 VIE 구조를 이용하여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식을 택할 수 없었다. 중국에서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느냐, 해외에서 조달하느냐 양자 택일을 해야 한다.

또한, 중국의 외국인 투자법령에 의하면 유전체 산업에 외국인 투자가 금지된다. 외국 투자를 받을 경우 해당 기업은 중국에서 유전체 사업 진행은 어렵다. 중국 본토증시 상장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다 보니 중국유전체 기업은 정책의 제한으로 인하여 외국의 투자를 받을 수 없다. 결국 IPO를 통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안전한 방법은 오로지 중국 증시 상장밖에 없다.

 


유전체 1위 기업, 2012년부터 시도하여 2017년 간신히 IPO 성공하다


BGI가 업계 선두주자로 중국 유전체산업의 텐센트라 불리지만 상장순서에서는 1등이 아니다. 유전체 기업 상장 1호는 DAAN GENE(达安基因)이다. 진단시제 제조기업으로 2004년에 상장했다. BGI 역시 상장을 위한 노력을 하였으나 쉽지 않았다. 2012년부터 시작된 BGI의 시도는 1번의 실패와 1번의 중단을 거쳐 2017년이 지나서야 간신히 션젼증시에 과학기술 벤쳐중심의 증시인 창예반(创业板)에 상장하는데 성공한다.

2012년 BGI는 자회사 BGI Tech(华大科技)는 홍콩에 IPO를 하고, 다른 자회사 BGI Medical(华大医学)는 중국에 IPO를 하는 투 트랙 IPO 전략을 계획하였던 적이 있었다. 국내 증시보다 홍콩 등지에서 자금조달이 훨씬 수월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렇게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로컬기업을 “레드칩” 이라 부른다. 우량주를 뜻하는 “블루칩” 에서 중국의 상징인 붉은색을 따서 만든 신종용어이다.

다만 이러한 계획은 좌절되었다. 자회사 BGI Tech의 실적이 부진에 따른 흥행하지 못한 것이 주 이유였다. BGI Tech의 주식 42% 를 VC들에게 매각하면서 조달한 자금으로 미국의 유전체기업 Cmplete Gonomics를 1억 1,800만달러를 주고 합병하자, 미국의 최대 유전체 기업 Illumina사가 공급하는 유전키트의 가격을 인상하는 동시에 최신 시퀀싱 진단기기를 팔지 않으면서 BGI의 경영부진이 야기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투 트랙 계획을 포기한 후 다시 두 회사를 합병시키고 중국 IPO만을 시도한다.

출처: BGI 공식 홈페이지
출처: BGI 공식 홈페이지

2015년 5월 홍콩상장을 포기선언을 한 BGI는 좌절하지 않은 채 2015년 8월경 션젼증시에 상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공표한 후, 같은 해 12월 상장신청서를 션젼 증권감독위원회에 제출한다. 기존의 투자사 들의 EXIT 요구 및 향후 성장자금을 수혈 받기 위해서는 IPO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영상태가 회복된 2016년 당시 BGI의 총자산은 42.3억(위안), 총부채는 7.78억, 영업이익 17.11억, 순이익 3.5억위안을 기록하였다. 2015년 영업이익은 13.1억 위안이었다. 2016년 기준 BGI의 주 수입원은 유전체검사, DTC, 비침습적 산전검사 였다. 약 9억 3천만 위안으로 전체 수익의 54%가 이곳에서 나왔다. 2014년도에 31.7%에 비하면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다. 연구개발 프로젝트 수익은 3억 2천만 위안(19.3%), 시약판매 및 고등 유전체검사 항목에서 3억 8천만 위안(22.5%), 기타 약물개발 에서 6천만 위안(3.5%) 였다. 중국 바이오시장 성장에 따른 준수한 경영실적이었다.

 


2016년 11월, 상장심사 중지, “신청서 내용불비로 심사속행 불가”


그러나 의외로 상장 준비가 미흡하였는지, 2016년 11월, “신청서의 내용 불비로 인한 심사 속행 불가” 라는 답을 받고 중단되었다. IPO실패는 기업에게 타격이 적지 않다. 미숙한 IPO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의 불안감 및 향후 기업이미지에 타격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인지 BGI측은 일부 주관기관의 인원 변동으로 불가피하게 심사중지 절차를 밟았다고 해명하였으며, 관련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다시 재개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 말했다.

2017년 3월, BGI가 신청서를 보강한 후 심사재개가 되었다. 상장심사를 맡은 증감회에서는 총 59개의 질의를 보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질의로는 주주관계 복잡에 따른 회사 독립성 문제가 있다. BGI는 2012년부터 약 20차례가 넘는 주주재편과정을 거쳐왔다.

심사 당시 BGI의 주주는 43명, 그 중 제 1주주는 BGI Tech(华大科技)로 간접지배 주식까지 포함하여 총 1억 5천 2백만 주 보유하고 있다. 총 발행가능 주식 수에서 약 42.4%의 지분을 보유한 셈이다. 제 2주주는 BGI투자(약 18.5%)이고, 제 3주주는 모 로컬 VC(약 10%)이다. 제 4 주주는 보험금융사인 중국런쇼우(中国人寿)이다. 2015년 투자로 VC와 중국런쇼우사로부터 20억 위안을 받았다.

 


2001번째 기업으로 창예반에 상장 성공, 약 3천억원 자금 조달 성공


결국 심사를 통과 7월경에 상장에 성공하였다. 션젼 증시에 들어온 2001번째 기업이다. IPO상장성공으로 BGI는 약 4천만 주의 주식을 발행함으로 총 17.32억 위안(약 3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하였다. 2017년 7월 상장 첫날 당시 BGI의 주당 가격은 13.64위안이었고 상장 첫날 주가는 44%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고가격은 261.99위안이며 2020년 현재는 86.42 위안에 머물러 있는 중이다.

이처럼 유전체산업에 대한 중국정부의 외국인 투자제한 정책과 맞물려, 중국의 로컬 역시 기업성장전략에 고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전체 대표기업 BGI가 자본조달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IPO를 시도했고 또 수 차례 시행착오를 겪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주고있다.

바이오타임즈= 박정윤 전문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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