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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분석] 유전체산업의 텐센트, BGI(华大基因)의 굴기(1)
[中기업분석] 유전체산업의 텐센트, BGI(华大基因)의 굴기(1)
  • 박정윤 전문기자(변호사)
  • 승인 2020.03.0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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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전체업계 최고 최대의 기업 BGI(華大基因)의 시작은 연구기관
중국의 국제 유전체 프로젝트에서 최대기업으로 성장시키기까지
BGI 홈페이지 캡처화면
BGI 홈페이지 캡처화면

[바이오타임즈]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1위 검색포털 바이두의 운영사는 텐센트이다. 션젼에 위치한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2017년 한 때 5000억 불(약 542조원)을 돌파하며 한때 션젼의 기업의 시가총액이 상하이의 시가총액을 뛰어 넘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션젼에는 텐센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 최고의 유전체 회사인 BGI가 위치 해있다. 중국에서 BGI는 유전체 산업의 텐센트라 불릴 정도로 중국 유전체 발전의 상징적 존재이다.

BGI 현재 명실상부한 중국 최고, 최대 규모의 유전체 기업이다. 중국어 명칭은 华大基因이지만, 영어 명칭은 BGI(Beijing Genome Institute)이다. 왜 션젼에 있는 회사의 영문 명칭이 베이징으로 시작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원래 BGI의 모태는 기업이 아닌 베이징에 있었던 유전체 연구소였다.

 


국가프로젝트로 창립된 연구소에서 민간기업 까지


1999년대 전세계 바이오 선진국 들이 인체게놈지도완성을 위한 프로젝트였던 인간게놈 프로젝트에 중국은 베이징 게놈연구소(BGI)를 설립하면서 까지 참가하였다. BGI는 유전자해석의 중국부분(1% 기여)에 참가를 시작으로, 국제인류게놈지도 프로그램 참가(10% 기여), 벼의 게놈지도 프로젝트, 양계의 게놈지도 프로젝트, 중국의 염황 1호 프로젝트 등의 다수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또한 SARS 유행 당시 민간 연구소로 가장 빨리 바이러스 샘플을 분석해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다수의 정상급 논문을 작성하여 국내외의 많은 인정을 받았다. BGI가 발표한 논문 수는 총 2,797여개에 달한다. 이 중 일부는 네이쳐나 사이언스에 등재된 적이 있다. BGI 주장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 까지 약 이틀에 한 개꼴로 논문이 발표되고 있으며, 그 중 95%가 SCI에 수록된다 한다.

중국 정부의 노력으로 태어났던 BGI는 단순한 연구소를 넘어 성장의 분기점을 만나게 된다. 연구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의 변화이다. BGI의 “생명의 오묘함을 풀어내고, 산업의 새로운 장을 쓰며, 훌륭한 인생을 체험한다(解读生命奥妙,谱写产业华章,体验精彩人生)” 기업 가치관의 체현이다.

이전 지역 선정에서 쑤저우 시가 토지 등을 제공하는 등으로 BGI 입주를 유혹했지만 션젼의 제안이 더 컸다. 실제로 션젼 시는 3년간 6천만 위안의 보조금과 15억 달러에 대한 신용보증까지 제공했다. BGI는 2007년부로 창립자가 되는 일부 연구원들의 결정으로 베이징을 떠나 기업 활동이 자유로운 션젼에서 华大基因이란 이름으로 정식 설립하였다.

이렇게 BGI는 민간기업으로 유전체산업에 진출하였다. 다만 연구소가 모태이다 보니 BGI는 연구소이며, 민간기업이기도 하고, 인재배양기관 등의 성격을 모두 가지는 특징이 있다.

BGI는 연구사업 외에도 유전체 진단의 핵심인 염기서열 진단설비 제조 및 유전체 진단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정밀의료 관련된 액체생검 부분에서 기술적, 규모면 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액체생검이란 기존의 신체 조직절개 없이 혈액이나 타액 등을 이용하여 유전체를 진단하여 질환이나 태아 발달장애 등을 검사하는 기술을 말한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민간 유전체 기업이 액체생검에 규제가 없어 연구개발 능력이 있는 기업들이 급속도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400만이 받은 비침습 산전검사, 24종 암진단 등 다양한 상품 선보여


BGI의 주력상품은 액체생검의 일종인 산모 혈액을 이용한 비침습 산전검사(NIPT)로 산모의 혈액 3-5ml를 채취하여 혈액 속 유전체를 통해 태아의 유전병이나 기형 등을 분만 전에 분석하는 기술이다. 얼마 전 까지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이 있던 중국에서 이러한 제품이 각광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액체생검은 채집 및 배송에 걸린 시간을 제외하면 분석부터 결과 통지까지 약 15 업무일 이면 가능하다. 이미 5백만이 넘는 산모들이 검사를 받았다. 그 외에도 임신전 질병 및 기형유전자 보유여부 검진, 암종양 검진(24종 암 진단) 등도 있다. 이러한 임상검진은 900만명이나 된다.

이렇게 채집한 자국인 유전체를 보존하기 위해 세계에서 4번째로 국가급 유전자뱅크 중국정부의 위탁하에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아시아 어느 국가, 기업도 가지지 못한 국가급 유전자뱅크를 BGI는 2016년 9월부터 션젼에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오 데이터는 바이오산업의 발전과 함께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유전체와 빅데이터풀이 결합된 정밀의료 운영에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BGI의 왕성한 활동으로 중국은 유전체 진단능력에서 세계 3위, 아시아 1위로 평가 받고 있다. 10년 사이 아시아의 유전체 산업 강국이 되었다. 이러한 BGI의 성장에는 조기부터 국제 유전체학술연구에 뛰어 들은 중국 정부의 혜안, 유전체산업의 규제완화, 산학연의 연계, 초기 연구진들의 기업도시 션젼에서 설립한 혜안, 연구 중심의 기업전략, VC들의 투자와 과감한 경영활동 등이 절묘하게 이루어진 결과이다.

 


롤 모델로 삼고자 했던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


이러한 단순 학술연구기관에서 시작한 BGI는 어느새 중국 1위의 기업을 넘어 세계 정상급 유전체 기업을 넘보고 있다. 실제 빅데이터 등 부분에서는 다른 기업보다 성장 잠재력이 높다.

한국 역시 BGI와 같은 유사한 기관을 설립하려 노력한 적이 있었다. 가령 BGI를 롤 모델로 삼은 한국유전체연구원이다. 2011년 한국유전체연구원 심포지엄을 가지는 등 청사진이 확정되었지만 현재까지도 설립되었다는 소식은 없기에 아쉬움을 더한다.

계속)

바이오타임즈=박정윤 전문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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