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19 19:35 (화)
“백신으로 암을 치료한다”, 항암 백신 개발 국내 기업은?
“백신으로 암을 치료한다”, 항암 백신 개발 국내 기업은?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06.09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암 백신은 예방보다는 치료제 개념에 가까워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의 항암 백신 개발 경쟁 치열
암 백신 시장 규모, 2033년 242억 달러(약 32조 원) 전망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글로벌 기업 아직 없어, 국내 기업들도 해볼 만한 싸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항암 백신 개발에 뛰어든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화이자부터 로슈, 존슨앤드존슨, MSD, 모더나&머크, 바이오엔텍 등이 경쟁에 뛰어들었으며, mRNA 외에도 DNA 백신, 펩타이드 백신, 수지상 세포 백신 등 다양한 형태로 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보통 백신은 예방을 목적으로 접종하지만, 항암 백신은 치료제 개념으로 보면 된다. 항암 백신은 암세포가 가진 특이 항원을 투여해, 환자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게 만드는 원리를 지닌다.

그중에서도 mRNA 기반 암 백신 개발의 경쟁이 치열하다. 환자별 맞춤형 항원을 개별화한 항암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mRNA 기술을 이용하면 환자 개인의 종양 샘플을 바탕으로 변이 특성에 맞춘 백신 개발과 생산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mRNA의 신속한 설계로, 2~3개월이면 암 환자 맞춤형 암 백신 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츠(Future Market Insights)는 암 백신 시장 규모가 오는 2033년 242억 달러(약 3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연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며, 수술 후 전이 및 재발을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암 백신 개발에 누가 먼저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글로벌 기업이 없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개발 속도도 빠르지는 않지만, 한번 해볼 만하다는 의견이다.
 

차백신연구소 연구실 전경(사진=차백신연구소)
차백신연구소 연구실 전경(사진=차백신연구소)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글로벌 기업 아직 없어, 국내 기업들도 해볼 만한 싸움

한미약품은 mRNA를 기반으로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돌연변이 KRAS를 타깃으로 하는 암 백신 ‘HM99462’을 개발 중이다.

KRAS는 세포 성장과 분화, 증식 및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다양한 돌연변이를 일으켜 폐암과 대장암, 췌장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M99462는 KRAS가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신호전달 연쇄 역할을 하는 ‘SOS1’ 단백질과의 결합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기존 약제 등과의 병용을 통해 KRAS 활성화와 연관된 다양한 암종에 대한 치료 효과를 증강하고, 내성 유발을 억제한다.

한미약품은 지난 4월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자체 연구 중인 mRNA 기반 항암 백신 후보물질이 KRAS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폐암 마우스 모델에서 종양 성장 억제에 우수한 효력을 입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DNA치료 백신 GX-188E(성분명 티발리모진 테라플라스미드)을 개발 중이다. GX-188E는 DNA 치료 백신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속처리대상(FTD, Fast Track Designation)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지정돼 조건부 허가 신청 자격을 확보했다.

DNA 백신은 DNA 유전정보를 플라스미드 벡터에 넣어 인체를 주사하는 원리로 작용하며, 전기천공 방식으로 투약된다. DNA가 변형 없이 체세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전기충격을 준다.

회사는 ASCO 2023(미국임상종양학회 2023)에서 GX-188E와 림프구감소증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X-I7(지속형 인터루킨-7, 성분명: 에피넵타킨 알파),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삼중 병용 요법에 대한 두경부암(HNSCC, head and neck squamous cell carcinoma) 연구자 주도 임상 2상 초록을 공개했다.

제넥신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양성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자 주도 임상에서 삼중 병용요법의 효용성 및 안정성을 확인했다. 또한, 두경부암은 여전히 심각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아 이번 병용요법을 바탕으로 GX-188E는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두경부암까지 적응증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니너스는 싱글셀(단일세포) 수준에서 전체 유전자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싱글셀 분석 기술을 개발해 현재 암 백신을 개발 중이다. 회사는 유럽암연구학회(EACR 2023)에서 개발 중인 항암 백신의 전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니너스가 이번 EACR에서 발표하는 연구 주제는 ‘종양신생항원 예측 플랫폼인 백시너스(VACINUS)로 도출한 신생항원 펩타이드의 종양 억제효능(Efficient tumor suppression of neoantigenic peptides identified by using a neoantigen prediction platform VACINUS based on tumor-reactive TILs TCR-pMHC ternary complex)’이다.

이번 실험은 마우스 대장암 모델(MC38)과 흑색종 모델(B16F10)에서 지니너스가 자체 개발한 신생항원 도출 알고리즘 백파이프(VacPipe)로 선별한 신생항원 후보군의 항암 효과를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실험은 선별된 신생항원 후보군을 펩타이드로 제조해 PD-1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요법으로 주사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니너스는 선별한 3개의 후보물질이 PD-1 면역관문억제제와 항암 효능 측면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을 확인했고, 투약군의 마우스 모델이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생존율 증가를 나타냈으며 종양 성장도 50% 이상 억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작년 동물실험에서 항암 백신의 면역반응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항암 백신 플랫폼의 실질적인 항암 효능을 확인한만큼 전임상시험의 최종결과를 연내 도출할 예정이다.

애스톤사이언스는 HER-2 항원을 코딩한 ‘플라스미드 디옥시리보핵산’(pDNA) 기반 암 백신 ‘AST-301’을 개발하고 있다. 애스톤사이언스는 AST-301의 적응증을 유방암과 위암으로 나누어 각각 임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지난 4월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 HER2-ICD 암 백신인 AST-301과 키트루다(성분명 Pembrolizumab) 병용 투약에 대한 HER2 양성 위암 인간화 마우스 모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병용 투약의 안전성과 시너지 효과, 면역세포의 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애스톤사이언스는 펩타이드 기반 암 백신 ‘AST-021p’도 개발 중이다. 회사는 표준 치료법이 없는 재발성 혹은 진행성 고형암을 대상으로 AST-021p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하반기에 최종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이진이 지난 2021년 말에 설립한 레나임 테라퓨틱스는 mRNA 기반 항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지니너스와 mRNA 기반 항암 백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항암백신시스템(iPT : in vivo?Priming Therapy)을 플랫폼으로 한 췌장암 백신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레나임과 지니너스 양사가 협력해 기초 연구를 진행한 뒤 지니너스에서 췌장암 환자의 시료를 확보하면, 샘플 분석을 통해 NeoAntigen 선별 연구를 진행해 후보물질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최적화된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것이 1차 목표이며, 이후에는 양사가 비임상 시험 및 임상시험 디자인을 함께 논의하며 비임상 시험과 임상시험은 레나임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차백신연구소분당차병원과 AI(인공지능) 기반 항암 백신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과 분당차병원 병리과 안희정 교수팀의 병리 및 임상경험을 결합해 차세대 항암 백신 후보물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 데이터 분석 시간을 단축하고, 연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다.

차백신연구소는 항암백신 후보물질의 생산 및 비임상 효력 연구를 진행하고, 분당차병원 병리과 안희정 교수팀은 연구에 필요한 암세포 조직 유전자 발현 데이터베이스를 차백신연구소에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전이 및 재발률이 높은 암에 효과적인 항암 백신을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