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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인수대전②] 글로벌 빅파마, M&A 확산…올해 새 먹거리 탐색 ‘활발’
[바이오 인수대전②] 글로벌 빅파마, M&A 확산…올해 새 먹거리 탐색 ‘활발’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3.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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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FDA 승인 당뇨지연제 보유한 프로벤션바이오 인수
모더나, 일본 DNA 공급업체 오리시로 인수
아스트라제네카, 심장 신약 개발사 신코파마 인수
M&A 확산, 금리 인상·특허 만료 영향 미쳐

화이자가 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신약 확보를 위해 바이오 기업을 인수하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모더나,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도 바이오 기업 인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대전을 벌이고 있다. 경제 침체 등으로 투자가 감소한 국내 바이오 업계는 이 같은 빅파마의 과감한 결정에 들썩이는 분위기다. 글로벌 빅파마의 M&A 투자 현황과 이유, 국내 스타트업계에 미칠 영향을 짚어봤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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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대형제약사의 바이오 M&A 추진, 올 상반기에만 10건

[바이오타임즈] 화이자 외에도 대형 인수·합병(M&A) 사례는 올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10건 이상 이뤄지고 있다.

최근 사노피는 당뇨병 치료제 등 개발사 프로벤션 바이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일본기업 오리시로 지노믹스를,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신코 파마를 인수했다. 글로벌 빅파마에게 낙점된 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파이프라인이나 신약을 보유한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사노피는 지난 13일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제약사 프로벤션 바이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주당 25달러, 총액 29억 달러로 전일 종가 대비 265%의 프리미엄이 인정됐다.

프로펜션 바이오는 1형 당뇨병 발병을 지연시키는 약물 ‘티지엘드(성분명 테블리주맙)’를 개발한 기업이다. 티지엘드는 1형 당뇨병 2기에 해당하는 성인 및 8세 이상 소아 환자의 3기 발병을 지연시키는 유일한 의약품으로, 지난해 11월 FDA 허가를 획득했다. 1형 당뇨병 발병 지연제에 대한 최초의 규제 당국 승인이었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고, 이 때문에 베타세포에서 분비되어야 할 인슐린이 결핍되어 발생한다.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입하는 인슐린 치료가 필수적이다. 사노피는 1형 당뇨가 매년 약 6만 5,000명이 진단받는 질환인 만큼 회사의 성공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평가했다.

모더나는 mRNA 제조 능력 강화를 위해 일본 바이오기업 오리시로 지노믹스(OriCiro Genomics)를 8,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오리시로는 세포유리 DNA 합성 및 증폭 기술의 선도기업으로, 무세포 합성 및 증폭 전문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의 대장균 이용 DNA 복제의 대안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추후 정제할 필요 없이 더욱 신속하게 DNA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모더나는 오리시로 인수를 통해 치료제 및 백신개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심장 및 신장질환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신코 파마를 18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치료저항성 고혈압 치료제 후보물질 ‘박스드로스타트’(baxdrostat, CIN-107)를 확보했다.

생체 내 조혈줄기세포(HSC) 유전자 요법을 연구하는 엔소마가 유전자 편집 기업 트웰브 바이오 앱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그 밖에도 국내 바이오기업 티움바이오가 기술 수출에 성공한 이탈리아 기업 키에지 파마는 영국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앰릿 파마를 14억 8,000만 달러규모로 인수했다.

프랑스 제약사 입센은 담즙정체성 간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알비레오를 9억 5,2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영국 AI 전문 스타트업 인스타딥)을 5억 6,200만 파운드에 넘겨받았다.

그런가 하면, 미국 생명공학기업 리프 테라퓨틱스는 항 클라우딘18.2(Claudin18.2) 단클론항체 계열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기업 플레임 바이오사이언스를, 미국 바이오 기업 에이치씨 바이오사이언스는 포에스알 바이오사이언스와 M&A를 체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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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 '봇물'… 왜?

새로운 미래 먹거리 시장을 발굴하기 위한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의 선점 경쟁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재단 '2023년 1월 신약개발관련 주요 딜(Deal)'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주요 바이오 M&A는 총 10건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과 11월 각각 2건인 데 비해 이례적이다.

업계는 이 같은 M&A가 올해 내내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불황과 증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M&A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로 기업의 덩치를 키우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 기업들의 M&A 행보는 2026년 전후 주요 제품의 특허 만료가 다가오는데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글로벌 보건산업 동향에서는 오는 2032년까지 매출액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인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의약품 특허권이 55개 이상이 순차적으로 풀릴 것으로 예고됐다.

에너지 대응·기후대응 투자, 처방약 가격 개혁, 의료보험 보조금 연장 등이 포함된 IRA 법안에 따라 2026년부터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CMS)은 메디케어(미국 사회보장제도) 파트D에 해당하는 10개 의약품을 대상으로 약가 협상에 돌입한다.

FDA 허가 이후 9년 이상 제네릭(복제약)이 출시되지 않은 합성의약품과 13년 이상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지 않은 바이오의약품이 대상이다. 협상 대상 의약품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바이오제약 기업들은 이로 인해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자사가 보유했던 블록버스터급 의약품 특허가 만료될 경우 매출 감소가 클 수 밖에 없다”며 “신약개발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필요한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 기업들과의 M&A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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