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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인수대전①] 빅파마, M&A ‘빅딜’... 화이자는 왜 시젠을 선택했나
[바이오 인수대전①] 빅파마, M&A ‘빅딜’... 화이자는 왜 시젠을 선택했나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3.23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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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대 규모의 M&A 성사
시젠, FDA서 승인받은 4개의 항암제 보유
화이자, 백신 매출 보완할 항암제 파이프라인 강화 전략

화이자가 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신약 확보를 위해 바이오 기업을 인수하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모더나,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도 바이오 기업 인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대전을 벌이고 있다. 경제 침체 등으로 투자가 감소한 국내 바이오 업계는 이 같은 빅파마의 과감한 결정에 들썩이는 분위기다. 글로벌 빅파마의 M&A 투자 현황과 이유, 국내 벤처 업계에 미칠 영향을 짚어봤다. 

 ◇ 화이자 '블록버스터 신약' 준비 태세

[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로 인해 큰 주목을 받은 화이자가 미국 종양 전문 신약 개발기업 시젠을 430억 달러에 인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화이자의 시젠 인수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금융데이터 분석업체 팩트셋의 자료에 따르면 화이자의 시젠 인수는 2009년 화이자가 경쟁업체인 와이어스(Wyeth)를 680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이다. 화이자는 시젠 주식을 거래일 종가(172.61달러)보다 32% 높은 주당 229 달러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화이자 측의 이번 결정은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새로운 핵심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2배 가량 매출이 상승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판매로 1,0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바이오엔텍(BioNTech)과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및 항 바이러스 치료제 판매에 힘입어 2020년 417억 달러였던 매출액이 2021년 813억 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003억 달러, 순이익은 3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상황은 사뭇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문제가 완화되며 백신과 치료제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만큼, 또 다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백신 접종자 수가 현저히 줄고 미 정부가 이미 화이자로부터 구매한 백신과 항 바이러스제를 공급해 신규 매출이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이자는 최근 몇 년 사이 240억 달러를 투자해 4건의 인수를 성사시키며 면역질환·편두통 치료·낫형 세포병·호흡기세포 융합바이러스(RSV)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시젠이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ADC 기술을 추가함으로써 항암제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항암제는 글로벌 의약품 분야서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항암제 분야에서 화이자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 측은 이번 인수 결정을 통해 시젠의 풍부한 파이프라인으로 인해 2030년까지 100억 달러가 넘는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화이자가 낙점한 시젠...기업가치는 

“우리는 거위의 황금알을 사는 것이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사는 것”

앨버트 불라 CEO가 시젠 인수를 일컬어 표현한 말이다. 화이자에게 시젠은 그만큼의 가치를 지닌 기업이라는 의미다.

시젠은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평가된다. 시장 가치는 약 4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DC 기술은 면역에 관여하는 항체와 암을 죽일 수 있는 약물을 결합해 암을 정확히 조준하고 사멸시킬 수 있는 혁신적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종양에 적용해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갖고 있다.

시젠은 ADC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호지킨 림프종·방광암·유방암·자궁경부암 약에 대한 규제 승인을 받았으며, 애드세트리스(Adcertis), 파드세브(Padcev), 티브닥(Tivdak), 투키사(Tukysa) 등 4개의 항암제를 보유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서 승인받은 12개의 ADC 의약품 중 4개의 치료제가 시젠의 기술에 의해 탄생됐다는 점이다.

그 중 애드세트리스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꼽히는 의약품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20억 달러 가운데, 8억 3,900만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보이는 주력 제품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이 19% 상승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이 회사는 ADC를 위한 차세대 링커-페이로드 기술과 면역 체계와 직접 결합해 종양을 파괴하는 혁신적인 항체 플랫폼을 포함, 잠재적으로 여러 신약 개발이 가능한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화이자는 자사의 능력 및 전문지식과 시젠이 가진 ADC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암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비코로나바이러스 제품군에서 700~8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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